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해설을 준비하며

바이브 코딩으로 해설을 위한 준비를 하기

by randahlia

2026년의 시작부터 좋은일이 많았습니다. 스카우팅리포트 집필진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SBS 스포츠 소속으로 WBC 해설위원을 겸하게 되었습니다.


무게감 & 책임감

제가 해보지 않은 일입니다. TV생중계는 라디오와는 또 다른 영역입니다. 너무 하고싶었던 일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한 명의 야구 팬으로 자라난 저로서는 그야 말로 '다 이룬' 셈이 됩니다. 하지만 다 이루고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준비 과정을 한번 써내려가 보고자 합니다.


선수정보 파악

외국인선수 담당에서 멀어진지가 벌써 8년입니다. 제가 메이저리그 정보를 제대로 알고 있을리가 없지요. 하지만 방송을 하는 4시간 동안은 좋은 정보, 풍부한 정보를 전달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제가 20개국 600명의 선수 정보를 모두 머리에 심어둘 수는 없는 일입니다. 먼저 WBC 엔트리를 수집했습니다. 다행히도 MLB가 주최하기 때문에, 메이저리그/WBC기록이 있는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의 선수고유ID를 갖고 있습니다. WBC 각국 로스터에서 선수정보를 가져오면, 이것을 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 데이터와 연동할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 작업을 제일 먼저 준비했습니다. 각국 로스터를 확보하고, pybaseball 패키지로 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스크린샷 2026-03-12 12.12.36.png

이 화면이 첫 해설 도우미 페이지입니다.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기록을 수집해 두었죠.(NPB와 CPBL은 아래에서 다룹니다.) 각국의 선수들 중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NPB, CPBL 경력자들을 조사하여 숫자로 나타내었습니다. 이 화면만 봐도 각국 전력이 대략적으로 어느정도인가를 파악할수 있도록 해두었어요. 선수 상세에서는 아래와 같은 내용들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스크린샷 2026-03-12 12.12.51.png

2023-2025 최근 3개시즌의 데이터를 추출하여 투수의 경우 구종 데이터를 만들어 두고, 타자는 최근 성적과 statcast의 타구데이터를 표로 만들었습니다. 무슨 코스에 무슨 약점이 있는지 까지를 언급할 겨를은 사실상 없습니다.

그 다음은 '일본'이었습니다. 일본 선수들의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것은 NPB-Basement의 데이터를 빌려왔습니다. 하지만 이 리포트는 그림/pdf 형태기 때문에 수기로 입력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자동화 다운로드가 불가능해서 일단 NPB경력이 있는(최근 2년간) 모든 선수를 체크하여 자료를 수동으로 다운로드 받았습니다. 그후, 이름과 파일을 대조하여 PDF파일들에 대해서 OCR처리하여 데이터를 추출했습니다.

스크린샷 2026-03-12 12.34.59.png

이런 데이터를 투수/타자별로 포맷화 하여 OCR처리하는 서비스를 따로 만들고, Gemini 3.0 pro모델로 모두 데이터로 변환했습니다. CPBL은 데이터 추출보다는 영문 등록명과 CPBL사이트의 선수 영문명이 차이가 있어 이것을 매핑하는 것에 시간이 좀더 걸렸습니다. 대부분의 데이터가 같은 포맷이었기 때문에 OCR처리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렇게 MLB, MiLB, NPB, CPBL까지 처리가 완료되었어요. 유럽리그들에 대해서는 기록 자체 보다는 기록의 의미가 크지 않아보여서 별도 조사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WBC에서 나오게 될 미국 주심들의 정보를 파악했습니다. 역시나 이미 선수들 데이터를 수집하며 경기데이터를 모두 가져온 상태이므로 주심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은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심판 데이터에서 성향을 파악하고, 판정 성향 contour map을 만들어 두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심판 프로필 페이지가 만들어졌습니다.

스크린샷 2026-03-12 12.13.08.png

매 경기가 모여 데이터를 만들기 때문에, '성향' 만 볼수 있으면 됩니다. 실제로 7경기를 중계하는 동안 운좋게 모두 MLB출신의 주심이 배정된 경기를 중계할수 있었는데, 성향과 다른 판정을 한 심판들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경기에 대한 사전 준비는 1단계가 완료되었습니다.


선수 정보 조사

하지만 선수정보가 이게 전부가 아니지요. 티비 중계는 화면으로 이미 많은 정보가 전달됩니다. 현장감은 이미 화면을 통해 전달되므로 이 현장감 외의 정보들을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수의 개인사, 특이할만한 기록 등을 조사해야 했습니다. 주요국 10개국 300명의 선수에 대해서 각국의 모국어 웹검색을 포함한 절차를 통해서 선수 정보부터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체로 위키에 많은 정보들이 존재해서 큰 어려움은 없었으나, 기록의 특이성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뉴스의 검색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정보의 검색을 AI와 크롤링에 의존할수는 없었습니다. Claude-Gemini-Codex-Genspark 4개의 AI를 동시에 정보수집에 활용하고, 또한 상호간의 정보에 대해 상호간의 팩트체크를 통해 검증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제가 한번더 확인을 거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엉뚱한 정보나, 동명이인의 정보를 수집하는 경우들이 존재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 선수 스토리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스크린샷 2026-03-12 12.12.09.png

이런식의 팀별 페이지가 존재하고, 개별 선수를 클릭하면

스크린샷 2026-03-12 12.12.20.png

이런 페이지가 나오도록 해두었습니다. 물론 제가 이런 정보드를 모두 읽지는 않았습니다. 소개할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고, 굳이 필요없는 정보를 전달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제가 확인하고 확인했음에도 애매한 것들은 아예 컨텐츠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기본 프로필과 선수 스토리에 대한 준비가 끝났습니다. 다음은 경기 기록을 실시간으로 받아오는 단계였습니다. 게임데이는 매우 풍부한 자료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제 입맛에 맞는 레이아웃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15초 단위로 게임데이 데이터를 폴링해오면서 제 입맛에 맞는 레이아우으로 게임데이를 재구성했습니다.


게임데이의 재구성

스크린샷 2026-03-12 12.05.25.png

첫 화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일자별 스케줄을 ET가 아니라 KST기준으로 변환하여 가져옵니다.(그래야 제가 제 스케줄에 맞는 경기를 쉽게 찾을수 있으므로) 경기 세부 화면은 여러가지로 나뉘지만, 메인은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린샷 2026-03-12 12.06.40.png

라이브에서는 문자중계를 박스형태로 표시하고, 박스스코어는 제가 필요한 내용들을 컬러처리 하합니다. 좌측하단의 시나리오에 따른 승리확률 변동은 제가 직접 만들었던 도르마무 모듈을 별도로 붙여두었습니다. 득점에서는 득점화면을 클릭하면 아래와 같은 타석 상세가 모달화면으로 등장합니다.

스크린샷 2026-03-12 12.06.48.png

제가 보고싶은 정보는 대부분 이 안에 있습니다. 아래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투수별 투구정보입니다. 각 투수가 몇개의 공을 던졌고, 공의 구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구사율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할수 있습니다.

스크린샷 2026-03-12 12.06.59.png

다음은 초구의 분석에 대한 부분입니다. 라디오 중계에서도 중요했지만, 타순이 돌아오면서 배터리의 전략변화를 보려면 결국 초구 볼배합을 봐야합니다.

스크린샷 2026-03-12 12.07.07.png

그리고 배터리가 초구 스트라이크를 얼마나 많이 기록했는가 하는 부분을 중간중간 짚어주면서 제게 부족한 야구 경험적 요소를 보완해 냅니다. 그리고 스탯캐스트의 타구정보를 홈런때마다 바로바로 제공할수 있도록 타구속도 탭을 별도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스크린샷 2026-03-12 12.07.16.png

게임데이가 업데이트되면, 바로 방송에서 제공할수 있었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제가 제공할수 있는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했고, 그나마 이 타구기록 테이블이 가장 큰 역할을 했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실시간 존 데이터로 심판의 정확도를 추적했습니다. 이것을 통해 오늘 현재 심판의 성향을 추적하고, 시즌 데이터로 원래 성향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비교할수 있었습니다.

스크린샷 2026-03-12 12.55.32.png

그리고, 아래와 같은 투수별 결정구패턴 맵을 만들어두었습니다. 이를통해서 제가 부족한 경험을 데이터로 메우고자 했습니다.

스크린샷 2026-03-12 12.15.22.png


다같이 즐기기

WBC는 세계 야구의 축제같은 행사입니다. 한국 팬들께 제가 뭘 더 해드릴수 있을가 고민하다가, "답답하면 니가 던지던가"라는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https://callyourownpitch.vercel.app/ 에서 즐기실수 있습니다. 도미니카 팀을 상대로 우리나라 투수를 선택하여 볼배합에 따른 승부를 체험하실수 있습니다.


아직 WBC가 끝난것은 아니지만, 저는 마지막까지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해서 더 좋은 정보를 전달드릴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족한게 많습니다. 하지만 계속 발전해 나갈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야구장의 '심리적 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