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아이들을 이해하는 방법은 사실 굉장히 쉬운 일이다. 자꾸 아이만 보려고 하니 안 보였을 뿐. 원래 그건 안 보인다. 실제로 아이의 머릿속에 들어가 본들 뭐가 보이겠나. 그렇다면 정답은? 바로 아이를 둘러싼 세계에 있다. 아이의 말과 행동, 그리고 아이 주변을 채워주는 사소하지만 전혀 사소하지 않은 수많은 존재들을 둘러보면 비로소 아이의 내면 깊숙한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생각해보니 쉬운 일만은 아닌듯하다. 말이나 쉽지, 교사 한 명이 감당해야 할 아이들 숫자는 결코 감당하기 쉬운 숫자가 아니니까. 부모에게도 마찬가지일 듯하다.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 자식 속은 도통 알 수 없다고 말하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참 오래전부터 들을 수 있었다.
알고 싶었다! 아이들을, 아이들의 감춰진 속내를!
그래서, 천천히, 묵묵히, 꾸준히, 아이들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한 교사의 단어 수집이 이뤄졌으니, 그 단어장을 이제 당신에게 펼쳐보려 한다. 아이들과, 아이들을 둘러싼 단어들에 관한 이야기! 당신이 이해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면, 그리고 그 누군가에게도 해당하는 단어가 존재한다면, 아마 당신은 그 누군가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몇 가지 당부의 말을 전하고자 한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할 때 절대 그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해선 안 되므로,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의 모든 이름은 가명이다. 더불어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보편적인 청소년들만의 이야기는 또 아니다. 세상 모든 아이가 전부 다르기에, 우린 아이들을 이해할 때 보편적 접근을 해선 안 된다. 앞서 언급했던 당신의 그 ‘누군가’를 이해하는 방식 역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둘러싼 세상이 남들과 다르다고 하여 그걸 틀렸다고 치부하지 않길 바라며, 그가 가진 ‘다름’이 ‘특별함’이라는 것을 눈치채길 바라며,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