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육대학교에서 진행했던 4학년 2학기 스튜디오 강의가 끝났다. 일주일에 한 번 나가는 강의였고, 다른 교수님과 함께 크로스로 수업을 했다. 건국대 주변에 화양 초등학교라는 폐교를 리모델링, 증축하는 프로젝트였고, 노인주거 및 복지시설, 그에 부속된 상업시설, 리테일 등이 주어진 프로그램이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주어진 프로그램의 면적과 규모가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 건물 옆에 붙는 증축 동이 너무 커져서 기존 학교 건물의 1.5~2배는 되어야 주어진 프로그램을 해결할 정도가 되었고, 이러다보니 새로 지어지는 부분이 기존 건물을 뒤덮고, 압도해버리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기존 건물의 흔적이나 재료를 살린다는 리모델링 특유의 세밀하고 섬세한 접근은 거의 기대하기 힘들게 되었고, 거의 모든 학생이 신축과 비슷한 접근을 하게 되었다. 이런 측면은 다음 학기에 개선이 되었느면 하는 바램이다.
삼육대학교의 프로그램은 상당히 실무 위주의, 실제적인 접근을 하는 듯 했다. 주어진 과제의 양이나 수준이 정말 많고 높았고, 지난 학기 학생들 도면집을 보니 실제 사무소에서 나온 게 아닌가 싶을 만큼 수준이 높았다. 학생들도 끝까지 포기하는 학생 없이, 끝까지 모두 일정 수준 이상 과제를 해내는 모습이 대단하고 놀라웠다. 잘하는 학생들은 과제를 위해 각종 자료와 책을 찾아보고 유명 건축가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정말 깊게 파고드는 모습을 보여줘서 가르치는 나조차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 고 자극을 받을 정도였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뭔가 해보려고 하는 듯 한데도 잘 안되는 친구들' '노력하는데도 성과가 안나는 친구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일주일에 고작 30분 정도 두 번 봐주는 것으로 학생이 하는 모든 것들을 살피고 세세한 개선책을 제시하긴 힘들다. 사실상 약간의 방향제시와 자극을 주는 정도의 역할이 전부라고 봐야 한다. 결국 학생 스스로가 공부하고 연습하며 뭔가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이 때 시각적인 경험이 부족하거나 성장이 더딘 학생은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5년의 과정이 다른 학과보다 길어보이기는 하지만, 사회에 나가서 10~20년 실무를 하는 것에 비한다면 짧은 것이다. 그러니 그 5년 세월동안 '나는 이 분야가 아니야. 적성에 안맞는다'고 포기하는 건 조금 이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그렇다고 설계분야를 꼭 고집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아니라고 생각하면 다른 분야로 가도 좋다. 다만 좀 길게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가르치는 교수는 어떻게든 학생의 가능성과 장점을 칮아서 복돋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몇 개의 설계기법, 테크닉, 이론을 가르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설사 그 학생이 설계를 그만두고 다른 분야로 간다고 해도, 그렇개 찾은 장점들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모든 학생이 낙오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도록 끌고 가는데 신경을 쓰는 편이다.
한 학기동안 힘든 과제를 수행한 학생들과 같이 지도해주신 교수님들, 특히 전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매니징해주신 권햬주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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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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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소장 / 건축사
'건축가의 습관' 저자
Architect (K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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