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잔두야

에스프레소와 초콜릿이 만나면 일어나는 일

by 레이

안녕, 제인.


그거 알아? 난 지금 막 새로운 에스프레소를 마신 덕분에 약간 기분이 업되었어. 그리고 에스프레소를 좋아하는 네가 떠올랐지. 그래서 자랑할 겸, 네게 편지를 쓴다.


이 마법의 음료는 에스프레소 잔두야,라고 해. 이탈리아 잔두야 초콜릿을 갈아 에스프레소 위에 뿌린 것인데 커피와 초콜릿, 솔직히는 위스키와 초콜릿을 너무 좋아하는 우리에게 딱 어울리는 에스프레소야. 잔두야는 진하고 고소한 풍미에, 나는 평소에 별로 즐기지 않는 헤이즐넛 향을 갖고 있어. 바리스타는 내게 처음부터 섞지 말고 커피와 초콜릿을 같이 마시라고 조언했어.


아, 커피의 쌉싸름한 맛과 초콜릿의 달지만 쌉싸름한 맛이 부드럽게 입 안으로 파고들었어. 쓴맛과 단맛, 이 두 가지가 섞일 때 태어나는 아름다운 조화는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가 어렵다. 서로의 단점을 보강하면서 장점을 극대화하는 맛이랄까.


잔두야 초콜릿은 나폴레옹 전쟁 당시 초콜릿에 대한 세금이 많이 오르자 Pier paul Caffarel라는 양반이 헤이즐넛과 견과류 같은 걸 다크 초콜릿에 섞어 만들었다고 해. 그래서 헤이즐넛과 견과류 맛이 난다고들 하지. 나는 약간의 헤이즐넛을 느꼈을 뿐, 견과류는 잘 모르겠더라. 이런 건 입맛 예민한 네가 잘 알아챌 텐데. 나는 입맛이 둔해서 항상 네가 놀리곤 했지.


에스프레소 잔두야가 마음에 드는 건 처음에는 서로 앙숙이지만 잘 어울리는 두 가지 맛을 느낄 수 있고, 반쯤 마신 후엔 저어서 섞어 마시면서 조화를 이루는 맛을 또 알게 된다는 거야. 미각을 위한 작은 모험 같은 거랄까. 언젠간 너도 이곳에서 에스프레소 잔두야 마시기를 바랄게.


에스프레소의 따뜻함을 전하며,

레이.


ps.레이는 제 필명이 맞고 제인은 Janedow에서 빌려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