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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ndahlia Mar 12. 2024

피치 클락은 투수 부상의 원인?

피치 클락이 과연 투수 부상을 가혹화 시킨것일까? 데이터로 살펴보자 

원문은 BP의 https://www.baseballprospectus.com/news/article/88821/did-the-pitch-clock-cause-pitcher-injuries/ 입니다. 


우리는 투수들(2023년에 502회 IL 등재)이 타자들(355회 등재)보다 더 자주 다치고, 또 심각하게 다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를 부상 일수로 나타내면 더욱 심각합니다. 타자들은 지난해 부상자 명단에서 13,142일을 보낸데 비해. 투수들은 32,107일을 선수 아닌 선수로 지냈습니다. 투수들의 부상 빈도는 타자에 비해 40% 더 잦으면서, 복귀까지는 144%나 더 걸렸습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병원에 있는 투수는 전체의 59%지만, 숫자 대비 더 많은 일수를 병원에서 지냈다는 것입니다.(전체 부상일수의 71%)


이는 존 홀스태프(John Wholestaff)의 발렌타인 데이 기사(주 : 이 기사도 추후 옮길 예정)에서 투수 부상에 관해 작성한 내용과 일관됩니다.(취재원 보호를 위해 가명을 씁니다) 그의 주장은 투수들이 주로 다치는 이유는, 그의 말을 빌리자면, "투구 행위는 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고, 상당한 시간 동안 이를 수행하는 누구라도 어떤 식으로든 다치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직업에 대한 추천 치고는 참 무서운 표현입니다.


그는 또한 일부 사람들이 투수 부상 증가를 설명하기 위해 인용하는 단순한 설명들, 예를 들어 투수들이 다리를 충분히 사용하지 않는다든지, 너무 세게 던진다든지 하는 것들을 불식시킵니다. 아직 읽지 않았다면 그 기사를 읽어보세요. 링크는 앞 단락에 있습니다. 그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칩니다.


그러나 기사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제, 만약 제가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Major League Baseball)에서 결정을 내리는 위치에 있고, 투구가 매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행위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하죠. 그리고 근육이 회복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때 사람의 몸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다면, 저는 분명히 피치 클락(pitch clock)을 도입할 것입니다. 물론, 그것은 제가 대형 병원들에게 무겁게 뇌물을 받고 있다면 그럴 것입니다. 올해 더 높은 부상 비율에 이 특정한 요소가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확실히 기여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주: 이는 옮기는 이의 의견이 아닙니다. 전적으로 익명을 전제로 글을 쓴 이의 의견입니다)


이 주장이 진짜인지 직접 실험해 볼 수는 없습니다. 2023 시즌을 다시 피치 클락 없이 플레이하고 부상 횟수가 다른지, 또는 부상이 덜 심각한지 확인할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2023년과 2022년의 부상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서, '피치 클락의 영향이 어느 정도였는지' 어렴풋이 짐작을 하는 정도 까지만 할 수 있습니다.(물론 1시즌이라는 데이터는 충분한 역학적 근거자료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 부분도 인정하고 가야할 것입니다) 부상이 증가했거나 감소했다고 해서, 우리는 피치 클락이 이 원인이라고 콕 집어 지적할 수 없습니다.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하죠.


어쨋든 우리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왕 이까지 한거, 한번 써 보도록 하죠.



이렇게 시작해 봅시다


시즌당 몇 명의 투수가 부상을 입었나요? 여기 지난 네 시즌의 데이터가 있습니다.

이 데이터로 어떠한 특정한 추세가 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와 존이 지적했듯이, 2021년에는 2019년에 비해 투수들이 부상자 명단에 51번 더 등재되었습니다. 그것은 2021년에 투수들에게 걸린 부하가 팬데믹 시즌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주: 2020년 팬데믹 시즌은 정규시즌이 60경기에 불과했으며, 이는 기존 정규시즌에 비해 102경기가 줄어든 수치임) 그러나 그 이후로는 상황이 꽤 안정적이었습니다.

부상 부위는 어떨까요? 우리는 팔의 네 가지 주요 부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어깨, 상완, 팔꿈치, 하완. 여기 각 시즌별 부상 횟수가 있습니다.



투수들의 팔 부상으로 인한 부상자 명단(IL)에 배정된 경우 거의 절반 가까이가 어깨 부상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흥미롭습니다. 그러나 그 외에는, 이 데이터에 별다른 추세는 없습니다. 모든 것이 2019년부터 증가했지만, 지난 두 해와 비교했을 때, 부상이 증가한 것은 팔꿈치뿐이었습니다: 2021년에 64번, 2022년에 54번, 지난해에는 70번으로 급증했습니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데이터는 모호합니다. 2023년에는 특히 팔꿈치 부상이 2022년에 비해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증가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7번 더 많은 IL 등재, 팔꿈치 부상은 16번 더 많았습니다.


존은 일반적인 부상과 특히 토미 존 수술(Tommy John surgeries)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존 로이걸(John Roegele)의 MLB 투수들에 대한 연도별 토미 존 수술 데이터베이스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용된 방법론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로이걸은 수술이 수행된 날짜를 제공하므로, 우리는 그 날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2019년 이후 큰 증가, 2021년에 정상으로 돌아온 작업량으로 인한 소소한 변동, 그리고 2022년에서 2023년으로의 소폭 증가입니다.


하지만 피치 클락(pitch clock)의 영향에 대해 더 깊이 들어가 봅시다. 피치 클락이 팔, 특히 팔꿈치에 해로운 영향을 미쳤다면, 우리는 그 영향을 즉시 기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짧게 짧게 던진 누적 효과가 시즌 몇 개월 후에, 척골 측부 인대(ulnar collateral ligaments)의 문제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주: UCL 손상시 시행하는 수술이 바로 TJS, 토미존 서저리 입니다.) 투수 부상은 월별로 어떻게 나뉘어집니까? 여기 상완 부상이 있습니다.



이 모든 그래프에서, ST는 스프링 트레이닝/프리시즌을 의미합니다. 4월은 3월을 포함하고, 9월은 10월을 포함합니다. 주시해야 할 주요 선은 2023년을 위한 실선 빨간색 선과 2022년을 위한 실선 검은색 선입니다. 점선은 2021년, 파선은 2019년입니다. 이 그래프에서, 시즌 후반의 상완 부상 증가를 식별하기는 어렵습니다.


투수의 팔에서 가장 흔한 부상인 어깨 부상은 어떨까요?


프리시즌(preseason) 동안 어깨 부상이 증가했을 뿐—기억하세요, 2023년의 프리시즌은 2022년보다 상당히 길었습니다(즉, 투수들이 다칠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지난 시즌은 그 이전 두 해보다, 어떤 면에서든, 투수들의 어깨에 부담이 덜했던 시즌처럼 보입니다.


물론, 하완 부상은 팔꿈치 부상의 전조가 될 수 있습니다. 팔뚝 긴장을 호소하는 투수들이 얼마나 자주 닥터 엘아트라체(Dr. ElAttrache, LA 다저스 의료팀 리더이자 TJS 권위자)와 만나게 됩니까?


여기서 숫자는 크지 않지만, 하완 부상이 2023 시즌 후반에 이전 년도보다 더 발생했다는 아이디어를 뒷받침하는 어느 정도의 증거가 있습니다. 피치 클락이 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빨간 선의 방향은 확실히 어떠한 경향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제 팔꿈치 부상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어깨와 마찬가지로, 비록 2023년 프리시즌은 단축되지 않았지만, 2022년보다 팔꿈치 부상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그 후 부상 수치는 잠시 동안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7월과 8월에는 이전 두 해보다 더 많은 투수들이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부상자 명단에 올랐습니다. 이것은 피치 클락 = 수술 가설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 같지만, 2023년 9월의 부상 건수는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그리고 여기 토미 존 수술(Tommy John surgeries)에 대한 데이터가 있습니다. 이는 위에서 논의한 대로 수술 날짜별로 정리된 것이며, 항상 부상 날짜보다 늦게 나타납니다. 이 그래프에서 PS는 포스트시즌(postseason)을 의미합니다. 즉, 시즌의 마지막 날 이후부터 다음 해 시작 전까지입니다.


5월에 토미 존 수술이 크게 증가했으며, 제프리 스프링스(Jeffrey Springs), 이스턴 맥기(Easton McGee), 로비 레이(Robbie Ray), 루 트리비노(Lou Trivino), 헤르만 마르케스(Germán Márquez), 오스틴 워렌(Austin Warren), 호세 키하다(José Quijada), 휴스턴의 루이스 가르시아(Houston Luis Garcia), 타일러 말리(Tyler Mahle), 코너 오버턴(Connor Overton) 등이 투구 팔꿈치에 수술 자국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모든 수술은 시즌 초반의 부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과연 우리가 피치 클락에 원인을 떠넘길 수 있을까요? 시즌이 끝난 후 4건의 수술(샌디 알칸타라(Sandy Alcantara), 앤젤 페르도모(Angel Perdomo), 펠릭스 바우티스타(Félix Bautista), 요한 오비에도(Johan Oviedo))이 있었지만, 7월 말 이후 총 8건의 토미 존 수술이 있었으며, 이는 2021년과 같고 2022년보다 3건 적습니다. 피치 클락이 UCL을 손상시켰다면, 그것은 더욱 빠르게 진행되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 5월 이후 13건의 토미 존 수술이 있었고, 2022년에는 18건, 2021년에는 12건이었습니다. 피치 클락이 투수들의 팔꿈치를 다치게 했다고 말하는 것은 모든 책임을 5월의 그 10명의 투수에게 두는 것입니다. 그렇게 짧은 시간에 그토록 많은 혼란을 야기했다고 보기에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스프링 캠프에서 발생하는 UCL 부상은 아마도 이전 시즌이 원인일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쪽도 있습니다. 투수가 시즌 말에 팔꿈치 통증을 느끼고, 휴식을 취하고, 겨울 운동 중에는 괜찮은 느낌이 들다가, 봄에 강도를 높이면서 갑자기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게 사실이라면—우리가 그렇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우리는 2023년에서 2022년으로 두 번의 수술을 옮기고 2022년에서 2021년으로 한 번의 수술을 옮겨야 하며, 3월 1일에 수술을 받은 제시 숄턴스(Jesse Scholtens)를 2023년 목록에 추가해야 합니다.


여기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시각화가 있습니다. 이는 버블 바 차트로 가장 잘 설명됩니다. 이는 지난 네 시즌 동안 월별로 투수 관련 부상자 명단(IL) 등록 건수를 비교합니다. 각 사각형은 상자 상단에 설명된 기간을 나타냅니다. 비교 목적으로, 우측 하단 사각형을 제외한 각 사각형의 차트는 y축이 0부터 100 IL 건까지로 세팅했습니다. 각 버블은 IL 등록 이벤트를 나타내며, 버블의 크기는 선수가 놓친 게임 수에 비례합니다. 버블 위에 마우스를 올리면 해당 부상에 대한 세부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부상의 일반적 위치에 따라 색상으로 구분됩니다. 이 분석을 위해 팔꿈치/전완 그룹에서 토미 존 관련 배치는 제거됩니다. 좌측 상단 상자는 컨트롤 박스입니다. 팀 위에 마우스를 올리면 해당 팀과 관련된 버블이 강조 표시됩니다. 팀 로고를 클릭하면 모든 차트가 해당 팀의 부상으로만 필터링됩니다. 부상 위치를 클릭하면 해당 부상 위치와 관련된 버블이 강조 표시됩니다. (여기서는 투수가 부상자 명단에 오른 날짜에 토미 존 수술이 기록되며, 수술 날짜는 아님을 유의하세요.)

주 : 아래 그림은 원문의 인터랙티브 그래픽의 스크린샷이며, 원래의 인포그래픽을 보고 싶으시면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제대로된 인터랙티브 인포그래픽은 여기에서 보세요.


하지만 이 모든 결과가 존의 의견이 틀렸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피치 클락은 투수 부상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한 시즌은 충분한 샘플이 아닙니다. 그래서 2023년의 자료만을 가지고 피치 클락에 모든 것을 전가시키는 것은 그다지 좋은 생각은 아닐 지도 모릅니다. 투수들의 팔 부상은 그 수나 시즌 내 배분 측면에서 평소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지요.




한국에도 피치클락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현장의 의견도 분분합니다. 아예 대놓고 피치클락 대비 훈련도 안했다고 밝히는 감독도 있을 정도지요. 이 다음 시리즈로 다룰 예정이지만, 저는 중요한 것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과연 누가 하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여전히 많은 야구인들께서 구단주만 챙기면 우리 월급이 나온다고 여기고 계신다면, 사실 지금대로 해도 됩니다. 그 대신 팬을 위한 야구라는 허울은 이제 협회 부터 벗는게 맞겠죠. 야구장에 자전거가 돌아다니고, 외야에서 누워서 낮잠자던 시절로 돌아가면 됩니다. 가끔 올림픽, 아시안게임, WBC가 열릴 때나 관심을 좀 받고 살면서 만족할 수 있다면요. 


프로야구라는 것을 하나의 프로덕트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 프로덕트는 누구를 위한 것이고, 타겟 고객은 누구인지. 정말 프로야구가 팬을 위한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면, 야구계의 많은 이들이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PMF는 시행 착오를 거치면서 나오게 되고, 아직 피치클락은 MVP단계의 서브 프로젝트일 뿐입니다. 하지만 '짧은 시간'을 원하는 고객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feature가 될 수 있겠지요. 프런트를 기획자/마케터 선수단을 개발자/엔지니어라고 보면, 결국 돈을 벌기 위해서는 타협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다음 글은 잠시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가, 몇일 내로 이 글의 시발점이 된 칼럼으로 돌아오고자 합니다. 

좀더 가볍고, 재미있는 주제를 찾아볼까 합니다. 시즌이 시작되면 야구관련 기사들은 이제 거의다 경기 위주로 바뀌게 되고, 크게 옮겨보고 싶을 만한 꼭지는 없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다른 종목들의 기사도 유심히 살피고 있습니다. 좋은 주제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참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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