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필로그
시대가 변하고 또 변하는데, 대한민국에서 공부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누구나 한 번쯤 공부에 시달리며 상처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공부를 잘하고 싶은데 잘 안돼서, 공부를 잘 하지만 계속 잘해야 돼서, 공부하기 싫은데 자꾸 시켜서, 우리는 모두 힘들다.
공부는 새로운 세계로 걸어 들어가는 출입문이고, 인간을 성장시키는 동력이다. 그런데도 공부가 밉고 지긋지긋하다면, 자신의 공부 내용과 방법을 점검해야 한다. 공부의 동기와 목표도 확인해야 한다. 남을 위한 공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 남과 싸우는 공부만 하고 있다면 공부의 가치와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고 본다.
내가 교사로서 수업에 들어갈 때 마치 연극배우처럼 오버하며 던지는 대사가 있다.
"자, 지금 시간은? 10시 40분! 이 수업이 끝나는 11시 25분이 되면 이제 대단한 인간이 되어 있을 거야. 45분 뒤의 너는 비유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 될 거거든. 그러니까 잠들지 말고 깨어 있자. 깨어 있다면 꽤나 똑똑해진 너를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다소 낯간지러운 이런 식의 문장을 수업을 시작하면서 진정성 있게 꼭꼭 눌러 말한다. 이것은 나의 진심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자신을 가치 있게 여기면 좋겠고, 기왕 학교에 온 김에 뭐라도 배워 가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학교에서 성적이 잘 안 나올 수 있다. 공무원 시험이나 임용 고시에서 떨어져 명절에도 고시원에 박혀 있어야 했을 수도 있다. 남들 다 통과하는 운전면허 필기시험도 삼수, 사수를 해서 겨우 붙은 적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공부에 마음을 쏟고 애를 쓰는 당신은 정말 괜찮은 사람이다. 과정과 결과 모두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미워하지 않으면 좋겠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공부를 선택했던 당신은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