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지만 괜찮아 2
외로웠던 아이는 친구를 많이 갖지 않았지만,
대신 책 한 권을 오래 붙잡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읽기 독립이 이루어진 뒤부터였다. 글자를 하나하나 더듬지 않아도 문장이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오자, 책은 단순한 읽을거리를 넘어 하나의 세계가 되었다. 외로웠던 소녀였던 나는 그때부터 급속도로 책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말이 많은 아이가 아니었다.
말보다 생각이 먼저였고, 생각이 많았던 만큼 말은 늘 신중했다. 성격은 내성적이었고, 먼저 다가가 관계를 넓히는 쪽도 아니었다. 친구를 사귀지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여럿과 두루 어울리기보다는 한두 명과 깊이 지내는 편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친구의 수보다 관계의 밀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기질이 이미 그때부터 있었던 것 같다.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삼삼오오 어울리기보다 곧장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였다. 하지만 집이라고 해서 늘 사람이 있는 공간은 아니었다. 오빠는 나와 달리 외향적인 성향이라 놀이터나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고, 아래 동생은 나이 차이가 제법 나 아직 함께 시간을 보내기엔 너무 어렸다. 엄마는 아이 셋과 집안 살림으로 늘 바빴고, 아빠는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느라 아침 일찍 나가 저녁 늦게 돌아오는 날이 많았다. 그 시절의 아빠들이 대체로 그러했듯, 바깥일에 몰두하셨고 집에 머무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이러한 나의 성격과 기질, 그리고 환경이 겹쳐지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아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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