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마음을 먹었나요?

내 마음의 주인은 나

by 하리

그림책 <마음먹기>를 다시 집어 들게 된 것은 하브루타 모임에서 함께 읽을 책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질문을 만들려니 왜이리 어려운지 시간이 꽤 걸렸음에도 마음에 쏙 드는 질문들을 꼽기 어려웠다. 내 마음도 내 맘대로 요리할 줄 모은채 살아온 시간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었던 것 같다. 그러니, 내 마음의 주인이 나라는 것을 깨닫기 까지 오랜 세월이 흘렀을 것이다. 내 마음의 주인은 분명 나 인 걸 알지만, 아는 만큼 주체적으로 살아왔는가? 마음 요리를 해가며 살아왔는가?에 대한 질문에 의문이 드는 까닭이다.


이 그림책의 진수는 '마음으로 마음을 요리하는 마음담' 메뉴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마음찜'을 시작으로 마음이 복잡할 때 '마음정식세트' 등 찬란한 메뉴가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여기 있는 메뉴들은 살면서 모두 겪어본 마음담이다. 그러나 내가 직접 내 마음을 살피며 요리를 했던가?하는 물음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결코 아닌 게 분명하다. 끌려 다녔거나, 모른체 지나갔거나, 무시했을 것이다. 난 그랬을 것이다.


저자의 '마음'이라는 단어 하나로 시작된 언어 유희는 가히 극찬할 만하다. 마음에 어울리는 말이 이렇게나 많을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이 모든 게 공감이 되는 단어들이란 게 또 한번 찬사를 보내게 된다. 그만큼 마음을 많이 들여다 봤을 것이고, 어울리는 단어들에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또한 그러한 마음들을 겪은 본인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을까 싶다.


마음요리 뒤로는 요리법이 등장한다. 두드리고 뒤집거나 뒤섞고, 뜨겁게 또는 차갑게 하거나 까맣게 태우기도 한다. 이 요리법을 보며 나는 내 마음을 어떤 방법으로 요리해 보았는지, 주로 어떤 요리법을 선호하는지 되돌아 보게 된다.

그리고 다시 질문을 던진다. 음식은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먹으라고 하는데, 그동안 내가 가장 많이 먹었던 마음은 무엇인가? 가족이든 지인이든 관계에 지쳐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실망했을 때 보통 '마음말이'나 '마음덮밥'을 선택하곤 한다. 마음을 접거나 마음을 감추는 방법을 많이 선택하고 있다. 저리도 많은 요리법이 있는데, 과연 나는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선택하고 있는 것인지 다시 나에게 질문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했던 마음먹기는 무엇이었는가?

정말 깊이 생각해 보아야 답을 할 수 있는 질문이다. 이러한 질문들 속에 갇혀 답도 내지 못하고 맴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가치에 따라 마음먹기가 결정될텐데, 그러한 가치들은 어린시절 가정환경이나 그동안 나에게 주어진 지식과 통념, 사상 들이 바탕이 되어 만들어졌을 것이다.

살아오면서 인생의 전환점이 된 마음먹기가 있는가?

마음을 먹으면서, 뒤집으면서, 지지고 볶고 또는 덮고 무시하면서 겪어 온 삶 속에서 언제 어떤 마음을 먹어서 인생을 살아왔는지 되돌아 보니 어마무시하다는 생각이 든다. 매 순간 귀한 마음이었는데, 무시하거나 덮어버린 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의 주인은 나다. 그러니 책임도 내가 져야 하며 주도적으로 먹어야 한다. 그렇게 내 마음을 요리해 맛있게 먹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내 마음을 잘 들여다 봐야 한다. 나를 사랑하기 위해 그리고 내가 선택한 마음에 책임을 지기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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