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의 클릭 소리를 주의 깊게 들어본 일이 있는지?
나는 아무런 목적도 없이, 창을 닫는다거나 연다거나 링크를 탄다거나 재생 버튼을 누른다거나 체크박스에 체크를, 혹은 해제를 한다는 등의 목적 없이 한참을 그저 마우스 왼쪽 버튼을 가만히 눌렀다가 떼고, 눌렀다가 떼고를 반복해 보았다. 그 소리가 이만큼 큰 줄은, 상당히 거슬릴 수 있을 정도라는 것은 거의 처음 알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 소리를 들으며 처음으로 잡아낸 느낌이라는 것은, 그것이 무언가를 완전히 끌어당기지도 밀어내지도 않는 소리라는 느낌이었다. 슬쩍 잡아당기거나 살며시 밀어내거나 하는 정도로, 마치 끌어당기는 듯하다가 말거나 밀어내는 듯하다가 마는 듯한, 숨을 들이쉬거나 혹은 내쉬는 것 그 어느 쪽도 완전히 성에 차도록 하지 못하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문득 커서를 움직여 뭔가를 누르게 되어있는 영역에 위치시켜본다. 화살표는 검지 손가락을 펴고 무언가를 가리키는 손 모양으로 변해있다. 그 모양도 마찬가지다. 중지 약지 소지 모두 맥이 탁 풀려서 그저 형식만 갖춘 듯 도열한 꼴은 필경 무언가와 접촉하게 되어있는 검지에 결코 정확히 힘을 실어줄 것 같지 않다. 부자연스럽고 효과적이지 못한 모양이다.
그래서 그게 대체 무슨 상관인가-라고 말하면 할 말이 없고, 그게 단지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라 하면 거기에 더해 뭔가를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렇지만, 문득 무언가를 알아버린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바로 그것 때문에, 이 안에서는 뭐든 내 뜻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불현듯 숨이 콱 막혀온다거나 서로의 생각이나 감정을 만진다고 해도 그것을 손아귀에 옹골차게 쥐어본 듯한 느낌이 들지 않는 걸까?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왠지 헛웃음을 지으며 '그럴지도 모른다'라고 말하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스스로 안간힘을 쓰듯 작성해나간 글을 읽어내려 가기 위해 한동안 누르고 있던 마우스의 왼쪽 버튼에서 손가락을 뗄 때,
그 텅-하는 울림이,
문득 참으로 공허하다는 느낌이 들고 마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