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에는 작은 스트레스만, 큰 일에는 큰 스트레스를 느껴야 한다
요즘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작은 일과 큰 일 기준 없이 크게 스트레스를 느끼고 폭발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어떤 일의 크기와 상관없이 감정이 동일한 크기로 튀어 오르는 장면들을 너무 자주 보게 된다. 사소한 무례에도 분노가 폭발하고, 작은 불편에도 감정이 터져버리는 모습들. 물론 그 순간의 감정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짜증은 날 수 있고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감정의 크기다.
사람에게는 원래 스트레스의 스케일이 있다. 줄을 새치기하는 사람을 보면 짜증이 나는 정도의 감정이 올라오고, 회사에서 큰 문제가 생기면 걱정이나 긴장이 생기고, 가족의 건강 같은 일에는 훨씬 더 큰 스트레스가 따라온다. 이렇게 삶의 사건마다 감정의 크기가 조금씩 다르게 반응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작은 일에도 큰 분노가 튀어나오고, 큰 일과 작은 일이 같은 강도의 감정으로 섞여버리는 모습이 많아진 것 같다.
어쩌면 사람들의 마음이 이미 지쳐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루 종일 쌓이는 스트레스, 계속되는 경쟁, 끊임없이 쏟아지는 뉴스와 자극적인 이야기들. 이미 마음이 가득 차 있는 상태에서는 작은 자극 하나에도 감정이 넘쳐버린다. 또 한편으로는 감정을 조절하는 기준이 점점 약해지고 있는 느낌도 있다. 예전에는 가족이나 학교,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우던 것들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경험들이 줄어들면서 감정이 올라오는 그대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일이 정말 그렇게까지 화를 낼 일인가.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은 10점짜리 스트레스인가, 아니면 2점 정도의 짜증인가. 그 기준을 한 번만 생각해도 감정의 온도가 조금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작은 일에는 작게 스트레스를 받고 큰 일에는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것. 말로 하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꽤 중요한 삶의 기술이다. 그 기준이 없으면 사람은 계속 과열된 상태로 살게 된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크게 출렁이고, 작은 일에도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써버린다.
그래서 요즘 나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단순한 태도일지도 모른다. 조금 혈기를 낮추고, 조금 여유를 두는 것. 모든 일을 전투처럼 대응하지 않는 것. 어떤 일은 그냥 흘려보내도 괜찮다는 감각을 되찾는 것. 모든 일에 크게 반응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일에는 조용히 넘길 줄 아는 사람. 그 작은 여유가 삶을 조금 덜 피곤하게 만들어 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