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한지 몇 년이 지났지만, 템버린즈 플래그십 스토어가 주는 시각적 임팩트는 여전히 엄청나다. 나와 같이 답사했던 사람들은 부동산 업계 종사자 분들이었는데, 이렇게까지 면적의 논리를 무시하고 '용적률 0%'의 건물이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롭기까지 하다는 눈치였다(모든 가용면적을 지하로 보냈으니 용적률은 0%인 셈이다). 템버린즈 플래그십 스토어는 건축가들이 중요시하는 '디자인'과 미학의 힘이 자본과 부동산의 논리를 넘어선 가장 극적인 사례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어떻게 이러한 폐허와 같은 공간의 힘이 이 정도로 강력한 파급력을 가지게 된 걸까. 전국 최고의 핫플이라는 성수동이라는 장소의 힘, 기존에 없던 파격을 추구하는 아이아이 컴바인드라는 특수한 건축주, 그러한 파격을 만들어낼 실력과 감각을 지닌 건축가라는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 이런 건물이 가능해지지 않았나 싶다.
이제는 저 비워진 프레임들 사이 사이로 각종 미술품이 마치 빨래처럼 주렁주렁 널리기도 하고, 지하의 전시공간도 플랙서블하게 다양한 조각품들이 교체되어 전시되고 있었다. 프레임 사이의 비워진 공간들이 새로운 컨텐츠를 수용하는 플랫폼이 되어 템버린즈 플래그심 스토어의 화제성을 다시 한번 부스팅하고 있다. 이것이 상업과 자본에서 따지는 '숫자'와 '면적'이 수용하지 못하는 공간과 문화의 힘이다.
-------
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OPEN STUDIO ARCHITECTURE
글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소장 / 건축사
'건축가의 습관' 저자
Architect (KIRA)
M.010-2051-4980
EMAIL ratm820309@gmail.com
www.openstudioarch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