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마자
학교단체티와 점퍼를 찾는 아들.
왜인고하니,
"은서가 똑같이 입고 오재."
(응..커플룩인거니?)
어제는 "엄마 왕따가 뭐야?" 하고 물어서
가슴철렁하게 하드만.
"여럿이서 한명하고만 안놀고 따돌리는거야"
"그런데 왜:"
"은서가 동*랑 놀지말자고 따돌렸어"
며칠 전 2학기상담전화 중 담임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은서랑 잘 지내요. 수준이 맞다고 여겨져서인지 급식시간에 다 먹고나면 은서야 같이가자~ 하거나 점심식사 후 운동장에 나가서 놀자고 아이들을 인솔할 때도 둘이 반대표처럼 와서 허락을 받는다던지...음, 이성으로서 좋아하고 그렇다기보단 동료애라고 해야할까요? 둘이 그렇게 잘 지내요~"
동*라는 친구는 아들 유치원시절부터 함께 알아온 터인데 밝고 순수하고 장난끼도 많은 귀여운 아이다. 말이 좀 어눌해서 (발음이 정확하지가 않다고 해야할까) 여자아이들이 간혹 놀리는걸 본 적이 있어 안타까운 마음도 내심 가지고 있던 터.
그런데 우리아들이 친하게 지내는 여자아이가 벌써부터 따돌림이 선봉이 되어 그런 만행?을 저지른다는 게 여간 맘에 안들 수가 없는 것이다.
'요노무 지지배' 속으로만 되씹고 말았던 말.
아침부터 그렇게 커플옷을 찾았던 아들에게 몇번 장롱을 뒤지던 나는 못찾겠으니 다른 잠바입고 가라고 했다. 고맙게도 쿨하게 그러마해준 아들.
왜 내가 반항심이 일었을까? 구태여 학교점퍼를 열심히 찾아주고 싶지 않았던 건 왜였을까?
나는 안다. 나만의 세계 속에서 혼자 복수를 외치고있었단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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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의 대상이 내 아이가 아닌 것이 마음 한편으로 안도가 되었던 나 자신이 조금은 잔혹하게 느껴지면서도 결코 왕따에 동참한다던지 아무리 네가 좋아하는 친구라해도 그 친구가 하자는대로 다 따라서는 안된다. 용감하게 아니라고도 할 쭐 알아야하고 때론 더 용감하게 네가 따돌림 당하는 친구 손을 잡아줄 쭐도 알아야한다. 아니 네가 그래줬으면 좋겠다 엄마는. 네가 그 친구랑 아무렇지않게 놀면 오히려 다른 애들도 또 아무렇지않게 다가와 놀껄~?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그 친구가 불쌍해서인것도 이유지만, 내 아이가 긍휼한 마음 품고 당당하게 분별하며 학교생활하길 바라는 엄마마음..)
또 얼마나 슬프고 속상하겠냐.....엄마도 셋이 친구였을때 혼자되었던 기억이 있어 그 기분을 안다는 둥 일장연설을 늘어놓았는데 그 중 어떤 단어가 박혔는지는 미지수다. 세계의 복수를 통해 늬들도 자란다고는 하지만서두....
"네가 왕따 당하는거? 그것도 그렇게 나쁜것만은 아냐. 까짓거 혼자놀 수도 있는거지모!" (현실에서 벌어지면 에미야 넌 겁나 속상해할꺼면서) 태연한 척, 멋진 척은 알아준다진짜....속으로 또 되뇌여준다.
하지만 친구를 따돌리는 건 안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끝냈다. 그래, 완벽하게 그 세계를 화평의 단계로 끌어올리는 건 이 땅에서 불가능할테지. 하지만 네가 성장하는 구간에서 요동칠 때의 그 마음만은 선한 것으로 채워주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