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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Sep 30. 2024

24~25 시즌 페퍼의 가능성

박정아, 자비치, 장위 그리고 다른 4명의 아웃사이드 히터들 

5세트가 시작됐다. 


흔히 시즌이 바뀌면 팀은 새로운 모습을 갖추기 마련이다. 그런데 현대건설(이하 현건)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감독도, 선수도, 공격 방식도. 반면 페퍼저축은행(이하 페퍼)은 거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 감독도, 외국인선수도, 플레이도. 박정아를 영입하고 야스민까지 모시면서 큰 기대를 받았던 작년에 대한 실망을 잊지 못했어도 이 정도 변화면 올해는 한 번 해보겠지, 하는 기대감을 갖기 마련이다. 


197cm 장위의 블로킹으로 1세트를 25:22로 이겼다. 2세트는 정말 잘 쫓아갔지만 장위의 서브가 나가면서 23:25로 졌다. 3세트는 1, 2점차를 계속 유지하다 21:23까지 추격했고 양효진 서브 범실, 모바 서브 범실, 위파위 오픈 공격 범실로 24:24를 만들었다. 위파위의 퀵 오픈을 내주고 장위의 이동 공격으로 한 번 더 쫓아갔지만 모마의 백어택을 막지 못했다. 25:26에서 양효진이 끝을 봤다. 25:27. 


초반부터 앞서나간 4세트는 두 점 차 이상을 유지하면서 리드를 끌었고 자비치의 백어택이 터지면서 25:22로 세트스코어를 2:2로 만들었다. 앞 경기에 이어 두 번째 경기도 5세트를 치르게 된 것이다. 


4세트까지 공격 성공률은 페퍼가 33%로 조금 높았지만 리시브 효율이 33%로 44%인 현건에 밀리는 게 약간 마음에 걸렸다. 현건의 점수 분포를 보니 모마가 30점, 위파이 12점, 양효진 11점. 이 정도면 모마만 잘 막으면 될 것 같은데 어디 막는다고 막힐 선수인가. 그러나 초반보다 점점 나은 컨디션을 보이는 박정아의 컨디션이 살고 박사랑이 자비치의 백어택, 장위의 이동공격을 잘 유도하면 승세가 있다고 봤다. 


자비치의 밀어넣기로 1점, 페퍼가 먼저 시동을 걸었다. 모마의 스파이크를 한다혜가 받아 시도한 박정아의 푸시 공격은 막혔고 다시 넘어온 모마의 공격이 블로커 맞고 나가면서 1:1, 위파위 서브를 한다혜가 리시브, 박사랑 - 박정아로 이어졌으나 모마가 블로킹하고 김다인이 디그, 김연견에 토스한 공을 받아 모마가 스파이크. 박정아가 블로킹했으니 터치넷으로 1:2. 그러나 자비치의 시원한 오픈이 2:2를 만들었다. 


정지윤의 퀵오픈과 이다현의 블로킹으로 2:4, 박정아 시간차로 3:4, 정지윤 공격 범실로 4:4 동점이 되었고 자비치 서브 범실로 다시 현건이 1점 앞선다. 모마의 백어택으로 4:6까지 벌어졌으나 곧바로 서브 범실을 낸 모마 덕분에 다시 1점을 회복한 페퍼. 정지윤의 퀵오픈 때 자비치가 얼굴을 맞을 뻔 했으나 반사적으로 막아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그게 또 라인을 벗어나서 5:7,  위파위의 시간차가 이어지면서 5:8을 만들고 코트를 바꿨다. 


고예림 서브 범실, 박연화 서브 에이스로 눈깜박할 새 7:8로 추격했지만 박연화 서브 범실(원포인트 서버들이 첫 번째 서브 에이스 내고 두 번째 범실하면 왜 이렇게 아까운 건가!)로 7:9, 현건의 서지혜 서브 범실이 이어지면서 8:9, 양효진의 속공으로 8:10, 연이은 양효진의 오픈으로 8:11 (부상 중이라는 양효진은 왜 이렇게 펄펄 나는가!), 거기에 자비치의 퀵오픈을 받은 위파위의 디그가 페퍼쪽 엔드라인 안쪽에 떨어지면서 8:12 (행운까지 현건의 편인가!) 약간 눈 앞이 캄캄해지는 가운데 자비치가 득점을 올려 9:12가 됐다. 


박정아의 오픈으로 10:12, 경기가 해볼만 하겠다 싶은 마음이었지만 모마의 퀵오픈, 정지윤의 블로킹이 연이어 터지면서 10:14가 됐다. 위파위의 서브를 한다헤 - 박사랑의 연결로 정확히 박정아에게 이어지면서 퀵오픈 득점을 했지만 결국 모마의 오픈 공격 앞에 페퍼는 컵대회 1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낯설었지만 잘했다

흠잡을 때가 없는 경기였다. 두 팀 모두 최선을 다했고 새로운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고 이제 드디어 제 몫을 해야 하는 선수들의 성장도 보았다. 페퍼는 많은 것이 낯설겠지만, 그리고 이제 겨우 1회차 경기를 끝냈지만 장위와 자비치가 컨디션을 어느 정도까지 회복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팀들의 경계 대상이 될 것 같다. 일단 이 셋이 전위에 서 있다고 생각해 보라. 박정아 187cm(오늘 공격성공률 37.88) 자비치 191cm(31.15%), 장위 197cm(66.67%), 어마 무시한 높이를 자랑하는 것이다. 


이예림의 활약으로 이한비, 박경현, 박은서 간의 경쟁이 꽤, 아니 무척 치열해질 것 같다. 채선아의 내공도 무시 못하지. 총 7명의 아웃사이드 히터들이 어떤 경쟁을 펼칠지 그것도 페퍼의 경기를 보는 즐거움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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