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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인슐린과 칼로리가 전부다

칼로리는 연료, 인슐린은 교통경찰 - 에너지의 방향을 바꾸는 법

by Rana



체중 감량, 체지방 감소, 근육 증가를 목표로 삼는 여성들에게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어떤 식단이 정답인가’일 것이다. 키토제닉, 간헐적 단식, 로우팩 다이어트, 고단백 고지방 식단 등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지만, 어떤 식단을 따르든 궁극적으로 우리의 몸을 움직이는 것은 인슐린과 칼로리, 이 두 가지 변수다.


인슐린은 호르몬이고, 칼로리는 에너지다. 칼로리는 방향을 결정하고, 인슐린은 경로를 선택한다. 칼로리의 총량은 체중의 증감에 영향을 주고, 인슐린은 섭취된 영양소가 체지방으로 저장될지, 근육으로 흡수될지를 결정짓는다. 이 장에서는 이 두 가지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고, 실제 다이어트와 바디 리컴포지션(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는 전략)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깊이 있게 살펴본다.


5-1. 인슐린: 체지방과 근육의 스위치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동화 호르몬(anabolic hormone)으로, 혈중 포도당을 세포로 운반해 에너지로 사용하거나 저장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주로 식사 후 혈당이 올라가면 인슐린이 분비되며, 간, 근육, 지방세포에 작용한다.


체지방 측면에서의 작용

인슐린은 **호르몬 민감성 리파아제(HSL)**를 억제하고, **리포단백질 리파아제(LPL)**를 활성화시켜 지방 저장을 촉진하고 분해를 억제한다.

즉, 인슐린이 높게 유지되면 지방은 분해되지 않고, 저장 모드로 전환된다.


근육 측면에서의 작용

인슐린은 아미노산을 세포 내로 유입시켜 단백질 합성을 촉진한다.

또한, 운동 직후 손상된 근육세포의 재생을 촉진하고, 글리코겐 회복을 도와준다.


정리하면, 인슐린은 ‘적’이 아니라 ‘방향성’을 가진 중립자다. 식사와 운동 타이밍에 따라 인슐린의 작용 방향은 완전히 달라진다.
공복 유산소 → 인슐린 낮음 → 지방 연소
운동 직후 식사 → 인슐린 분비 → 근육 회복,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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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칼로리 밸런스: 체중 감량과 증가의 결정 요인

체중은 물리학의 법칙을 따른다. 섭취 칼로리 > 소비 칼로리이면 체중 증가, 반대라면 감소한다. 이 단순한 원리는 모든 다이어트 전략의 기반이다.


기초대사량(BMR) + 활동대사량(NEAT + EAT) + 음식열생성효과(TEF) = 총 에너지 소비량(TDEE)

체중 감량: TDEE보다 10~20% 적은 섭취량 유지

근육 증가: TDEE보다 5~15% 많은 섭취량 유지


그러나 중요한 건 ‘무슨 칼로리로 채우느냐’이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같은 100kcal라도 몸의 반응은 완전히 다르다.

단백질 100kcal: 20~30%는 소화 과정에서 소모됨 (TEF 높음)

지방 100kcal: 저장률 높고 인슐린 반응 낮음

탄수화물 100kcal: 인슐린 자극 강함, 저장과 에너지 활용 모두 활발


결국 칼로리는 ‘총량’으로 체중을, ‘구성’으로 체형을 결정한다. 탄단지 비율을 무시한 칼로리 조절은 체중은 줄여도, 체형은 바뀌지 않는다.



5-3. 인슐린과 체지방 감소: 탄수화물과 지방 대사의 차이

다이어트 식단의 핵심 논쟁은 “탄수화물을 얼마나 줄여야 하는가”에 있다. 탄수화물은 인슐린을 강하게 자극하고, 인슐린은 지방 저장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단순한 적대관계가 아니다. 탄수화물도 상황에 따라 지방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다.


공복 시: 인슐린 낮음 → 지방산(FFA) 사용

고탄수 식사 직후: 인슐린 상승 → 당 이용 증가, 지방 산화 억제


키토제닉 다이어트, 간헐적 단식, 로우카브 등은 모두 이 인슐린 반응을 낮추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지나친 탄수화물 제한은 근육량 저하, 호르몬 불균형, 운동 퍼포먼스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최적의 방법은:

운동 후에 탄수화물을 집중 섭취하여 인슐린을 활용하고,

식사 간격에서는 인슐린이 낮은 시간을 확보해 지방 연소를 유도하는 것.


이처럼 인슐린의 리듬을 이해한 ‘식사 타이밍 조절’이 체지방 감량에 핵심 전략이 된다.



5-4. 인슐린과 근육 증가: 단백질 합성의 핵심

근육이 성장하려면 단백질 합성률 > 분해율이어야 한다. 이 균형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운동과 인슐린이다. 운동은 mTOR 경로를 자극해 단백질 합성을 활성화시키고, 인슐린은 세포막의 GLUT-4 수용체를 열어 아미노산과 글루코스를 근육세포로 유입시킨다. 즉, 단백질을 먹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흡수와 활용을 돕는 인슐린 자극이 함께 필요하다.


핵심 전략:

운동 직후 30분 내에 단백질 + 탄수화물 섭취

단백질: 2030g, 탄수화물: 3050g (체중과 목적에 따라 조절)

빠른 흡수 가능한 식품 (예: 바나나 + 단백질 쉐이크, 고구마 + 닭가슴살 등)


단백질만 단독 섭취할 경우 인슐린 반응이 미약할 수 있으므로, 근육 합성을 최대로 끌어올리려면 약간의 탄수화물이 동반돼야 한다.



5-5. 체중 감량과 근육 증가를 위한 인슐린 & 칼로리 전략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와 근육 증가를 따로 생각한다. 하지만 두 가지는 동시에 설계할 수 있다. 핵심은 언제, 무엇을, 얼마나 먹을지를 조절해 인슐린의 작용을 유도하는 것이다.


체지방 감량 전략

칼로리: TDEE 대비 –10~20%

식사 구성: 고단백, 저당질, 중지방

인슐린 조절: 아침 공복 유산소, 식사 간격 확보, 저녁 탄수화물 제한

주기적 리피드(탄수화물 리피드) 전략으로 인슐린 민감도 유지


근육 증가 전략

칼로리: TDEE 대비 +10~15%

식사 구성: 고단백, 중탄수, 중지방

인슐린 활용: 운동 직후 고단백+중탄수 섭취, 수면 전 카제인 단백질

주간 단위로 훈련량과 섭취량 주기 조절


리컴포지션(체지방 감량 + 근육 증가 동시 진행) 전략

운동 강도: 고중량 저횟수 + 유산소

식사 전략: 운동 날은 약간의 칼로리 흑자, 비운동 날은 칼로리 적자

인슐린 리듬에 맞춘 식사 타이밍

고단백 섭취: 1.6~2.2g/kg/day










우리는 그동안 ‘무조건 굶고, 무조건 뛰면 살이 빠진다’는 단순한 믿음에 기대어 다이어트를 반복해왔다. 하지만 진짜 변화는 몸의 작동 원리를 이해할 때 시작된다.


칼로리는 연료의 양을 결정하고, 인슐린은 그 연료를 어디에 저장할지를 결정한다. 이 두 가지를 정확히 이해하면, 어떤 식단을 선택하든 방향을 잃지 않는다. 인슐린은 결코 단순한 ‘살찌게 하는 호르몬’이 아니다. 때로는 근육을 회복시키고 성장시키는 조력자가 되며, 때로는 체지방을 효율적으로 저장시키는 경로를 열기도 한다. 중요한 건 그 리듬을 읽고,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다. 공복 유산소와 저탄수 식단은 체지방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고, 운동 직후의 단백질+탄수화물 조합은 근육 합성에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


다이어트와 근육 증가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우리는 훨씬 더 유연하고 전략적으로 식단과 운동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무조건 참지 않아도 된다. 무조건 뛰지 않아도 된다. 내 몸이 어떤 조건에서 지방을 태우고, 어떤 자극에 근육을 키우는지를 안다면, 지속 가능한 변화는 그리 멀지 않다.


당신의 몸은 정직하다. 계산대로 움직인다. 그러나 그 계산은 영혼 없는 공식이 아니다. 그 안엔 당신을 돌보는 의지, 자신을 다시 사랑하려는 결심이 함께 들어 있어야 한다.


인슐린과 칼로리를 다루는 법을 안다면, 그건 곧 당신의 몸을 존중하는 법을 안다는 뜻이다. 이제는 막연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지식에 기반한 탄탄한 전략으로 당신의 몸을 새롭게 설계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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