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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 현실이 될 수 있을까?(1)

청소년을 위한 골 때리는 인문학

by 웅숭깊은 라쌤

애덤 프로젝트, 2022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아인슈타인.png


시간 여행은 단골손님?


시간 여행은 과거 또는 미래로 이동하는 것을 말하겠죠? 영화나 책에서 아주, 자주, 많이, 접할 수 있었을 겁니다. 아주 단골손님과 같은 소재이죠. 전 개인적으로 MCU, 그러니까 마블 시리즈의 열광적인 팬이어서 <어벤져스: 엔드 게임>에 등장했던 시간 여행 관련 에피소드가 여전히 기억에 선명히 남아 있습니다. 양자 역학이라는 낯선 학문에 대해 알게 되기도 했고 ‘다중 세계’라는 신선한 소재도 꽤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뿐만이 아닙니다. 이희영 작가의 <셰이커>, 메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 여러분께 추천해드리고 싶은 소설 작품도 정말 많아요!

그런데 사실 여기서 함께 살펴보고자 하는 작품은 따로 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애덤 프로젝트>! 정말 흥미롭게 감상했던 <프리 가이>라는 영화의 감독 숀 레비와 주연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다시 손을 잡고 만든 명작입니다. 그저 킬링타임용 영화를 찾다가 우연히 두 사람의 이름을 확인한 뒤 ‘믿고 본다’란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정말이지 시간이 뚝딱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만큼 몰입감이 뛰어난 작품이랄까요?

영화 초반부에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집니다. 두 사람이 누구냐고요? 바로 애덤과, 애덤! 2050년의 애덤이 2022년의 애덤에게 찾아온 것이었죠. 물론 그 만남 자체가 원래 목적이었던 건 아니지만, 어쨌든 덕분에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시간 여행에 얽힌 사연과 문제를 해결해나갑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 여기서 살짝 섬뜩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늘 궁금했던 부분이거든요. 과거의 나를 만나 어떠한 정보를 전달하고 그래서 나의 과거가 바뀌었다면 나의 현재는 어떻게 될 것인지! 여러분도 상상해보세요. 과거의 나를 만나면 뭐부터 말해줄 건가요? 로또 당첨 번호? 어디 어디 땅을 사라? 아니면 그때 시험 정답이 뭐였는지? 정말 그랬다면 우린 지금 다른 삶을 살고 있을까요?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진짜 시간 여행 기술이 개발되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혼란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지워지질 않네요. 그럼에도 어쨌거나 과학자들은 말합니다. 시간 여행은, ‘이론적으로는’ 분명 가능하다고 말이죠.



아인슈타인, 상대성 이론을 주장하다


시간 여행을 논할 때 절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은 역시나, 아인슈타인입니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과학계에 큰 획을 그었던 인물이죠. 아인슈타인은 1905년,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했습니다. 자, 미리 말씀드리지만 전 이 이론 죽을 때까지 절대 이해 못 할 것 같습니다. 문과라서 죄송하다고 해야 하나. 굉장히 수준이 높은 이론이더라고요. 그런데 정말이지 전문가분들 역시도 설명에 난색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상대성 이론을 이 짧은 몇 개의 문장들만으로 설명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죠. 아주 간략하게만 설명, 아니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쉽게 설명해달라는 대중들의 부탁에 이런 답을 했습니다.


“Put your hand on a hot stove for a minute, and it seems like an hour. Sit with a pretty girl gor an hour, and it seems like a minute. That is relativity.”

“뜨거운 난로 위에 손을 대고 있으면 1분이 1시간처럼 느껴지지만,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 공원 벤치에 앉아 있으면 1시간이 1분처럼 느껴집니다. 그것이 바로 상대성 이론이죠.”


아인슈타인.jpg 알베트르 아인슈타인

이 말 자체는 이해되시죠? 결국 시간은 상대적이다, 뭐 그런 의미입니다. 결국 핵심은 이렇게 이어지죠. 시간과 공간은 절대적이지 않으며 관찰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다시 정리하면 특수상대성 이론은 물리 법칙과 빛의 속도는 항상 일정하고, 변하는 것은 시간 혹은 거리 같은 물리량이라는 내용입니다.

다만 특수상대성 이론은 등속운동의 경우에는 적용이 되지만 좀 더 실제적인, 그러니까 가속운동이나 중력이 적용되는 공간에서는 정확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인슈타인 스스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고 이에 새로이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였습니다. 정확히 10년 뒤, 1915년의 일이었죠. 일반상대성 이론은 우리가 알고 있는 중력은 사실 물체가 우주 공간을 구부려서 생기는 힘이라는 이론입니다. 큰 물체일수록 더 많이 공간을 휘게 만들어서 다른 물체들이 끌려가게 된달까요? 트램펄린 위에 엄청나게 크고 무거운 볼링공을 올려놓으면 당연히 천이 푹 꺼지게 됩니다. 그 다음에 작은 공을 굴리면, 휘어진 트램펄린 때문에 작은 공이 볼링공 쪽으로 굴러가겠죠? 이게 바로 공간이 휘어져서 생기는 중력의 모습과 같은 겁니다. 이와 같이 태양처럼 무거운 천체가 우주 공간을 휘게 만들고, 그 휘어진 공간을 따라 지구 같은 행성이 움직이는 거죠. 일반 상대성 이론 덕분에 미래의 학자들은 블랙홀이나 빅뱅 같은 다양한 우주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간 여행이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상대적으로 다르게 느껴지는 시간, 이게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로 시간은 여러 조건이나 상황에 따라 빠르게 혹은 느리게 흘러간다’라는 점에 착안한다면 정말 시간 여행이 가능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가장 잘 알려진 가정은 이런 겁니다.

우주선을 타고 빛의 속도에 버금갈 정도로 아주 빠르게 나아간다면, 이때 우주선 안의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반면 지구에서는 시간이 훨씬 빠르게 흐르게 됩니다. 결국 지구로 돌아왔을 때는 많은 시간이 지나 있지만, 우주선 안에 있던 사람은 몇 시간 또는 며칠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가 된다는 것이죠.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우리가 미래를 향해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과거로 가기 위해서는 ‘웜홀’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하는데, 웜홀은 시간과 공간을 잇는 일종의 지름길 같은 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우주 어딘가에 웜홀이 존재하고, 그것을 통과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우린 다른 시간으로 통하는 문을 지나갈 수 있게 된다고요! 아뿔싸, 하지만 웜홀은 아직 관측된 적이 없다고 하네요.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은 아직 이론 속에만 존재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어벤져스: 엔드 게임>에서는 시간 여행과 관련하여 ‘다중우주 이론’이 제시되기도 했죠. 일반적으로는 시간 여행의 문제로 가장 많이 지적받는 것이 ‘타임 패러독스(할아버지 역설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니까 과거의 무언가를 바꿨을 때 현재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내가 과거로 여행을 떠났는데 그곳에서 나의 할아버지를 죽이면, 지금의 나는 소멸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다중우주 이론은 이와 달리 과거로 여행을 떠나는 것은 현재에 영향을 주지 않고 새로운 분기가 생성된다는 논리를 차용하고 있습니다.


시간 여행에 관한 이론이나 주장, 더불어 상상력은 무궁무진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직 실현되지 않은 기술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과거엔 상상 속에서만 머물던 일들이 지금 우리네 현실이 되었듯, 이러한 시간 여행 기술도 어쩌면 먼 미래엔 당연한 일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대해보아도 되겠죠?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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