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핌 Jul 14. 2022

29. 제주도 해수욕장 어디까지 가보셨나요?

제주 정착기. 에피소드 8

에어컨으로도 한낮의 열기가 가시지 않던 지난여름 어느 날, 우리는 수영복을 챙겨 입고 가까운 신흥리의 작은 해변으로 차를 몰았다.


여러 해 동안 물놀이를 하다 보니 이것저것 챙길수록 나중에 정리해야 할 짐만 많아진다는 것을 터득한 우리는, 가까운 해변을 갈 때면 래시가드에 수영복 반바지 차림으로 바다를 찾았다.

두어 시간 물놀이를 마치고 수돗가에서 신발의 모래만 털고는 집으로 돌아와 샤워만 하면 끝이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바다를 다녀올 수 있었다.

물론 차 시트에는 비닐커버를 씌워 소금기로부터 보고하고, 여름이 지내면 내부 세차를 싹 해야 하지만 말이다.


동네 사람들만 찾는 한적한 신흥리의 작은 해변에서 하지도 못하는 수영을 흉내 내며 물장구를 치고 바다를 베고 누워 물 위에 둥둥 떠다니며 우리는 제주의 여름을 마음껏 즐겼다.


파도가 없는 날에는 스노클링을 하기 위해 함덕해수욕장으로 향했는데 가장 오른쪽 해변 서우봉 바로 아래 돌 틈을 따라 고개를 처박고 헤엄을 치다 보면 갖가지 물고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함덕은 너무나 유명해져 한가롭게 놀기에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해수욕장 개장 기간에는 잘 가지 않게 되었다.

8월의 관광객들에게는 감탄을 자아내는 멋진 함덕의 바다지만, 매년 계절마다 봐오던 우리는 관광객이 모두 빠져나가고 9월의 청명한 물빛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올해, 6월부터 바다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폭염이 이어졌다.

이미 사람들로 북적이는 함덕과, 마을 그늘막이 모두 설치된 신흥리를 피해 이번에는 삼양해수욕장을 찾았다.


삼양해수욕장은 대부분 동네 사람들과 청소년 또래의 아이들끼리 놀러 오는 곳으로 비교적 관광객이 적은 해변이다.

예전부터 모래찜질이 유명하여 해변에서 치료 목적으로 찜질을 해주곤 했었는데, 이제는 해수욕장 개장시기 지정 구역에서만 찜질을 받을 수 있다.


나는 검은 모래의 따끈하고 보드라운 촉감을 발로 느끼며 모래 속으로 발을 파묻어 보았다. 따끈따끈한 모래로 무릎관절을 다독이며 좋아하는 나와는 달리 젊은 친구들은 서핑을 즐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비교적 파도가 많이 치는 삼양해수욕장은 서핑하기 좋은 해변으로도 인기가 좋다.



올해는 이른 더위와 함께 물놀이도 일찍 시작했는데, 또 어떤 바다가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부터 설렌다.

이전에 가보지 못한 새로운 곳을 가볼까 궁리를 하며 제주도의 해변을 정리해 보았다.




섬이기 때문에 빙 둘러 모두 바다인 제주도의 해변은 어떤 곳이 있을까?

의외로 지정 해수욕장은 12곳뿐이었다.


※ 지정 해수욕장 12곳
제주시 : 금능, 협재, 곽지, 이호테우, 삼양, 함덕, 김녕, 월정리
서귀포시 : 화순금모래, 중문색달, 표선, 신양섭지

※ 비지정 해수욕장 10곳
종달, 하도, 세화, 평대, 신흥, 한담, 판포, 모진이(추자도), 하고수동(우도), 서빈백사(우도)

※ 그 외
하모, 사계, 쇠소깍, 황우지선녀탕, 논짓물, 청굴물, 코난비치 등



그중 직접 가본 해수욕장은 '금능, 협재, 곽지, 삼양, 함덕, 김녕' 6곳

비지정 해변은 '평대, 신흥' 2곳

지정과 비지정에는 빠져 있지만 '코난비치'까지

총 9곳의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금능해수욕장 : 잔잔하고 맑은 물 비양도를 보며 즐기는 힐링, 간조시간 확인 필수
협재해수욕장 : 금능과 쌍둥이 해변. 짙푸른 청색 바다와 은빛 모래 그리고 소나무 숲이 일품
곽지해수욕장 : 길고 넓은 해변에 과물노천탕까지 갖춘 대형 해변
삼양해수욕장 : 검은 모래사장에서 모래찜질은 필수. 도민들이 많이 찾는 서핑하기 좋은 해변
함덕해수욕장 :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사람이 많은 해변. 스노클링 포인트
김녕해수욕장 : 용암 위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작은 해변. 올레길 따라 청굴물까지 지질트레일
평대해변 : 나만 알고 싶은 마을의 작은 해변.
신흥해수욕장 : 수심이 얕고 동네 사람들 가득한 마을 놀이터.
코난해변 : 입소문으로 이름까지 생겨버린 풍력발전기 바로 아래 작은 해변. 스노클링 포인트


물놀이는 하지 않고 지나며 구경한 곳까지 하면

(이호테우, 월정리, 표선, 신양섭지, 종달, 하도, 세화, 판포, 하고수동, 서빈백사, 청굴물)

안 가본 곳은 4~5곳 정도인데, 아마도 추자도만 빼면 내가 기억을 못 할 뿐 대부분 차로 한 번쯤은 지나갔을 것이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정말 많이 다니긴 다녔구나 싶다가도, 아직도 새로운 곳들의 사진이 올라올 때면 여긴 어디지 하며 궁금해진다.


※ 서귀포 계곡
솜반천, 돈내코, 원앙폭포, 산지물, 중문천, 속골, 강전천, 정모시쉼터
출처 : 서귀포시청 블로그


올해는 사진으로만 보던 서귀포의 계곡과 용천수가 나오는 수영장 그리고 추자도의 해변까지 도전해 볼 생각이다. 가본 곳 체크리스트에 하나씩 이름을 올리는 그날까지! 이번 주말에도 바쁘게 움직여 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28. 축제에 진심인 사람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