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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란 Oct 09. 2022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을 얻었다.

그동안 준비해온 대로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지만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서 난관에 부딪쳤다. 많은 사람들이 멤버십 서비스에 문의해주었다. 실제로 6~7명 정도의 사람들이 멤버십 서비스를 신청해주는 쾌거를 거두었다. 나를 전적으로 신뢰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원데이 쿠킹클래스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사람들이 문의해주고 신청해주었다. 부담 없는 가격의 인스타그램 광고를 통해 원데이 쿠킹클래스를 홍보하기도 했다.

 


멤버십 키트(제품과 굿즈 등)와 쿠킹 키트(쿠킹클래스에서 사용하는 제품들)를 보내기 전에 결제를 진행하는 단계였다. 여러 결제수단을 알아보다가 페이팔을 선택했다. 페이오니아와 달리 개인사업자로서 고객들에게 직접 개별적으로 이메일로 인보이스(결제 청구서)를 보낼 수 있다. 망설임 없이 페이팔을 결제수단으로 결정했다. 국제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고 안전한 결제수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게 웬걸. 페이팔을 사용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결제가 안돼서 쿠킹클래스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한 친구가 인도에서는 구글 페이를 많이 사용한다고 귀띔해주었다. 그래서 구글 페이를 사용해보려고 시도했지만, 한국에서는 판매자로서 사용할 수 없었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결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망연자실했다. 여기에서 막혀 버리다니. SNS에서 가볍게 테스트 판매를 해보는 것조차 안된단 말인가. 혼자서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 좌절했다. 이 장벽을 대체 어떻게 넘어야 할까.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파왔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얼마나 생각이 많았는지 또 밤에 잠이 안 올 지경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더 내려놓자. 더욱더 많이 베풀자. 더 손해를 감수하자. 이것은 손해가 아니라 투자다. 마케팅 비용이라고 생각하자. 한 발자국 물러나서 큰 그림을 바라보자.”



그냥 무료로 제품을 사람들에게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이 드는 소수의 인원, 10명에게 소스를 무료로 보내주기로 했다. 대신 소스를 먹어보거나 쿠킹클래스에 참여한 뒤에 후기를 꼭 적어 달라고 부탁했다. 지금 현재는 더 많은 사람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해보고 후기를 올려서 조금이라도 바이럴 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기회에 지금껏 제품 개발에 의견을 내어주고, 응원해주고 지지해준 팔로워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지금껏 길고도 컴컴한 터널을 혼자 외로이 지나왔다.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지지해준 팔로워들은 그 외로운 길에서 만난 한 줄기 빛 같은 존재들이었다. 비록 인터넷 공간이었지만 지금껏 오프라인에서 관계 맺었던 그 어떤 관계들보다 더 따뜻했다.



그동안 이들과 소통하면서 진심으로 행복했다. 그깟 푼돈 몇 푼에 전전긍긍할 때가 아니었다. 혼자서 시작한 여정이었는데 난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나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내가 이렇게 인복이 많은 사람이었나. 그들의 응원에 진심으로 보답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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