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아주 큰 생각 없이 그려 본 것이다.
조금 완만하게 꺾인 메스가 유럽 스타일(?)로 그려지면 어떨까 했다.
유럽 스타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할 순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직각만 쓰지 않고
둔각, 예각을 적절히 섞어주면 유럽 스타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안도가 제주도에 했던 레스토랑 건물 같은 분위기가 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감각, 느낌.. 이런 단어들을 별로 안좋아한다.
뭔가 태어날때부터 가지고 나오는 재능이 중요하다는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이다.
난 재능보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소위 '노력파'다. 태어났을 때 모든 것이 결판난다고
하면 우린 열심히 노력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내가 내린 나름의 결론은 감각도 기르면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타고난 감각이 좋아도 기르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그리고 아무리 타고난 감각이 무디어도 기르고 기르면 언젠간 좋아진다.
이치로도 자신은 천재가 아니라고 했다고 한다.
미켈란젤로도 자신의 노력에 비하면 보여지는 능력은 미미하다고 했다.
그정도 되는 인물들이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은 타고난 능력은 정말 별 게 아니라는 뜻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타고난 재능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내가 볼 때 이런 것이다.
노력으로 좌우된다고 하면 지금 능력이 모자라는 것은 자신들이 노력하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모든 것은 그 사람들의 책임이 된다. 그것을 견디기 어려우니 재능이라는 말로 '도피'하는 것이다.
태어날때부터 결판난다고 하면 내 능력이 모자란 것은 내 죄가 아니니까.
그런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긴 쉽지 않다. 아니 불가능하다.
사람은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어울리고 그 생각을 나누고 재생산한다.
그러니 각자의 길로 가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경험을 하면서
스스로를 단련시켜야 한다. 그것이 지금 내 생각이다.
'건축가의 습관' 저자
www.openstudioarch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