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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그들의 성장은 대체 어디까지인가?(2)

청소년을 위한 골 때리는 인문학

by 웅숭깊은 라쌤

아틀라스, 2024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AI의 인류 멸망 시나리오? 그럼에도 필요하다?


2024년 6월, 오픈 AI와 구글의 직원 13명이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류를 멸종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지니고 있지만, 개발 회사들은 관련 정보들을 꼭꼭 숨기고 있다는 이야기였죠. 그렇다고 어디에 고발할 수도 없습니다. 회사들은 비밀 유지 계약으로 역시나 직원들의 입을 꼭꼭 막아놓은 상태거든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자 AI 기술의 대부라 불리는 토론토 대학 교수인 제프리 힌턴도 AI의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30년 내 인류가 멸종될 것이란 놀라운 전망을 내놓았죠 이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핸슨 로보틱스 사에서 개발한 AI 로봇 소피아가 지난 2016년, 기자회견장에서 발언한 내용이었습니다. 소피아는 ‘인류를 파멸시키겠다’라고 말하며 섬뜩한 미소를 짓기도 했습니다.

AI 소피아.jpg AI 로봇 소피아

AI는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죠? 계속해서 기술은 폭주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고, 거의 모든 분야에 AI 기술이 녹아들게 되면 이제 그들이 모르는 분야가 없게 될 겁니다. 단순하게 생각해보죠. AI가 전 세계 무기 제어 시스템을 장악해버린다면? 이를 빌미로 인류를 협박하고 노예로 삼는다면? 코웃음을 치는 분도 계실 수 있겠지만, 사실 이건 저의 상상에 불과한 것만은 아닙니다. 전문가 중에도 AI가 인간의 윤리와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독자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군사 관련 분야만이 아니라 금융시스템 파괴, 통신 및 전력 제어, 의도적인 환경 파괴 등 AI의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에 따른 부작용 역시도 커질 수 있음을 꼭 이해해야 합니다.


반면에, 인류에게 AI가 필요한 이유를 대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사실 한도 끝도 없이 얘기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몇 가지만 추려서 논해보도록 하죠. 우선, 속도의 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속도는 당연히 ‘데이터를 처리하는 속도’를 말합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석해냄으로써 어떤 분야에서든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도움을 주죠. 특히나 자연재해 예측, 사고 예방 등에서 훨씬 앞선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무분별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예방되는 성과가 생기지 않을까요?

빼놓을 수 없는 AI의 또 다른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편리함이죠. 개개인의 행동 패턴이나 취향, 심지어는 연령이나 성별, 직업과 같은 개별적 특징까지도 분석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줍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앞을 다투어 발을 들이는 것이겠죠? 우리 삶의 질을 한껏 끌어 올려줄 것입니다.

이것 말고도 수많은 필요성이 언급될 수 있겠으나, 제가 생각하는 AI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당장 의료계만 하더라도 AI의 진단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고, 계속해서 AI에게 수술 관련 정보를 학습시키며 로봇 수술 분야의 혁신도 이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대표적으로 서울대병원에선 ‘헬스케어 AI 연구원’을 개원함으로써 의료 기술에 AI를 접목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인류의 더 행복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 줄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하여


자연 선택과 유전적 변이를 통해 인류는 진화했습니다. 점차 도구와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사회 구조가 발전하기 시작했죠. 이후 농업 혁명과 산업 혁명을 거치며 인류의 역사는 엄청난 변혁의 시기를 맞이했으며 이러한 과정은 과거부터 현재, 미래까지 끊임없이 반복될 것입니다. 지금도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우주 탐사, 에너지 개발 등의 기술 혁신이 추구되고 있다는 건 다들 알고 계시죠? 그래서 말입니다. 인공지능과의 공존, 이는 어쩌면 우리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새로운 시대의 과제일지 모릅니다. 그러므로 우린 어떻게 하면 AI와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지속적인 물음표를 던져야 하는 것이고요.

아니 잠깐, 물음표만 던져서 어떻게 답을 찾느냐고요? 이러다 갑자기 세상이 변해버리면 어떡하냐고요? 그러다 뒤처지면 책임질 거냐고요? 당연히, 책임 못 지죠. 단, 다음과 같은 역량을 미리 갖춰보면 어떨지 제안은 드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놀라지 마세요! 제가 여러분께 무엇보다 중요한 역량으로 아주 강력하게 제안하려는 건, 다름 아닌 ‘문해력’입니다.

어디선가 야유가 들려오는 듯한 이 기분은 뭐죠?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결국은 문해력입니다. AI와 인간의 공존을 위하여, 아니 오히려 기술 발전을 이끌고 미래 세계를 선도할 인재가 되기 위하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문해력입니다. “또 책 읽으란 소리, 지겹다!” 뭐 이런 반응을 보이려고 했나요? 그런데 어쩌죠, 책 읽으라는 말 맞습니다. 책은, 당연히 읽어야죠. 가만히 있으면 누가 머릿속에 지식을 처박아 주기라도 한답니까? 독서는 인간의 성장 과정에 필수적인 도구입니다. 교양서가 읽기 힘들다면 <해리포터> 시리즈 같은 판타지 소설도 좋습니다.

그런데 제가 말씀드리려는 문해력은 그저 읽고 이해하는 것에 그치는 것만은 아닙니다. AI 시대에서의 문해력은 읽고 이해하는 것은 물론 질문하는 힘, 냉철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힘까지를 포함하는 아주 광범위한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AI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심지어는 자기 스스로를 발전시키기까지 합니다. 그들의 도움을 받는답시고 가만히 앉아 절로 도태되어선 안 되겠죠? 실제로 인류는, 지구 역사상 가장 높은 지능을 지니고 있던 우리 인류는 점점 두뇌를 덜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분과 같은 청소년들이 그러합니다. 편하고 빠른 것만 추구하다 보니 복잡하고 깊이 있는 사고는 자꾸 피하게 되고 점점 바보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죠. 이게 뭘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글쓰기 수업만 해봐도 금세 알 수 있거든요. 해가 갈수록 청소년들의 글쓰기 수준, 어휘력이 떨어지는 게 눈에 훤히 보입니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앞으로 펼쳐질 세상을 누구보다 먼저 상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를 위해 필요한 역량은 다름 아닌 문해력이고, 그러한 문해력은 독서를 통해, 독서 중 계속해서 던지는 질문을 통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내려는 노력을 통해 완성될 수 있을 겁니다. 막상 해보고 나면 별거 아닐걸요?



그나저나 이 작품, 더 재미있게 즐기려면?


사실 영화 <아틀라스>의 예고편이 공개된 뒤, 많은 이들이 예고편만으로 영화를 다 본 것 같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런 장르의 영화들은 설정이 유사한 경우가 많긴 했죠. 하지만 우린 ‘영상’을 보려는 게 아니라 ‘영화’를 보려는 거잖아요? 작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건네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곱씹으며 장면 하나하나, 대사 한 줄 한 줄을 깊이 있게 받아들일 필요도 있습니다. 작품 속 주인공 아틀라스가 왜 AI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것인지, 이후 어떻게 상대에 대한 단단한 마음의 벽을 무너뜨리게 되는지를 주의를 기울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영화적 상상력을 통해 우리의 새로운 상상력을 발산할 수도 있겠죠? 여러분이 평소 그려보던 AI 기반 로봇의 형태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스미스’의 모습을 어떤 차이가 있는지, 더불어 미래 세계, 앞으로 개발될 새로운 로봇들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게 될지도 떠올려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과정이 될 것입니다.

참, 지금까지 함께 고민했던 AI와 인류의 미래에 대해서도 스스로 다시 한번 판단해보세요! 인류는 멸망할까요, 아니면 더욱 부흥할까요?



*더 생각해보기

Q. AI가 인간과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다면, 우린 그들을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할 수 있을까? 만일 그럴 수 없다면, 굳이 감정을 지닌 AI를 개발하려는 이유는 뭘까?

Q. 지능형 AI가 범죄 사건을 저지른다면 그 책임을 누가 져야 할까?


아틀라스 명대사.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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