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가 서울에 온다
일요일 아침마다 TV 속 화면에서 만났던 꼬마 생쥐 ‘미키 마우스’가 한국을 찾는다. 미키 마우스 역사상 첫 방문이다.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상상하지도 못한 이야기를 만드는 미키 마우스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모든 아이들의 친구다. 어린이들은 현재의 미키 마우스를 보며 상상력을 키우고, 어른들은 과거 즐겨 보던 만화 속 캐릭터를 보며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린다. 미키 마우스를 보며 아이와 부모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미키 마우스의 내한 소식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살펴봤다.
미키 마우스의 역사는 1928년 애니메이션 영화 ‘증기선 윌리’에서 시작한다. 올해로 90주년을 맞은 미키 마우스는 긴 역사만큼 숨은 이야기가 많다. 미키 마우스는 창시자 월트 디즈니가 자신의 고향인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봤던 생쥐를 떠올리며 만든 캐릭터다. 처음 미키 마우스는 지금 모습과 달랐다. 그 시절의 미키 마우스는 머리·몸통·귀가 모두 동그라미로 표현됐다. 1939년 영화 ‘더 포인터’부터 지금의 몸통과 눈 모양이 생겼다. 오늘날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디자인의 미키 마우스는 40년 ‘환타지아’ 때부터 선보였다.
월드 디즈니의 부인이 이름 추천
이름도 달랐다. 최초의 이름은 ‘모티머 마우스’였다. 하지만 월트 디즈니의 부인인 릴리언이 부르기 쉬운 ‘미키’를 추천해 지금의 이름인 미키 마우스가 됐다. 월트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에 대한 애정은 대단했다. 미키 마우스의 첫 작품인 ‘증기선 윌리’에서 월트 디즈니가 미키 마우스의 성우로 직접 활동했을 정도다. 그 후 47년까지 15년 동안 월트 디즈니는 미키 마우스의 목소리로 활약했다.
처음 미키 마우스의 성격은 급하고 폭력적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영화를 본 아이들의 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아 지금처럼 발랄한 성격으로 바뀌었다. 또 다른 재미난 이야기 중 하나는 미키 마우스의 손가락에 대한 비밀이다. 미키의 손가락이 사람처럼 5개인 줄 아는 이가 많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4개밖에 되지 않는다.
미키 마우스는 디자인 변화를 통해 다양한 영상물과 출판물에 등장했다. 2013년까지 121편의 영상물과 3만여 권의 도서·잡지·만화책에 나왔다. 대표 영화로는 ‘미친 비행기’ ‘댄스파티’가 있고 대표 TV프로그램으로는 ‘미키 마우스 TV시즌’ 등이 있다. 미키 마우스는 여러 작품을 통해 세계 곳곳의 어린이에게 큰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데뷔 5년 후인 33년부터는 할리우드 배우보다도 팬레터를 많이 받은 캐릭터로 유명해졌다. 당시 1년 동안 미키 마우스 앞으로 온 팬레터만 80만 통에 이르렀을 정도다. 이색적인 기록도 세웠다. 78년엔 캐릭터 최초로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지금도 명예의 거리에 있는 수많은 인기 배우들 사이에서 미키 마우스의 이름을 찾을 수 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연배우인 줄리 앤드루스는 한 인터뷰에서 “미키 마우스는 세상의 모든 장벽을 허무는 존재이며 세상은 그와 같은 이들을 더욱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미키 마우스는 스크린을 넘어 전 세계 어린이가 공감하고 함께 웃는 ‘문화의 아이콘’이 된 셈이다.
산타클로스로 변신해 선물 포장
올해는 미키 마우스가 처음으로 서울을 찾는다. 90주년을 기념하는 캠페인 ‘미키인서울’에 참여하기 위해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서울에 머문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내 팬들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예정이다.
첫 일정은 산타클로스로 변신하는 것이다. 미키 마우스는 서울시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주최하는 사회공헌 활동인 ‘2018 산타원정대’ 선물포장 행사에 참석한다. 미키 마우스는 크리스마스에 전달될 선물을 미리 포장하며 국내 어린이 팬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계획이다.
팬미팅도 진행한다. ‘미키인서울 팬미팅’은 오는 29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다. 팬미팅에 참석하지 못한다면 같은 공간에서 상영되는 디즈니 단편 애니메이션 영상을 볼 수 있다. 이 영상은 미키 마우스의 첫 작품인 ‘증기선 윌리’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상영되는 디즈니 단편 애니메이션 11편을 포함한다. 또 90주년 기념 특별존에서 미키 마우스의 역사 등을 살필 수 있다. 영화 상영과 기념 특별존 모두 다음달 9일까지 운영된다. 미키 마우스는 다양한 행사 외에도 ‘I·미키인서울·U’를 주제로 남산타워·광화문·한강 같은 서울의 대표 명소를 찾아다닐 예정이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라이프 트렌드] 만인의 친구 ‘미키 마우스’ 서울 온다, 시내 누비며 팬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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