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생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즈음 주변에 취미가 ‘전시 관람’인 사람이 굉장히 드문 것 같습니다.
전시에 관심을 오래도록 두고 있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을 많이 들었습니다.
저 또한 많이 고민해보고 두려워했던 사람으로서
쓸데없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 모를
저만의 전시 관람 비책을 꺼내보고자 합니다.
1.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자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니즈를 알아주는 것입니다.
개인은 각각 취향과 성향, 선호가 다릅니다.
모두 같은 마음으로 전시장에 발을 들일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먼저 자신이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
어떤 전시, 분위기, 공간, 환경 등을 선호하는지 알아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가 어떤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지,
어떤 분위기를 선호하는지,
어떠한 공간을 방문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중에서가 아니고, 이 중 모두가 아니더라도
단 한 가지라도 전시에 대한 자신의 니즈가 있다면
그것을 시작점으로 삼아 전시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2. 나에게 맞는 기관 및 전시를 찾는다
이제 위의 자신의 취향에 대한 개인적인 리서치가 끝났다면, 그것을 현실로 끌어올 시간입니다.
이제는 실제 기관 및 전시를 찾아볼 차례입니다.
접근하는 방법으로 크게 두 가지를 추천합니다.
첫 번째는 가장 보편적인 전시 자체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어떤 전시가 어디서 진행되고 있는지,
그리고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일일이 찾아보는 것에
피로도를 느끼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 경우 SNS 및 블로그의 포스트 및 계정을 참고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친절하게 설명 및 정리를 해놓은 경우가 많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기관을 찾는 방법입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크게 흥미가 가는 전시가 없다면
전시를 주최하는 기관을 위주로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전시에 이제 막 입문한 초입자들에게는
먼저 대형 미술관, 박물관 위주로 알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선호하는지를 바탕으로
자신의 니즈와 기관의 특성 및 이미지를 대조해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전시에 들어가는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MMCA나 국립중앙박물관 같은 국가 운영 기관의
상설전시 위주로 시작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미술관 및 박물관들의 상설전시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경우가 많고,
많은 경우 학생들에게는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예시로, 자신이 전시를 통해 미술에 대한 배움을 얻고 싶다면, 예술의전당과 국립중앙박물관의 기획전시를 추천합니다.
금액대는 비교적 높지만 전시품들과 캡션 및 도슨트 등의 콘텐츠의 교육적 질이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 상당히 높기에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을 찍어 SNS 포스트용으로 활용하고 싶다거나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면, 체험형 및 비주얼 중심 디자인 전시나 상업 전시를 위주로 하는 그라운드 시소나 DDP의 전시를,
조금 더 전위적이고 시도적인 작가들의 전시를 만나고 싶다면 리움미술관을,
감각적이고 라이프스타일 중심을 전시를 선호한다면 D뮤지엄,
역사나 고미술에 관심이 많다면,
국립중앙박물관과 리움미술관의 상설전을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3. 제공된 콘텐츠들을 살펴볼 시간을 가지자
전시마다의 배치와 제공되는 요소들은 상이합니다.
어떤 전시는 전시품들 위주로 전시되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전시는 전시 작품과 함께 안내글과 캡션이 다수 존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시 관람 순서 자체를 미리 안내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전시의 흐름을 결정하고 내용을 소개해줍니다.
전시에 입장하며 초입에서 가볍게 전시의 흐름을 살펴봅니다.
어떤 분위기의 전시인지,
어디에 안내글과 캡션이 위치되어 있는지,
또는 자신이 도슨트가 필요하다면
사전에 음성 도슨트를 구입하거나
미술관 개별 앱이나 바코드에 존재하는 큐레이션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전부 눈에 담아야 한다는 부담을 버린다
전시는 굉장히 유한한 콘텐츠입니다.
입구로 들어가, 출구를 나서면 더 이상 재입장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전시 기간이 끝나면 더 이상 그 자리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됩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인지 많은 이들은
전시 내에 존재하는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정보와 기억을 수용하려 노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이는 굉장히 좋은 태도입니다.
전시는 이러한 목적으로 관람객들에게 만들어지고 제공되기에, 그 목적을 이룬 것에 대한 뿌듯함이 보는 우리와 전시를 모두 행복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책임감, 다르게 말하면 부담감이 우리를 피로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피로함에 대한 감각과 경험은 전시 이후의 기억과 행동력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부정적 기억은 관람객들이 전시와 거리를 두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더 이상 전시를 즐기지 못하고 과제물처럼 무겁게 소화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순간 전시는 그 목적을 상실하게 됩니다.
관람객 또한 전시 자체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잃습니다.
이러한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전부 담아가고자 하는 부담을 줄이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치 동네 앞 마트에서 서성거리다 원하는 채소 몇 개를 사 돌아가듯,
때로는 가볍고 즐거운 태도가 전시와 사람 모두를 만족시킵니다.
모든 작품을 눈에 담아내지 못해도,
모든 캡션을 읽고 머리에 각인시키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그저 그 순간을 즐기고, 이곳에 존재하였던 ‘나’만을 남겨가도 그만으로도 충분합니다.
5. 최소한의 공손함이 필요하다
관람객들은 전시를 소비자로서 방문합니다.
따라서 전시는 그들을 위해 제공된 공간이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 나올 자격은 충분합니다.
하지만 전시 공간은 한 개인만이 향유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다수가 여가를 즐기고, 쉼을 얻고,
또는 배움을 위해 방문하는 공공의 공간입니다.
전시 공간 내에서 지나치게 자신을 점검하느라 소심해질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의 예의와 공손함이 그 전시와 사람을 지킵니다.
전시마다 내부 규정은 상이하기에,
입장하기 전 검표 직원의 유의사항을 기억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사진 촬영 및 영상 촬영에 대한 규정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되도록이면 카메라 플래시는 꺼두고,
촬영음이 크게 들리지 않도록 최소화로 설정을하는 것이 좋습니다.
6. 전시를 아쉬워하되, 내 자신에게 실망하지 않는다
전시 관람 후 각자의 인상은 다를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전시를 유익한 취미라 생각합니다.
이 때문인지 전시의 내용 및 제공되는 정보들을 모두 소화하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감과 후회감이 따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전시가 제공하는 정보는 유익하지만
어떤 정보를 수용하고 내 것으로 만들지는
순전히 관람객의 몫입니다.
우리는 그 전시를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되
내 자신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면 안 됩니다.
전시는 사람을 위해 존재합니다.
전시를 방문한 우리 모두는 전시를 존재하게 하는 사람입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전시를 나와,
전시와의 다음 만남을 기약합니다.
여기까지,
모르고 보면 좋지만
알고 봐도 나쁘지 않은
아주 사적인 전시 지침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