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업지역에 대해서
제가 일하고 있고, 또 블로그 등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성수동(성수동1가 + 성수동2가)은 주로 준공업지역과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준공업지역이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죠. 오늘은 이 준공업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첨부된 이미지는 다음지도에서 성수동 인근의 지역지구를 표시해본 것입니다. 보라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준공업지역, 노란색이 일반주거지역, 붉은 색이 상업지역, 녹색이 자연녹지지역입니다. 상당히 넓은 구역이 준공업지역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준공업지역은 경공업 및 비교적 환경오염이 적은 공장을 수용하면서 주거·상업·업무 기능이 혼재된 지역입니다. 전용/일반공업지역과 달리 주거 및 상업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조건입니다. 성수동은 오래 전부터 금속, 인쇄, 수제화공업이 발전한 지역으로, 그에 따른 영향으로 많은 지역이 준공업지역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성수동이 '한국의 브루클린'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된 것도 이 '준공업지역'의 덕이 큽니다. 공업지역이지만 주거와 상업 건물도 가능했기에, 초창기의 싼 임대료를 보고 많은 예술가들의 작업실, 갤러리와 특색있는 카페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이것들의 주변 공업지역의 빈티지한 분위기와 맞물려 성수동만의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핫플레이스라는 성수동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이 되었습니다.
첨부된 그림을 보시면, 서울시내 여러 곳에 준공업지역이 분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성수동에서만 준공업지역이 핫플레이스로 발전할 수 있었을까요? 저는 그 요인을 두 가지 정도로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첫 번째는 서울숲과 한강공원이라는 녹지 공간과 매우 근접해 있다는 점입니다. 성수동은 그 인근에 서울숲이라는, 서울 시내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녹색 공원을 두고 있습니다. 몇 블럭만 건너면 한강 공원으로 바로 나갈 수 있다는 점도 매우 큰 장점이죠. 공업지역의 삭막함을 대폭 완화시켜줄 수 있는 녹색공간이 근접하고 있다는 점은 성수동만의 굉장히 큰 장점입니다.
두 번째는 강남권과의 접근성입니다. 성수대교, 영동대교를 건너면 바로 강남으로 접근할 수 있죠. 서울 최고의 부촌이자 중심지인 강남으로의 접근성이 좋다는 점은 성수동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주었습니다.
준공업지역에서는 일반적인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다세대주택, 단란주점이나 안마시술소를 제외한 근린생활시설 등이 허용됩니다. 건축주분들이 원하는 거의 모든 용도가 가능한 지역이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일반적으로 보시는 일반주거지역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1. 비교적 높은 '건폐율/용적률'을 적용받는다는 점과
2.'일조사선제한'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서울시내 준공업지역의 건폐율은 60%, 용적률은 400%입니다. 서울시내 준공업지역에서 지구단위 구역이나 공동주택을 지을 경우 250%로 규정되는 경우가 있지만, 성수동 준공업지역의 경우 400%를 적용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 건축주분들께서 보시는 1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건폐율 60% 용적률 150% / 2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건폐율 60% 용적률 200%(최근 250%으로 일시적 상향) / 3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건폐율 50% 용적률 250% (최근 300%로 일시적 상향) 입니다. 이런 지역들과 비교했을 때 용적률 400%는 굉장히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일조사선 제한입니다. 건축주분들이 주로 보시는 '일반주거지역' 혹은 '전용주거지역'은 '일조사선제한'이라는 법규를 적용받습니다. 북측의 인접대지경계선에서 일정 길이, 일정 높이 간격을 두고 건물을 지어야 한다는 법규인데요. 이 법규로 인해서 건물의 모양이 특정하게 꺾인 사선 모양으로 규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 자세히 소개하기 보다는, 제 블로그에서 소개하는 별도의 글을 통해서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다만 이 글을 쓴 시점에서 1.5미터를 이격해야 하는 높이는 10미터로 바뀌었다는 점만 참고해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참고로 이 일조사선 규정이 최근에 전면적으로 개정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향후 개정이 되면 제 블로그를 통해 자세히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일조사선을 적용받지 않게 되면 건물을 비교적 똑바로, 반듯하게 올릴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는데요. 하지만 이것이 한량없이 건물을 높게 올릴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성수동 준공업지역 대부분의 필지들은 '가로구역별 높이제한'이라는 법규를 적용받는데요. 필지의 깊이와 전면도로의 폭을 계산하여 건물의 최고높이를 산정하는 방식의 법규입니다. 이 법규 역시 자세히 설명드리자면 상당히 이야기가 복잡해질 것 같아 이번 글에서는 이 정도로 간단하게만 소개하고자 합니다. 다만, 도로 폭과 필지의 깊이를 고려하여 건물 최고 높이를 산정하는 법규라는 점만 알아두시면 좋을 듯 합니다.
이 '가로구역별 높이제한' 법규를 적용받더라도, 일조사선 법규와 같이 건물이 삐딱하게 사선으로 잘려나가는 경우는 없게 됩니다. '가로구역별 높이제한'은 입체적인 건물의 형상이 아니라, 최고 높이만을 규제하는 법규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 높이 이하로는 어떤 모양으로든 건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용적률 한도 내에서 만들어야겠죠. 제가 작업했던 성수동 스튜디오 건물 '아틀리에 8'이 이러한 가로구역별 높이제한을 적용받은 건물입니다. 일조사선의 제한 없이, 건물의 조형성을 살려서 디자인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건물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성수동 준공업 지역의 특징들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공업지역 특유의 거칠고 빈티지한 분위기와 젊은 예술가들의 트렌디한 문화가 만나 핫플레이스의 기점이 되었다는 점. 그리고 법규적으로 높은 용적률과 일조사선이 없다는 점이 개발의 이점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성수동의 유행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러한 이점들을 살리는 개발, 건축이 앞으로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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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OPEN STUDIO ARCHITECTURE
글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소장 / 건축사
'건축가의 습관' 저자
Architect (K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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