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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앎 Dec 26. 2023

이것이 자유로운 삶이 아닐까

김혜수 배우가 오랜 시간 맡아 진행해 온 청룡영화제를 그만두면서 말한 소감이 참 많이 공감이 됐다.


좋아하던 사람들과 멀어질 때도,

재직하던 대학에 사직서를 제출할 때 했던 생각과도 많이 비슷했으니...     


마음을 열었던 사람들에게는 늘 최선을 다 해 진심으로 애정했다.

시간강사 시절에는 수업 전에는 4시간 이상 잠을 자본 일이 없었던 것 같다. 나의 불안장애가 이유인 것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날을 새고 수업준비를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해야 마음이 놓였다. 학생이 질문했을 때 당황하는 게 역력하게 보이는 교수 되고 싶지 않았다.

교수시절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일 먼저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날이 많았다.


그렇기에 그만둘 때가 되면 미련 없이 돌아설 수 있었다.


아마 나와 비슷한 생각으로 김혜수 씨의 소감에 공감하는 사람이 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혜수씨의 첫 진행과 마지막 진행 /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일이건 관계건 떠나보낼 땐 미련을 두지 않는데요. 다시 돌아가도 그 순간만큼 열정을 다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지난 시간들에 대해서 후회 없이 충실했다 자부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는 살다 보면 어떤 일이나 기회가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그 기회가 나에게 오려면 많이들 이야기하다시피 기본적인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럴듯하게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올바른 사고방식과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신념,

이성적으로 생각하려는 의지,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변하려는 태도,

거기에 가장 중요한 기술적인 능력과 그것이 드러나는 노력하는 자세.    

타자에 애정이 깃들어 있으며 존중하고 겸손할 줄 아는 태도.

당당함과 자신감을 만들어 내는 것들 이것 말고 더 있을까?


참 어려운 이고 마음가짐이나 행동으로 나타나기까지 준비하는 시간이 오래, 많이 필요하다. 하루 이틀, 일이 년의 시간으로 사람이 변할 수 있는 게 아니니 말이다.


누군가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가 소양을 쌓기 위한 공부를 계속한다면 언젠가는 변함을 스스로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변하고 있다."

"변했구나. “     


능력주의를 지향하자는 글이 아니다.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의 가치를 위한 것이다. 자신을 믿을 수 있는 삶을 위한 생각이다.     


그래야 인생을 살아갈 때 큰 돌에 넘어져 일어날 수 없을 때에도 그것이 정신적이든, 신체적이든, 다시 시간이 오래 걸려도, 일어날 수 있는 때를 기다릴 수 있다.     


자신과 맞지 않는 환경을 알아볼 수 있는 시야가 생길 것이고 과감히 돌아설 수 있는 용기, 쉼이 필요할 때는 조금 내려놓는 선택 또한 위의 자세가 바탕이 되어 생긴다고 생각한다.     


기회와 마찬가지로 인생에서 나와 맞지 않는 환경과 사람, 원치 않은 것들이 끊임없이 출연한다. 그럴 때 나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용기는 이렇게 생겨난다고 본다.  


모든 선택이 스스로에게 주어지는 삶. 후회 없는 삶.        

이것이 자유로운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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