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는 고압의 뜨거운 물로 커피 원두에서 커피의 맛과 향 성분을 뽑아낸 커피입니다. 맛있게 진하고 맛있게 크리미 한 농축 커피샷을 만드는 거었지요.
모든 커피처럼 에스프레소 역시 커피를 가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게 쉬우면서도 어려운 과정이에요(물론 로스팅이 잘된 커피를 구하는 것부터가 난관이겠지만요). 대개 평균으로 정한 원두의 굵기는 다 있지만 원두마다 다 달라서 이게 정답이다, 하는 게 없거든요. 그래서 대부분은 로스팅한 원두에 쓰여 있는 대로 하거나 아니면 분쇄기에 있는 대로 하거나, 가는 사람 마음대로 합니다. 그러니 경험이 절대 필요한 일이에요.
간 커피의 굵기가 중요한 건 커피를 뽑아내는 속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에요. 미세하게 분쇄하면 추출 속도가 느려지고 굵게 분쇄하면 빨라지죠. 모래 사이를 지나는 물과 돌 사이를 지나는 물의 속도를 생각해 보시면 금세 깨닫게 될 거예요. 너무 곱게 분쇄해서 추출 시간이 길어지면 쓴맛이 많이 나고 너무 굵어 추출 시간이 빨라지면 약간 맹탕일 겁니다. 그래서 드립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맨 마지막에 결국 사야 하는 장비가 좋은 그라인더라고도 하죠.
물 온도도 중요해요. 흔히 에스프레소 뽑아내는 온도는 90도에서 96도입니다. 팔팔 끓으면 커피가 빨리 우러나고 온도가 낮은 물은 천천히 우러나죠. 이건 드립 할 때도 마찬가지인데요, 예를 들어 커피가 진하게 로스팅되었다고 하면 100도 가까운 물에서 내려야 할까요, 90도 이하 80도 중반까지 내려야 할까요?
이제 커피 가루를 포타필터에 넣고 균일하게 추출할 수 있도록 템핑(조그만 뚜껑처럼 생긴 템퍼라는 장비로 포타필터 속 커피를 꼭꼭 누르는 행위)을 하고 머신에 장착합니다. 템핑을 너무 세게 하면 커피 가루 사이가 촘촘해져 물의 흐름에 방해가 되고 너무 느슨하면 커피를 충분히 추출하지 못하죠. 에스프레소 커피를 뽑을 때 압력은 9 bar 정도이고 이 압력으로 물을 밀어 알갱이 사이로 지나게 하면서 커피를 추출해 냅니다.
그러니까 아시겠죠? 결국 커피는 원두 가루에서 얼마나 맛있게 커피를 뽑아내냐 하는 것인데, 원두 가루 사이가 너무 떨어져도 안되고, 너무 붙어도 안되고 그래서 물이 너무 빨리 빠져도 안되고, 너무 안 빠져도 안 되는, 그런 시간과 접촉의 차이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중간에 사람이 할 수 없는 영역이 있어요. 개인은 특히요. 그래서 우리는 맛있는 카페를 찾아가는 거예요. 청소가 잘된 머신, 커피를 균일하게 갈아내는 그라인더, 무엇보다 맛있는 커피 원두… 이런 것들을 갖춘 카페를 만나면 그날은 몹시 운이 좋은 겁니다. 커피의 신이 당신과 함께 하는 것이니까요.
결론은, 과학은 잊으세요. 어차피 우리는 못해요. 우리는 좋은 원두와 좋은 기계와 좋은 바리스타가 있는 카페를 잘 찾으면 됩니다. 그리고 그 소식을 공유하는 거죠. (아닌가? 원래 좋은 집은 어디 안 가르쳐주는 법인데… 말입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