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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Feb 08. 2023

넷플릭스 칵테일 마스터 : 과일 칵테일

위대한 칵테일이 데려가는 여행

“What I love about a great cocktail is how it plays on my scenes to send me to a whloe nother time and place.” 위대한 칵테일은 어디론가 나를 데려가 준다 뭐 대충 이런 뜻이려니…


최고의 칵테일 마스터를 뽑는 두 번째 시합의 주제는 과일입니다. 사과, 무화과, 망고, 참외, 패션푸르트, 구스베리, 포멜로, 타마린드 콩 그리고 두리안 중에서 하나를 골라 칵테일을 만드는 것이에요. 심사위원들은  과일이 메인이되 술맛도 나고, 어떤 장소에 있는 느낌을 나타내라고 요구했습니다.

https://www.netflix.com/kr/title/81437299?s=i&trkid=13747225&vlang=ko&clip=81625218

구스베리, 포멜로, 타마린드 콩은 뭔지도 몰랐고 두리안은 보기는 했지만 냄새 때문에 먹기를 거부했었죠. 그러니 이 칵테일들은 무슨 맛일지 상상도 안됩니다. 다만 재미있었던 건 참외가 있었고(여기서는 Korean Melon이라고 부르네요. 게다가 심사위원 중 한 명은 참외를 먹어본 적이 없다고!) 물론 저들에게는 낯선 과일이어서 그런지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선택받았습니다.


칵테일을 만드는 과정은 말로 설명하긴 어려우니 가서 보시고요 다만 참외를 활용한 바텐더는 진리키 베리에이션을 만들었다는데, 달콤한 맛이 잘 살아 있는 참외였다면 틀림없이 맛있었을 거예요. 만화 바텐더에 따르면 진리키는 유일하게 마시는 사람의 이름을 붙인 칵테일이라고 하는데, 리키라는 사람이 진 하이볼 속에 있는 라임을 자기 입맛에 맞게 짜서 먹었기 때문에 생겼다고 하죠.


서울의 텐더 바에 가면 올드패션드에 레몬, 라임, 오렌지 3가지 가니시를 넣고 머들러로 짜서 먹게 내주거든요. 저는 아주 마음에 들더라고요. 비주얼도 이쁘고. 물론 저는 끝까지 꾹꾹 눌러 짜지만 말이에요. 과일 칵테일이 많기로 유명한 데는 을지로 3가의 숙희인데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괜찮아서 (다만 양은 좀 적어요, 아, 적은 것 적다고 해야지 뭐) 칵테일을 막 배우시는 분들에게는 좋을 겁니다. 참외 칵테일도 있었던 거 같아요(없음 말고).


이 대회를 보다 보니 칵테일을 마실 때 가니시를 이용해서 안주로 내더라고요. 과일 칵테일 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아무래도 솔티독일 텐데, 예전에 지금은 청담으로 옮긴 바인하우스에서 솔티독을 주문하고 자몽을 웻지로 좀 썰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거든요. 물론 바인하우스 사장님이 워낙 좋은 과일을 써서 그렇긴 했겠지만 자몽 칵테일과 자몽 웻지를 함께 먹은 것은, 굉장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다시 대회 얘기로 돌아와서 용감하게 두리안을 고른 바텐더는, 탈락은 피했지만 칵테일은 인정받지 못했어요. 망고를 선택한 바텐더도 망고를 강조한 나머지 칵테일의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맙니다. 그래서 이 둘이 패자부활전을 하는데 주제가 뉴욕사워입니다. 뉴욕사워는 쉽게 생각하면 위스키 사워 위에 레드와인을 띄워서 서브하는 칵테일인데 계란 흰자를 넣어 거품을 낸 사워를 만드는 것까지는 그렇다 쳐도 레드와인을 이쁘게 띄우기가 어렵거든요. 바스푼 위로 레드와인을 흘려 조심스럽게 띄워야 합니다. 그런데 세상에, 뉴욕사워를 만들 술 재료는 다 주지만 바 툴을 안 주고 무슨 공구함 같은 걸 던져줘요. 바 도구 없이 뉴욕사워를 만들라니. 이건 좀 잔인하죠.


네, 같은 뉴욕사워를 만들었어도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남아요. 인생도 다 그런 거겠죠. 바에 가면 뉴욕사워 주문해 보실 만해요. 위스키, 사워, 레드와인의 절묘한 조합이랄까, 부드럽지만 독한 술이죠. 매력 그 자체예요. 아,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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