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
돌싱글즈
이제 혼자다
이혼숙려캠프
결혼과 이혼사이
우리 이혼했어요
한 번쯤 이혼할 결심
전부 다 이혼 관련 프로그램이다. 남의 집 가정사가 텔레비전을 점령한 지가 꽤 된 것 같다. 텔레비전에서 연애도 시켜주고, 서로 좋아 죽는 꼴도 보여주고, 화려한 퍼포먼스의 프러포즈와 결혼식도 담아주고, 그러다 애 낳으면 애 키우는 과정도 보여주더니, 하다 하다 이제는 이혼도 생중계를 해준다. 이혼 프로그램이 이토록 다양하고 끈질기게 나온다는 것은, '이혼'이 우리 사회의 주목받는 이슈이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나는 브런치 신입생이 되었다. 하루에도 여러 번 들락날락하며 글 투어를 하는데, 아무래도 메인에 노출된 '요즘 뜨는 브런치북'이나 '브런치스토리 인기 글'부터 클릭하게 된다. 두 달 가까이 브런치 스토리 죽순이로 지내다 보니 화제성 있는 글에 '이혼'이라는 키워드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걸 목격하게 되었다.
우리는 왜 타인의 이혼을 들여다보는 걸까?
대한민국 이혼율이 세계 10위라는 통계를 가져오지 않더라도 '이혼'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지금도 누군가는 이혼을 생각 중이거나, 이혼을 진행 중이거나 이혼 후 숙려기간이거나 이혼 후에 새 출발을 하고 있는 중일지 모른다. 우리 부모님이 이혼했거나 얼마 전 축의금 내며 축하한 사촌이 이혼했거나 매일 얼굴 보는 동료나 수년만에 연락된 친구가 돌싱이라는 소식을 듣게 될지도 모르겠다.
왜 이혼을 했을까?
사람들은 이혼의 이유를 가장 궁금해 한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선명하게 설명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납득할만한 이혼 사유를 알고 싶어 한다. 어쩌면 글쓴이조차 이혼에 이르게 된 과정과 이혼이 남긴 것들에 대해 정리하고 싶어 글을 쓴 것은 아닐까. 삶에서 잃은 것과 얻은 것에 대해 적다 보면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나는 브런치스토리 메인에 뜬 글의 제목을 한참 들여다보면서도 쉽게 글을 열지 못한다. 적어도 이혼이라는 주제의 글을 대할 때는 예의를 갖추고 싶다. 타인의 삶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 이상의 진지한 마음으로 글에 다가서려 한다. 어쩌면 내가 결혼의 흥망성쇠를 온 몸으로 체험한 기혼자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결혼은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혼은 그 기대를 배반했다. 아마 기혼자라면 누구나 그런 배신을 경험하지 않을까? 결혼에 실망하고 남몰래 이혼을 꿈꾸는 이들과 함께 이 글을 만들어가고 싶다.
우리의 결혼 생활은 왜 행복하지 못할까? 과연 우리의 결혼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