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마음 헤아리기
3월 새 학기가 시작되었어요. 학생 시절과 교사로 근무한 시간까지 학교에 있던 세월이 길다 보니 3월이 되어야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 느낌이에요. 많은 변화로 가장 정신없고 바쁜 3월은 교사에게도 아이들에게도 한 단계 성장한 기분이 들어요.
한 편으로는 올챙이 시절을 생각 못 하는 아이들을 덕분에 재미있는 일도 많아요. 작년까지 2학년인 아이가 3학년에 되어 맞이한 후배를 보면서 요즘 애들은 이래서 안 된다고 이야기할 때마다 작년 너의 모습이라고 말을 해줬지요.
학년이 바뀌고 새로운 교실에서 낯선 친구들과 만나는 일은 설레면서도 어색하고 마냥 어려워요. 반 배정을 발표하기 전 아이들은 열심히 기도하죠. 친한 친구와 같은 반이 되고, 어려운 친구와는 다른 반이 되게 해달라고요.
3학년이 되는 큰아이가, 친한 친구와 다 다른 반이 되어 슬프다는 올해 1학년이 된 사촌 동생에게 조언했어요.
“새로운 친구들을 만들면 되는 거야.”
바로 본인이 며칠 전 같은 상황에서 들었던 말이거든요.
그림책 <알사탕>의 동동이도 친구 문제로 고민이 많아요.
오늘도 혼자인 동동이는 친구들이 말 걸어주기를 기다리며 구슬치기 하고 있어요. 혼자여도 괜찮다고 말하지만 괜찮지 않았어요. 새 구슬을 사기 위해 문방구에 들러 구슬 한 봉지를 집었어요. 그런데 이것은 구슬이 아닌 신기한 사탕이었어요. 동동이 주변의 마음을 들려주는 사탕!
소파의 마음, 늙은 개 구슬이의 사정, 아빠의 마음, 할머니의 안부, 가을이 떠나는 소리까지… 동동이는 여러 마음의 소리를 들으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게 되고 용기를 얻었어요. 마지막 남은 투명한 사탕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동동이는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 본 후 결심한 듯 용기를 내어 말해요.
“나랑 같이 놀래?”
<그림책 읽기>
나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누구에게 어떤 질문을 하고 싶나요?
마음을 들려주는 사탕이 있다면 누구의 마음을 듣고 싶나요?
나에게 용기를 주는 마음은 어떤 마음인가요?
같이 놀자는 한마디를 하기 위해 동동이는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동동이를 아끼고 지켜봐 주던 주변의 마음을 통해 용기를 낼 수 있었죠. 뮤지컬 <알사탕>을 보면 “나랑 같이 놀래?” 말을 처음 꺼낼 때는 나만 들을 수 있는 작은 소리였어요. 점점 힘을 내며 커지던 말은 결국 큰 소리로 친구에게 닿게 돼요. 동동이의 성장이 느껴지는 그 장면에서 울컥했어요.
그림책 <알사탕>을 읽을 때, 뮤지컬 <알사탕> 음악을 함께 들으면 더욱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아이는 매일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어요. 눈에 확 드러나지 않다가 어느새 벌써 이렇게 컸냐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부모는 그 성장을 발견하고 읽어줘야 해요. 내가 내디딘 그 한 걸음을 알아봐 주고 응원해 준다면, 그 응원에 힘입어, 또 한 걸음을 뗄 수 있으니까요.
올바른 자녀 교육은 반드시 부모의 삶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자식들은 부모의 일상을 보고 자신이 나아갈 길에 대해 배움을 얻는다.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고 배운다”는 가르침이 이것을 말해준다. -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 머리말 중, 조윤제
아이는 부모의 성장을 보고 배워요.
아이와 함께 목표를 정하고 같이 발걸음을 내디뎌 보는 건 어떨까요?
커버: <알사탕/백희나/책읽는곰> yes24 표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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