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게를 좋아한다. 이 좋아한다는 말은 식감에 대한 표현이기에 무서운 말이기도 하다. 선호가 아니라 기호이기에. 바로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말이기에.
게의 살은 맑고 바특하다. 결연하고 바지런하다. 신선한 살은 촘촘하고 보송하고 좋은 향기가 난다. 고소하고 달콤한 맛에 내장의 씁쓸한 맛이 더해지면 풍미가 그만이다.
바람에도 움츠러드는 섬세한 눈알은 마치 세미콜론에 어린 호기심 같다. 집게 맛이 매워도 어딜 집어 들면 꼼짝 못 하는지 아는 사람 손에 맥을 못 추는 꼴은 안쓰럽기도 하다.
그렇게 갯벌을 헤집고 바지런히 돌아다녀서 그토록 옹골진 맛이 나나? 죄 많은 짐승이 죄 없는 짐승을 놓고 이렇게 입맛을 다셔서 미안한데.
그래도 먹고 싶다.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