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배우가 오랜 시간 맡아 진행해 온 청룡영화제를 그만두면서 말한 소감이 참 많이 공감이 됐었다.
좋아하던 사람들과 멀어질 때도,
재직하던 대학에 사직서를 제출할 때 했던 생각과도 많이 비슷했으니...
마음을 열었던 사람들에게는 늘 최선을 다 해 진심으로 애정했다.
시간강사 시절에는 수업 전에는 4시간 이상 잠을 자본 일이 없었던 것 같다. 나의 불안장애가 이유인 것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날을 새고 수업준비를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해야 마음이 놓였다. 학생이 질문했을 때 당황하는 게 역력하게 보이는 교수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교수시절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일 먼저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날이 많았다.
그렇기에 그만둘 때가 되면 미련 없이 돌아설 수있었다.
아마 나와 비슷한 생각으로 김혜수 씨의 소감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혜수씨의 첫 진행과 마지막 진행 /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일이건 관계건 떠나보낼 땐 미련을 두지 않는데요. 다시 돌아가도 그 순간만큼 열정을 다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지난 시간들에 대해서 후회 없이 충실했다 자부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는 살다 보면 어떤 일이나 기회가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그 기회가 나에게 오려면 많이들 이야기하다시피 기본적인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럴듯하게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올바른 사고방식과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신념,
이성적으로 생각하려는 의지,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변하려는 태도,
거기에 가장 중요한 기술적인 능력과 그것이 드러나는 노력하는 자세.
타자에 애정이 깃들어 있으며 존중하고 겸손할 줄 아는 태도.
당당함과 자신감을 만들어 내는 것들이 이것 말고 더 있을까?
참 어려운 일이고 마음가짐이나 행동으로 나타나기까지 준비하는 시간이 오래, 많이 필요하다. 하루 이틀, 일이 년의 시간으로 사람이 변할 수 있는 게 아니니 말이다.
누군가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가 소양을 쌓기 위한 공부를 계속한다면 언젠가는 변함을 스스로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변하고 있다."
"변했구나. “
능력주의를 지향하자는 글이 아니다.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의 가치를 위한 것이다. 자신을 믿을 수 있는 삶을 위한 생각이다.
그래야 인생을 살아갈 때 큰 돌에 넘어져 일어날 수 없을 때에도 그것이 정신적이든, 신체적이든, 다시 시간이 오래 걸려도, 일어날 수 있는 때를 기다릴 수 있다.
자신과 맞지 않는 환경을 알아볼 수 있는 시야가 생길 것이고 과감히 돌아설 수 있는 용기, 쉼이 필요할 때는 조금 내려놓는 선택 또한 위의 자세가 바탕이 되어 생긴다고 생각한다.
기회와 마찬가지로 인생에서 나와 맞지 않는 환경과 사람, 원치 않은 것들이 끊임없이 출연한다. 그럴 때 나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용기는 이렇게 생겨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