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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trea Jul 15. 2019

10. Where is my land?

캄보디아 4년 차 NGO 현장활동가

캄보디아는 계속해서 경제성장률이 7%에 달하고 있다. 내가 프놈펜에 살았던 것은 2015년부터 2017년이었는데 그때에도 꽤나 발전 속도가 빠르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후에는 중국의 힘(?)으로 변화의 속도가 가늠되지 않을 정도로 빨라졌다.
최근에 한 달에 한번 정도 프놈펜에 내려가면 그때마다 못 보던 건물들이 들쭉날쭉 서 있었다. 그래서 마치 손에 잡히지 않는 도시, 별천지 같다는 느낌을 받곤 했었다.

우리나라 역시 유례없는 성장 속도로 지금의 우리나라가 되었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그 빛도 잠시 사회의 부패, 빈부격차, 자살률 1위 등 사회 곳곳의 문제들이 터져 나오고 있지 않던가.

지금의 캄보디아 역시 별다르지 않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으니 지금 일어나고 있고, 또 앞으로도 일어날 일들은 우리나라와 별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늘 궁금했었다.
캄보디아분들은 이런 최근의 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말이다. 그동안 깊게는 아니지만 몇몇 분들과 이야기해보았다. 대부분은 중국을 적대시하는 반응까지 보였고, 아주 적게는 지금 이런 현상들이 정상적이라 보지는 않지만 어쨌든 발전은 되고 있으니 추후에 어떤 도움이라도 되지 않겠냐는 반응이었다. 주변에 친구들 대부분이 NGO와 관련된 일을 하는 분들이라 그런 답변을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더 궁금했던 것은 이런 변화에 대해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는가였다. 지난해 총선을 겪으며 독재체제 내에 산다는 무서움에 대해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언론의 자유, 심지어 일상생활의 발언의 자유까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었다. 투표를 통해서 민심을 드러낸다고 하지만 부정선거쯤이야 이곳에서는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니 과연 어떻게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궁금했다.

얼마 전 씨엠립에서 길을 가던 중 한 낯선 갤러리를 발견했다. 나는 갤러리는 보이는 족족 생각도 않고 들어가는 편이라 Where is my land?라는 전시명에 끌려서 들어갔다.

그것은 단순히 그냥 전시가 아니었다. 두 명의 아티스트가 자신의 터전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자신의 목소리를 낸 것이었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토지 문제, 환경 문제 등이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주 메시지였다. 허물어진 집과 메콩캉에서 자신의 심정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두 사람에게서는 어떤 안타까움, 절망, 절규들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내가 방문하기 전날 그곳에서 실제로 그들의 퍼포먼스가 있었다고 했는데 가까이서 보지 못한 것이 아쉽긴 했으나 영상으로도 충분히 그들의 울부짖음이 느껴졌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예술은 위대한 힘을 가진다. 어떤 것이든 표현이 가능하도록 하니깐 말이다. 특히나 이런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예술을 한다는 것은 캄보디아에서는 특히나 어려운 일이다. 그러다보니 두 아티스트의 작은 체구에도 굉장히 큰 아우라를 느낄 수 있었다.

또 역시 변화라는 흐름을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토착민의 목소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꽤 오래전부터 이런 활동들을 해오고 있었는데 라타나끼리 고무농장에서의 문제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었다.

지금 당장 캄보디아에서는 이들의 활동이 그리 크게 부각되지 않을지 몰라도 이들과 함께 걸어갈 사람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어 줄 이들이 점차 많아진다면 어떤 변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참으로 쓸데없는 남의 나라 걱정이지만 이제는 한국만큼이나 소중한 곳이 되어버렸기에 이런 이들이 있다는 것이 왠지 모를 안도감마저 들었다. ‘ 참 다행이야.’라고 속으로 몇 번을 되뇌었는지 모르겠다. 부디 이들이 지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기를, 언젠가는 그들의 목소리가 큰 변화의 작은 씨앗이 되기를 바라본다.

아티스트의 홈페이지: http://www.khvaysamn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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