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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Oct 02. 2024

와일러, GS칼텍스의 비밀 병기가 될 수 있을까

스테파니 와일러의 도전과 성장을 응원한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아시아쿼터 스테파니 와일러(Stefanie Weiler)가 연일 화제다. 컵대회 첫 경기인 GS칼텍스 vs 도로공사 전에서 와일러는 23득점, 공격성공률 43.24%로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이 때만 해도 와일러가 잘했다기 보다는 운이 좋았을 거라고 보는 해설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10월 1일 컵대회 2차전 현대건설 전에서도 와일러는 24득점, 42.55%로 지난 번 성적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라.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선수들 대부분이 제 몫을 하고 있는데 왜 와일러에 대해서는 이렇게 호들갑일까? 이유는 단 하나다. 와일러가 비치발리볼 출신이라서다. 비치발리볼 출신이 실내 프로배구로 전향했는데 이렇게 하는 게 대박 신기해. 이게 와일러를 보는 대부분의 시각이다.


스테파니 와일러는 오스트레일리아 질롱(Geelong)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시절 비치발리볼에 입문했다. 뛰어난 기량을 보여준 까닭에 오스트레일리아 국가 재능 발굴 프로그램(National Talent Identification Program)을 통해 스카우트되었고, 18세에 배구 선수로서의 경력을 쌓기 위해 질롱에서 애들레이드로 이주한다. 애들레이드에 NTIC 관련 시설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와일러는 국가대표팀 Volleyroos(발리볼 + 캥거루의 합성어란다)에 선발됐고, 자연스럽게 실내 배구와 비치발리볼 모두에서 활약한다. 국가대표로서 9년 동안 25개 이상의 국가에서 경기를 치렀고 2019년 비치발리볼 월드 프로 투어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스웨덴 엘리트 리그의 링쾨핑스(Linköpings) 팀에서 뛰었고 귀국해 아들레이트 스톰(Adelaide Storm) 팀에서 뛰며 실내 배구 경력을 이어갔다. 참고기사 : https://league.volleyball.org.au/leadership-and-experience-fuel-adelaide-storms-avl-2022-title-run/


이런 선수가 아시아쿼터 때 마지막까지 선택을 받지 못하다가 GS칼텍스의 이영택 감독에게 선택받았다. 키도 195cm면 충분하다 못해 넘치고 국가대표출신인데도 선택받지 못해 마지막까지 밀린 건 비치발리볼 출신이라는 선입견에 기존 배구계 사람들이 빠져서 그랬을 거다. 오늘 경기 중계 중에도 그랬다. 박미희 해설위원과 이름도 모를 캐스터는 와일러가 잘하는 게 그저 신기하다는 식이었다. 솔직히 나는 약간 빈정이 상했고 스테파니 와일러에 대해 글을 쓰고 말았다. 


사람들은 GS칼텍스가 올해 약체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건 아마도 작년 시즌에 차상현이 말아먹는 걸 봐서 그랬을 거다. 작년 칼텍스는 리드하는 선배도 없고 잘 따르는 후배도 없고 그저 혼자 치고 받는 실바와 좀처럼 슬럼프를 이겨내지 못한 강소휘만 있었다. 올해는 다르다. 실바가 건재하고 와일러가 들어와 한 몫 할 것으로, 아주 높은 확률로 기대되고 있다. 김지원과 이윤신의 세터 조합도 좋고 절정기를 이룬 권민지가 있다. IBK, 현건을 거쳐 GS칼텍스로 온 김주향도 열심히 하는 선수고 약간 얄미운 스타일의 한수진은 진짜 배구 천재다. 이영택의 배구가 지겨운 차상현의 배구를 지우고 새로운 GS칼텍스를 만들기를 기원한다. (하지만 우승은 정관장이…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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