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예진 Apr 11. 2018

옷 좀 입는다는 요즘 3040패션

패턴 믹스매치 패션 봄나들이

“옷을 입는 건 나이가 아닌 태도의 문제다.”


1960년대 패션 아이콘으로 불리던 영국 모델 레슬리 혼비(69)가 중년에 한 말이다. 그녀는 톡톡 튀는 색상과 패턴이 그려진 옷·스타킹, 그리고 짧은 단발 스타일의 ‘트위기룩’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올봄에는 3040세대 패션에서 트위기룩의 진화를 볼 수 있다. 위아래 무늬와 색상을 맞추고, 단색이 고급스럽다는 패션 공식의 고정관념을 깬 믹스매치(mix match·서로 다른 패턴을 조화롭게 연출한 스타일) 패션이다. 정형화된 무채색 옷에만 갇혀 있었다면 이젠 각양각색 패턴으로 과감한 스타일에 도전해보자.

2018 컬렉션에서 패턴 믹스매치 패션을 선보인 '드리스 반 노튼'

패션에 사용되는 패턴은 다양하다. 꽃 모양의 플라워 패턴부터 체크·도트·지브라·줄무늬 등이 대표적이다. 패턴 의상하면 보통 상·하의를 동일한 무늬로 연출하거나 상의는 패턴, 하의는 단색으로 균형을 맞춘다. ‘패턴 믹스매치 패션’은 기존의 의상 연출법과는 차별화된다. 완전히 다른 두 개 이상의 패턴이 그려진 옷을 조화롭게 매치해 개성을 표현한다. 줄무늬 셔츠 아래 체크 패턴의 바지를 입거나 플라워 패턴 원피스 위에 도트 무늬 재킷을 걸치는 식이다.  
 

마르니

롱스커트·통바지·코트까지 확산  
사실 ‘패턴 믹스매치 패션’은 과거에도 유행했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10대에 접어든 60년대에 부모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했다. 그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패턴 믹스매치 패션’으로 자유를 만끽했다. 인기를 끈 모델로는 레슬리 혼비가 대표적이다. 그녀는 강렬한 색상과 큼직한 패턴이 여럿 그려진 의상을 마른 몸에 딱 맞게 입는 스타일로 유행을 선도했다. 바로 막대기 패션을 뜻하는 ‘트위기룩(Twiggy Look)’이었다.  
  

2018 컬렉션에서 패턴 믹스매치 패션을 선보인 '마르니'

올봄에는 이 패션이 더욱 성숙해진 모습으로 거리를 수놓을 전망이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1020세대를 넘어 3040세대까지 ‘패턴 믹스매치’를 과감하게 선택한다는 것이다. 60년대는 몸에 딱 맞는 원피스나 미니스커트에 패턴이 더해져 젊은 세대에게 주로 인기를 얻었다. 올해는 발목까지 오는 긴 스커트부터 통 넓은 바지, 어깨선을 훌쩍 넘는 큼직한 코트까지 패턴이 더해져 회사원부터 주부까지 다양한 세대가 즐겨 입을 수 있다.  
  

2018 컬렉션에서 패턴 믹스매치 패션을 선보인 '프리마돈나'

멋스러움과 편안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3040세대가 멋 내기에 좋은 의상이 된 것이다. 정영애 세정 올리비아로렌 캐주얼 디자인 실장은 “90년대 혁신적인 문화와 소비를 주도하던 X세대와 N세대가 바로 3040세대”라며 “이전 세대와 다르게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유행을 선도한다”고 설명했다.  

2018 컬렉션에서 패턴 믹스매치 패션을 선보인 '엠포리오 아르마니'

소비력 있는 3040세대가 주요 소비자인 패션 명품 브랜드들도 앞다퉈 패턴 믹스매치 패션을 선보인다. 처음 시작은 2013 S/S 루이비통 컬렉션이었다. 큰 체크무늬 재킷에 그보다 작은 체크가 그려진 바지를 입은 모델들이 무대에 올랐다. 그 후로 다른 브랜드에서도 이 같은 패션을 내놓더니 올해는 구찌를 비롯해 엠포리오 아르마니, 드리스 반 노튼, 마르니, 마이클 코어스, 소니아 리키엘 등에서 두 가지 이상의 패턴을 혼합한 스타일을 내놓았다. 이상미 제이에스티나 핸드백 디자인 실장은 “생동감 넘치는 패턴이 그려진 가방과 구두가 나올 정도로 패턴 패션이 인기”라며 “패턴 소품을 구입하는 소비자 중에는 3040 멋쟁이 주부가 많다”고 말했다.  
  

2018 컬렉션에서 패턴 믹스매치 패션을 선보인 '소니아 리키엘'

하지만 생소한 패턴 믹스매치 패션에 처음 도전하는 3040세대라면 코디가 다소 어려울 수 있다. 눈에 띄는 여러 종류의 패턴이 과하거나 촌스러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두 패턴의 색상을 먼저 맞춰볼 것을 권한다. 패턴이 달라도 색상이 같으면 전체적으로 균형 있어 보이고 세련된 멋을 낼 수 있다. 밝기나 채도만 다르게 입는 ‘톤온톤’ 패션도 서로 잘 어울린다. 연한 빨강 체크 바지 위에 진한 빨강 줄무늬 셔츠를 매치하면 옷 잘 입는 ‘커리어 우먼’이나 ‘멋쟁이 언니’ 소리를 들을 수 있다.  
  

2018 컬렉션에서 패턴 믹스매치 패션을 선보인 '비욘드 클로젯'

패턴의 모양은 같지만 간격을 다르게 한 믹스매치도 좋다. 위아래로 줄무늬 의상을 입을 땐 패턴의 간격을 달리하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또 상하가 아닌 앞뒤 디자인을 다르게 하면 반전 매력을 주는 동시에 앞에서 봤을 때 동일 패턴 의상을 입은 듯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윤인영 패션 스타일리스트는 “봄을 맞아 가족 셔츠를 찾는다면 부부는 각기 다른 패턴을 고르고 아이에겐 부부의 패턴이 조금씩 들어간 셔츠를 입히면 서로 다르지만 하나의 옷을 입은 것처럼 조화롭다”고 설명했다.   

글=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사진=각 업체 제공    
http://news.joins.com/article/22521105


매거진의 이전글 90년대 곱창 머리끈 돌아오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