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와
냉수마찰을 하려 상의를 벗었는데
복근이 보였어, 그렇게 아름답게
부유늑골의 윤곽이 왕관 모양으로 펼쳐져
비가 온 뒤 무지개가 잠시 지나가듯
복근은 지나가며 어여쁘게 보였어
한문의 '王'자를 완성하지 못했지만
11자 복근은 훌륭히 그려져 있었지
언제나 내 배는 봉분 같았는데
복근이 찾아와 자리를 잡으려고 해
잠깐 다녀간 복근이 내 배에 존재하며
자랑스럽게 승천하고 있는 것 같아
봉분 같던 배에 복근의 왕관을 쓴다면
내 몸은 더욱 강인하고 아름다울 거야
산과 바다를 오가며 용감하게 나아가는
내 안의 복근, 이제야 깨닫는 거야
자랑스럽게 펼쳐진 복근의 왕관을
이 세상에 자신 있게 보여줄게
그리고 더 나아가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강인하게 지키며 살아가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