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타 서브를 뭉개버린 부키리치
부키리치를 향한 목적타 서브는 이제 멈출 것인가? 그래야 할 것 같다. 부키리치는 11월3일 도로공사 전에서도 13개의 시도 끝에 6개를 정확하게, 1개를 실패하면서 세트당 리시브 효율 38.46%를 기록, 25개 중에 8개를 받은 리베로 노란의 32%보다 높은 효율을 기록했다. 게다가 부키가 리시브를 받고 공격하는 게 더 리듬감이 좋다고 했으니(경기 중 한유미 해설위원의 말 인용) - 이 말을 믿거나 말거나는 감독 마음이겠지만 - 이제는 굳이 부키에게 서브를 보낼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실제로 도로공사는 오히려 노란에게 목적타를 보냈지만 - 아니, 리베로에게 목적타를 보내는 건 도대체 무슨 전략이냐 - 노란이 지난 번 경기보다 선방하면서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솔직히 부키의 리시브를 보노라면 놀랍다. 뭐, 그냥 툭 받아내는 것 같은? 담벼락에 아무리 공을 때려봤자 담벼락은 꿈쩍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다(물론 이 견해는 부키리치의 팬인 나의, 몹시도 주관적인 견해이다).
메가는 오늘 컨디션이 무척 좋았다. 메가 특유의 백어택 직선 공격이 아주 매끄럽게 나왔고 메가는 41번 공격 시도 끝에 23 득점을 올려 공격종합성공률 56.1%를 기록했다. 부키는 13득점을 기록했고 - V리그 토탈 1,000점 기록도 세웠다 - 정호영은 공성률을 무려 70%로 속공 4득점을 포함해 10점을 기록했다. 다만 표승주가 5점으로 공격에서 조금 덜 보였다는 게 아쉽다. 물론 디그 성공률 2.67%로 후방 수비를 지원했다는 점은 인정해줘야지.
29:27로 끝난 2세트가 아주 오그라드는 재미를 주었다. 시작부터 한 점씩 주고 받은 두 팀은 계속해서 1 ~ 2점 차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24점 동점에 이르렀다. 듀스 이후 메가가 오픈을 성공하면 니콜로바가 받아 치고 정호영이 속공을 꽂으면 강소휘가 퀵오픈으로 맞받았다. 다시 메가의 퀵오픈으로 정관장이 한 점 앞섰지만 정호영이 서브를 범실해 27:27 상황에서 메가 퀵오픈 성공, 그리고 마지막을 부키리치가 오픈으로 상대방 코트를 가르면서 2세트는 29:27로 정관장이 이겼다. 오늘 염혜선 선생은 토스하기 꽤 좋았을 것 같다. 메가가 언제라도 잘 터져줬고 필요할 때마다 부키를 소환하면 되었으므로. 정관장은 현대건설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한편 강소휘가 21득점, 블로킹 4개, 수비 25개를 성공하며 고군분투했지만 니콜로바가 14점, 전새얀 14점까지는 괜찮았는데 배유나 3점, 김세빈 3점에 머물러 도로공사는 연패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내가 궁금한 것은 왜 고등학교를 아직 졸업하지 않은 어린 세터를 -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 연패 속에서 계속 기용하는가 하는 것이다. 잘한다고 칭찬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연패의 책임감이 어린 세터에게 부담이 되지는 않겠는가. 물론 김다은(흥국생명의 김다은과 동명이인이다) 세터는 무시무시한 서브와 큰 키에서 나오는 높은 토스가 장점이겠고 다들 잘 한다고 칭찬이니 뭐 흠을 잡을 것은 아니겠으나 그것은 경기를 이겼을 때 하는 말이다. 계속해서 경기에 지고 있다면 뭔가 운영에 하자가 있는 것이다. 그걸 알텐데도 계속 김다은을 기용하는 김종민을 나는 잘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결론은 나는 이윤정이 보고 싶다는 뜻이다. 카메라맨이 의도적으로 잡은 쓸쓸한 이윤정 말고 경기장에서 공을 올리는 이윤정을. (언제나 그렇듯이 이 글은 사심이 가득한 글이니까 이해해 주시길).
*오늘의 모델 : 부키리치 (미드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