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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오니스 Nov 22. 2021

수몰 위기에서 구해 낸 문화유적. 제천 청풍문화재단지

가볼 수 없는 곳을 향한 아픔

청풍문화재단지


충청북도 제천에는 청풍호라는 커다란 호수가 있습니다. 충주댐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호수입니다. 댐이 만들어지면서 수몰된 지역의 문화유산을 청풍문화재단지로 옮겼습니다.


청풍문화재단지는 제천시에서 운영합니다. 입장료는 어른 3천 원. 오전 9시에 오픈해서 하절기에는 오후 6시까지 동절기(11월~2월)는 오후 5시까지 운영합니다. 주차장 넓습니다. 주차비 없고요.


청풍문화재단지 정문인 팔영루를 통해 단지 안으로 들어갑니다. 조선 고종 때 청풍부사가 청풍명월의 8경을 주제로 한 팔경시를 지었답니다. 팔경시에서 팔경루라는 이름이 나왔습니다.  




청풍문화재단지 안으로 들어가면 하나의 마을이 펼쳐집니다. 사람들이 살던 집도 있고, 집 안에는 사람들이 살면서 사용했던 기구들도 있습니다. 집마다 어디서 옮겨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윷놀이, 비석치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도 할 수 있습니다.


농기구는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이름과 기구가 잘 연결이 안됩니다. 도시에 사는 저는 낯선 것이 많습니다. 부모님께서 자연스럽게 설명을 해주십니다. 옛 추억에 잠기시기도 합니다. 양지바른 곳에 있는 장독대 풍경도 좋고, 산수유나무에 붉은 열매가 남아 있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보물 제546호로 지정된 제천 물태리 석조여래입상을 만납니다. 푸근한 인상이 보기만 해도 좋습니다.  불상의 높이는 3.41m입니다. 통일신라 말기 때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래(如來)'는 부처의 열 가지 이름 중 하나입니다. 석가모니가 자신을 가리킬 때 가장 많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불상 아래에 동그랗고 검은돌이 있습니다. 소원이 이루어지는 돌입니다. 돌을 자기 나이 수만큼 돌려야 소원이 이루어진답니다. 남자는 오른쪽으로 여자는 왼쪽으로 돌려야 하고요     





도호부절제아문(都護府節制衙門)을 지납니다. 청풍부의 아문입니다. 청풍부라는 관청을 들어가는 입구라는 것입니다. 도호부는 행정구역인데 도호부사는 종3품입니다.


청풍은 지금 면 단위의 작은 마을이지만, 조선시대만 해도 상당히 큰 도시였습니다. 남한강 수운과 조령의 고갯길이 만나기에, 물자와 인구의 유입이 많았습니다. 시대가 흐르면서 쇠퇴하였고, 제천에 속하게 됩니다. 거기다 충주댐으로 수몰되면서 작은 마을이 되었습니다.     




응청각(凝淸閣)을 지나면 한벽루(寒碧樓)를 볼 수 있습니다. 한벽루는 청풍문화재단지의 핵심입니다. 한벽루는 조선 3대 누각 중 하나로 불립니다. 3대 누각은 누가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한벽루는 고려 충숙왕 4년(1317) 청풍현이 군으로 승격하면서 만들었습니다. 현판 글씨는 우암 송시열이 썼습니다.


한벽루에 대한 긴 설명이 없더라도, 건물 자체에서 느껴지는 폼새가 멋들어집니다. 보물 제528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한벽루 옆에서 청풍호를 조망합니다. 청풍호 풍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집니다.




청풍호의 공식명칭은 충주호입니다. 충주댐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호수라는 것입니다. 충주호는 충주, 제천, 단양에 걸쳐 있습니다. 단양은 원래 단양중심지가 수몰되면서, 도시 자체를 옮겼습니다. 제천은 가장 넓은 면적이 수몰되었습니다. 단양과 제천에서는 충주호라고 한정지어 부르는 것에 대한 불만도 있습니다.


충청도를 청풍명월의 고장이라고도 하니 청풍호라 부르자고도 합니다. 제천여행을 왔으니 제천 기준으로 청풍호라 부르고 있습니다.     





저멀리 망월산성이 보입니다. 망월산성은 삼국시대 만들어진 석성입니다. 둘레가 495m 정도로 규모가 작습니다. 산성에 오르면 청풍호반이 더 넓게 보이는 것이 조망이 좋습니다. 예전에 가봤습니다. 부모님 거동이 불편하셔서 직접 가보지는 못하고 멀리서만 바라봅니다.     





청풍문화재단지 관람 마치고 나오는 길에 수몰역사관을 찾았습니다. 수몰되기 전 마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충주댐 건설로 약 5만 명이 고향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수몰 면적은 66.48㎢ 여의도 23개에 해당하는 면적입니다. 제천의 경우 금성면, 청풍면, 수산면, 덕산면, 한수면에  걸쳐 물에 잠겼습니다.


내가 사는 마을이 물속에 잠기어서, 더 이상 갈 수 없을 때의 슬픔은 엄청나게 클 것입니다. 실제로 당해보지 못한 사람은 그 슬픔을 짐작하기도 어렵습니다.  




사라질 수 있는 것을 살려내어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소중합니다. 어르신들은 아이들에게 옛날의 생활 모습을 소개하고, 아이들은 공감하면서 함께하는 것도 의미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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