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너무 진지해질 때

내 눈높이의 수평선만 바라보기로

by 랭크작가

삶에 너무 진지해지면, 사소한 일 하나에도 미래가 따라온다. 오늘의 실수 하나가 내일의 실패가 되고, 내일의 실패는 인생 전체의 불안으로 번진다. 아직 오지도 않은 시간들이 줄을 지어 현재로 밀려온다. 걱정과 염려와 불안을 데리고.


가끔은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아도 될 문제까지 미리 껴안고 괴로워진다. 생각이 빠른 게 아니라, 마음이 너무 성실한 탓일지도 모른다. 삶을 진지하게 대하는 사람일수록 현재보다 미래를 먼저 걱정한다. 그래서 늘 조금 불안한 얼굴로 오늘을 산다.


하지만 사실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자리는 생각만큼 위태롭지 않다. 오늘 하루의 눈높이에서 보면, 지금 내 눈앞의 상황은 그렇게까지 공포스럽지 않다. 당장 무너지지 않고, 지금 숨을 쉴 수 있고, 몸을 누일 곳이 있고, 오늘을 넘길 힘은 남아 있다.


멀리 보면 파도가 거칠어 보이지만, 지금의 수평선은 의외로 잔잔하다.

그래서 나는 요즘 의식적으로 시선을 낮춘다. 다음 달이 아니라 오늘, 1년 뒤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오늘 하루의 크기만큼만 생각하고, 오늘 하루의 무게만큼만 걱정하기로 한다.


미래를 전혀 생각하지 말자는 말은 아니다. 다만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현재의 나에게 떠넘기지 말자는 것이다. 지금의 나는 지금의 하루만 감당하면 된다. 그 이상은 미래의 내가 맡아도 충분하다.


삶이 버거워질 때마다 나는 다시 지금의 수평선을 바라본다. 그다지 공포스럽지 않은, 생각보다 안정적인 오늘의 풍경을. 그리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지금은, 이 정도면 괜찮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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