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경환 Feb 02. 2022

<다윈이 자기계발서를 쓴다면>

닭이 먼저냐 VS 알이 먼저냐

창조론과 진화론 중에 무엇이 옳다고 생각하는가?

나에게는 두 이론 자체가 크게 의미가 없었다. 신이 나를 만들었던, 진화의 진화를 거쳐 인간이 되었던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 내가 살아 있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다윈이 자기계발서를 쓴다면>을 읽으면서 진화론을 통해 내가 왜 게으를 수밖에 없고, 살이 찔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진화론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며, 엄청난 통찰을 얻는 것도 아니다. 최소한 진화론이 지금의 내 상황을 이해하는데 설득력이 있었을 뿐이다.


" 유전자는 행복이든 불행이든 그 어느 쪽도 오랫동안 지속되길 바라지 않는다. 왜? 행복감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게을러지고 나태해져서 유전자를 널리 퍼트리려는 의지가 약화될 것이고, 반대로 불행에 빠져 우울감이 너무 길어지면 삶을 포기하게 되어 유전자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전자는 당신이 행복하길 바라되, 삶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잃지 않도록 아주 잠깐 동안만 행복하길 바라고, 불행에 빠진다면 하루빨리 벗어나도록 돕는다. "


- 독특한 개념이다.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들의 '의지'인 것은 분명하지만, 유전자들은 '의지' 와는 별개로 자신의 생존을 위해 행복과 불행을 오래도록 유지하지 않는다는 것이. 


" 이 책의 접근법은 우리가 가진 문제들을 단시일 안에 해결하는 만능열쇠가 아니다. 그보다는 세상을 보다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한다는 편이 옳다. "


- 책을 읽으면서 느낀 부분이기도 하다. 전적으로 진화론이 옳거나, 맞다고 주장하기보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한 것 같았다.


책에서 재미있었던 부분 중에 하나가 한 연구 결과를 통해서 밝긴 행복에 대한 지속성을 이야기한 부분이다.

" 로또에 당첨이 되고 1년이 지나지 않아 당첨자들의 행복감은 평균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사고로 불구가 된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연구에 따르면 사고로 다리를 잃은 사람도 1년이 지나지 않아 5점 만점의 행복도에서 3점으로 회복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아무리 큰 불행일지라도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덜 고통스럽고 훨씬 빨리 지나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삶의 변화에 재빨리 적응하면서 살아간다."


" 미래를 바꾸고자 할 경우 자신부터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모두 내일을 오늘과 다를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 기대가 생기는 것은 유전자가 그렇게 느끼도록 설계해 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으면 '내일의 나'는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어제의 나'를 닮는다. 또 환경의 변화만으로는 금세 제자리로 돌아가고 만다. 어제의 나처럼 살고 싶지 않다면 내 자신을 변화시키고 오늘이 마치 삶의 전부인 것처럼 살아야 한다. "


- 관성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의 유전자는 어제의 나를 닮으려고 애쓴다. 왜? 어제의 내가 편안했고 안전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에 대해서 망설임이나 고민이 드는 이유는 진화론적인 관점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진화론적으로 원래 이렇게 태어났으니 변화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선사시대부터 유전자는 생존을 위해 설계되어 있지만, 지금의 우리는 어떠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 인간의 두뇌는 행복을 재빨리 창조할 수 있다. 이 점을 인식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우리의 유전적 체계에는 세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다. 첫째, 물질적인 충족은 행복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둘째, 우리가 발전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셋째, 기대심리가 행복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가능하다면 오르막을 오르도록 우리의 삶을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변화가 긍정적일 수 있도록 상황과 기대감을 만들어야 한다. "


- 단순하게 많은 것을 가진다고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행복과 불행의 차이는 플러스이냐, 마이너스이냐의 차이일 뿐이다. 우리는 보통 아침, 점심, 저녁을 먹고산다. 평균적으로 아침, 점심, 저녁을 먹는다고 해서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식사를 챙겨 먹는다는 것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수요건이 충족되지 못할 때, 우리는 불행을 느낀다. 가령 한 끼도 챙겨 먹지 못하는 환경이거나 최소한 의식주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가 해당된다.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잘 들여다봐야 할 때가 있다. 타인의 삶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 내 삶이 인간으로서 마땅히 갖추어야 할 의식주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인지 아니면 갖고 싶지만 갖지 못한 욕심 때문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완벽한 세상을 꿈꾸라고 하면 사람들은 보통 '게으름'과 '여유'를 그 이미지 속에 넣는다. 해변에서 마가리타를 마시고 돈에 구애받지 않는 쇼핑을 하거나 맥주와 피자가 함께하는 스포츠 관람이 그것이다. 놀랍지만 학자들은 이런 종류의 활동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중략) 이해할 수 없는 모순 중의 하나는 사람들이 여가를 즐길 때보다 일을 하는 가운데 긍정적인 결과를 더 많이 경험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더 이상한 것은 몰입을 경험할 때조차 게으르기를 꿈꾼다는 것이다. 그래서 음료수를 홀짝거리며 게으름을 부리는 것이 좋다고 말하면서도 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갈 때 우리는 행복감을 느낀다."


- 행복해지고 싶다면, 몰입하라. 몰입을 통해 목표에 가까워져 가는 순간과 목표를 달성할 때 느끼는 희열감을 통해 우리는 행복을 반복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도 진화론과 창조론 중에 어느 것이 옳다고 정의할 수 없다. (정의하고 싶지도 않다.)

새로운 관점을 통해 나를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았다.

이런저런 핑계로 책 읽기를 가까이하지 않았다. (책 읽기를 놓은 것은 아니지만) 브런치에 글을 쓴다는 것이 사실 어느 정도 수준 높은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이 있어서 책을 읽어도 따로 기록을 하지는 않았다.

내가 돈을 받고 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결국 내 성장을 위한 글쓰기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쉽게 다시 글을 쓰려고 한다.

(이번에는 빨리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