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악기를 통기타만 생각하세요?

본인이 표현하고 싶은 악기를 다양하게 찾아보세요.

by 호두

1.이상한 트럼펫의 부름.

척 맨지오니의 음악을 들은 건 아니었습니다. 처음엔 Feel So Good이 티-스퀘어의 음악인 줄 알았습니다. 육아휴직을 하고 아이와 함께 하는데 어느 날 머릿속에 이 음악이 들려왔고,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음악이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로부터 3개월 정도 지나고 아내에게 집에 있는 (썩어가는) 통기타를 처분하고 트럼펫을 사겠노라 말했습니다.

https://youtu.be/NDSBV0vTfTo

Chuck Mangione - Feels So Good HQ (12" Remastered )

2.악기를 산다고 전부 다 잘하는 건 결국 아니다.

80만 원짜리 고급 통기타는 저에게 악기를 연습하라고 다그치기 위한 명목 중 하나였습니다. 대학생 때 친구가 '그냥 덜컥 악기를 지르면 아까워서라도 하게 된다.'는 조언에 30만 원짜리 통기타를 샀고, 그 열정마저 시들자 70만 원짜리 통기타를 구매. 이어서 80만 원짜리 전자기타를 또 구매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때만 쳤을 뿐 코드 진행도, 노래도 못 부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8년 정도의 세월이 지난 것입니다.


3.결국은 본인이 표현하고 싶은 소리를 찾게 된다.

친구의 조언으로 덜컥 기타를 샀지만, 목표란 게 없었습니다. 친구가 영국 록밴드 오아시스(oasis)를 좋아하는 게 옆에서 볼 때 멋져 보였고, 그래서 기타를 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오아시스는 저에게 왔지만, 기타를 구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코타로 오시오(Kotaro Ohsio)가 제 눈에 들어옵니다. 연주를 하면서 노래를 부르지 않고도 화려하고 다양한 소리를 내는 그 스타일에 반하게 됐습니다. 제가 원했던 악기 연주는 이런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래를 부르지 않고' 연주를 하며.

'기존 통념에서 틀을 깨는' 스타일.

핑거스타일 기타는 노래를 부르지 않고 기타만 연주하며, 때에 따라서 측면을 두드리고 다른 방법으로 스트로크를 합니다.

https://youtu.be/WD-m35UQrpc

Kotaro Oshio - Splash

핑거스타일 기타를 배우고 싶었는데, 연주를 다서 여섯 곡 하다 보니 느낀 건. 연주자마다 개성이 너무 강했고, 그 연주들이 악보로 채보되어 취미생들이 연습을 하기엔 매우 복잡해, 실력이 늘어가는 느낌이 없고 하나의 곡만 파고들며, 결국 할 줄 아는 곡 없이 제자리만 맴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쉽게 지쳤습니다. 재미도 없었고요. 게다가 기타 악보는 오선지 밑에 타브 악보로 숫자를 따라가기만 해도 곡이 완성되었기 때문에 싫증이 금방 났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 모두 생각해보면. 제가 기타를 샀기 때문에 좋아하게 된 것이지.

사실, 기타를 좋아하기 전에 기타 음악을 사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악기를 배우는 것은, 악기를 구매하는 것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소리가 무엇인지 알고 나서 진행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