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44반, 몸 66반. 그녀는 어떻게 되었나

얼굴 44반, 몸 66반 그녀

by 라니


30대 후반부터 내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

두 가지가 있다.



"이번 주만 먹고 진짜 다음 주부터

다이어트 시작한다."

"키만 10cm만 더 컸어도 완전 다른 인생

살았을 텐데…"


지키지도 못할 약속과 의미 없는 가정법 과거완료.

이 두 문장이 나의 삶을 관통했다.그리고 지금,

44세,158cm, 61kg.

더 충격적인 건 체지방률 38%. 얼굴 44반, 몸 66반.

이게 지금 내 정확한 스펙이다. 체지방률 38%가

어느 정도냐고? 난생처음 본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트레이너가 차분히 말했다.


"이 정도면 정말 심각한데요. 평균에서도 더더 그 이상이에요. 본인 스스로 조절하고 운동하는 게 아니라, 정식 PT를 받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중장년층이 기초대사 감소와 호르몬 변화가 있어도 25~30% 초반까지가

일반적이에요. 한 마디로 크게 비만, 걱정되는 몸!“


사실 나는 평생 '마른 몸'으로 산 적은 없다. 하지만 늘 정상체중이었다. 30대 초반, 내 인생 가장 예쁜 시절에도 아무리 폭식을 한다해도 52kg 체중에서 머물렀던 사람. 그때는 정말 축복받았다고 생각했다.


"얼굴이 작으시네요."


얼굴이 작은 개념 자체가 뭔지 잘 몰랐다. 그냥 아주 오래전부터 듣고 다닌 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조금씩 살이 올랐다. 그러나 평소에 옷 입을시 자켓을 즐겨입던 나. 체중 얘기가 나올 때마다 들었던 단골 멘트는 "전혀 그렇게 안 보이세요!"

나는 일명 '몸 가리기의 신'으로도 불렸다.


관계가 힘들거나 삶이 괴로워 아무리 죽을 맛이어도

식욕만큼은 끊긴 적이 없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읽으며 "이거 완전 내 얘기잖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게 결혼 후 오늘까지 9kg가 쪘다. 서서히 가랑비 젖듯이 자연스럽게 확장된 몸. 출산한 분들이야 당연히 이해되지만, 나는 아이도 없는데 밤마다 먹는 맥주와 폭식파티로 그리된거다. '붓는다'는게 뭔지 그때 처음 알았다. 가뜩이나 눈도 작은데, 더 작고, 몸이 땡땡 부었다.

55kg를 처음 찍었을 때는 '잠깐일 거야' 했다.

그러다 56, 57, 58kg까지는 '곧 빠지겠지'

‘이제 슬슬 운동 좀 해볼까?’했다.




마흔 넘어 59, 60, 61kg가 됐을 때는... 너무도 내 모습이 구렸다. 막연하게 운동하면서 살 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40대의 살과 삶은 이 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2024년 말부터 유행한 비만치료제 위고비(Wegovy= 덴마크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가 당뇨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한 약). 연예인 뿐 아니라, 친구의 친구도 몇몇 맞았고 확실한 효과를 봤다고 알고 있다.

특히나 복부내장지방 감소가 놀랍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난 신기하게 그건 맞고 싶지 않았다.


이건 마치 내가 이목구비 다 작아도
그냥 이렇게 살지,
성형은 안하겠다와 같은 원리다.
왜냐하면 무섭기 때문이다.


무서움 말고 일단은 나의 시도를 믿어보고 싶었다. 늘 막연했고 그리 간절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가리면 되었으니깐.

나에겐 자켓 속 피난처가 있었던거다.



45세를 찍기전에 난 결심했다.

44세 안에 이 살을 쇼부 보겠다고!


데드라인 걸기도 딱 좋은 11월23일 마라톤 10km대회. 난 그 대회에서 내가 바라던 체중 54kg를 하고 날랜 몸으로 출전할 것이다.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54kg? 그거갖고 되겠어? 혹은 그건 너무 쉬운거 아닌가? 조금만

노력하면 바로 빼겠다.”


물론 각자의 시선과 가치에 따라 다를 것이다.

나는 나만 보고 갈 것이다.

남의 기준이 아닌 <내 기준>!

나는 안다. 내가 54kg가 되었을시에 부수적으로 따라올 수많은 변화들을.


나의 데드라인. 앞으로 몸 정리하고 45세로
가뿐하게 넘어가자!
내가 보는 것은 45세 이후의 내 삶이다.
너무 뻔하지 않게, 진짜 리얼하게
들려드릴테니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