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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ysian Jul 20. 2022

글로벌 경제의 중장기 전망

가히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작금의 글로벌 경제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를 중장기적으로 전망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각 경제주체들이 제대로 된 정신상태를 가지고 이 힘든 상황들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막연하나마 최소한 가설 수준의 중장기 전망이라도 있는 편이 바람직할 것이다. 다행히 오리무중인 경제 상황 속에 희미한 불빛을 던져주고 있는 자료들이 있어 그 예측력에 대한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순수히 기록을 남긴다는 차원에서 간단한 해설과 함께 아래와 같이 제시해 본다. 

위는 2010년부터 2026년까지의 구리에 대한 수급과 가격 정보이다. 에너지, 화학, 환경, 금속, 광산업 등의 영역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리서치/컨설팅 그룹인 Wood Mackenzie(일명 WoodMac)이 블룸버그와 함께 제공하는 자료이다. 당연히 2022년 이후의 데이터는 예측치이다. 


주지하는 바 대로, 구리는 전기, 전자, 건축, 화학 등 가히 전 산업 영역에서 사용되며, 따라서 일명 Dr. Copper(구리박사)로 불릴 정도로 경제 및 경기에 대한 예측력이 높다. 즉 구리 수요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면 경기 상승세이고, 구리 수요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면 경기 침체로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 통념이다. 


위의 그래프에서는 2020년~2021년 간 공급 과잉 상태를 보이던 구리는 2022년 일시적 공급 부족 상황으로 전환하였고, 이후 2023년~2025년까지 다시 공급 과잉 상태로 전환했다가 2026년에 들어서면서 다시 공급 부족 상황으로 돌아가는 양상이 예측되어 있다. 그에 따라 구리 가격 역시도 2022년에 최정점에 이른 후 2024년까지 지속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는 결국 2022년 이후 2024년까지 구리 수요가 감소하는 경기 침체를 전망하는 것이다. 현재 Fed는 사실상 경기 침체를 조장하여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의도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데, 그에 부합하는 예측 자료라 할 수 있다. 향후 구리 가격과 수급의 움직임이 이와 같다면, 2024년까지 귀금속을 포함한 원자재 가격의 하락, 경기 침체, 자산 가격의 하락 등을 전망할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중반을 막 지나가는 현재, 구리 가격이 급락하고 있고, 원자재는 물론 농산물 가격에도 하방 압력이 실제로 높아가고 있다. 더불어, Fed가 빅 스텝과 자이언트 스텝으로 급격히 금리를 높여가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에 따른 금리 완화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부각되고 있다. 최근 실제로 미국 10년물 국채의 시장금리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양상이 2022년 6월부터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한편 도이치 방크에서도 앞서 제시한 구리 수급 예측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경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위 그래프는 2028년까지 미국과 유럽의 Default 전망인데, 2024년~2026년 사이에 Default 빈도가 최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는 앞선 구리 수급 전망과 함께 고려하면, 2024~2025년에 상당한 경제 위기를 겪을 가능성까지도 암시하고 있다. 


현재 시장의 예측은 Fed의 과격한 금리 인상이 장기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금리 인상으로 야기된 경기 침체가 인플레이션 추세를 잠재울 수 있다면 오히려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견해가 세를 얻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만약 Fed의 금리 정책이 이처럼 긴축과 완화를 반복한다면 향후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자산시장은 상당 기간 등락을 반복하며 횡보하는 모습이 계속 나타날 수 있다. 말하자면, 이제 더 이상 short이든 long이든 일방의 추세가 지속되는 양상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며, 결국 “buy and hold”나 “존버”가 미덕인 시대는 지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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