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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극곰 Dec 01. 2021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누군가 퇴사 욕구는 입사 이후 3,6,9주년을 주기로 온다고 했다. 일에서 오는 성취감이나 텐션이 떨어질 때쯤에 한 번씩 직장에 대한 권태감과 현타가 온다는 거다. 그동안 내게 왔던 현타와 고민들을 생각해보면 나에게는 이런 퇴사 욕구가 6년간 3번은 왔으니 대략 2년 주기로 왔던 거 같다. 나는 줄곧 2년마다 매번 다른 계기로 월급 말고 내가 이 회사에서 무엇을 얻고 있나? 일을 왜 하나? 나는 일할 때 행복한가? 평생 일해야 하나? 이런 고민들이 했고 언제나 풀지 못한 고민들을 안고 출근해왔다. 그리고 이제야 나는 '나에게 일이란 무엇인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으로 고민의 실타래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1) 일이란 무엇인가?

돈이 많아서 굳이 일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 유명인사나 재벌가 사람들도 일을 한다. 그저 있는 돈 쓰면서 편하게 살아도 되는데 왜 일을 할까? 반면,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파이어족', '긱 워커' 등 일에 얽매이지 않으며 경제적 자유 혹은 시간(소속)의 자유를 누리는 삶을 꿈꾸는 게 트렌드가 되고 있다. 도대체 '일'이란 무엇일까? 누군가는 돈에 연연하지 않고 일을 하고 누군가는 돈을 위해 일은 한다. 나에게 일이란 어떤 의미일까?


나에게 일의 의미를 찾기 전에 일을 극도로 하기 싫었을 때를 떠올려보았다. 내가 직장생활에 현타를 느끼던 시기를 되돌아보면 "돈, 자유, 의미" 셋 중 하나라도 나에게 큰 불만족을 줄 때였다.


 (의미) 일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끼지 못해 성취감이나 재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자유) 조직 구성원으로서 나의 의지대로 일하는 것이 아닌 독단적인 상사의 부하로 끌려가듯 일하거나

(돈) 나의 시간을 전부 투입하여 내는 성과만큼의 보상과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껴 낙담했을 때다.  


이렇게 직장에서 일하면서 의미를 못 찾거나, 자유를 박탈당했다고 느끼거나, 돈을 만족스럽지 못하게 받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나는 현재의 일을 통해 무엇이 되고 싶다 혹은 무엇을 이루고 싶다는 의지를 잃게 되었다. 그렇게 뭔가를 이루고 싶다는 꿈 대신 여기를 탈출하겠다는 의지가 앞서는 순간 나는 일에 대한 현타를 아주 쎄게 와서 퇴사를 고민하고 있었다.



일을 통해 앞으로의 꿈과 목표 갖기

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일을 할 때, 일을 통해 성장하는 기쁨과 재미 (의미)를 느낄 때, 혹은 자유로운 조직 분위기 속에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을 때 (자유), 내가 성과를 내는 만큼 보상을 받고 있다고 느낄 때(돈), 이 세 가지의 균형 속에서 나는 일에 대해 만족했다. 그럴 때 나는 더 많이 일하며 더 빨리 성과 내고 성장하겠다는 의지(의미) 혹은 자유로운 워라밸 속에서 취미생활에 열중하겠다는 여유(자유), 더 큰 성과를 내서 더 많은 성과급을 받겠다는 목표(돈)를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하고 있는 일을 통해 내가 무엇을 이룰지, 무엇을 얻을지 꿈과 목표가 생기면 나는 '왜 일하는가?'라는 원초적 고민을 하지 않았다. 삶에 꿈과 목표를 갖고 임하는 것 만으로도 내게 에너지를 주고 설레게 만들었다. 그러니 내게 "의미, 자유, 돈" 이 세 가지 중에서 일의 가치를 고민하게 만들 만큼 불만족하는 요소가 있다면 그 일이 아닌 다른 일을 하거나 그 직장이 아닌 다른 직장으로 이동하며 해결하는 것이 답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내가 나를 잘 알고, 회사나 일을 빠삭하게 파악해서 나와 잘 맞는지 안 맞는지 알기는 쉽지 않다. 일을 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나의 미래는 무엇인지, 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성장이나 경쟁력은 무엇인지, 나는 직장에서 어떤 복지나 분위기를 추구하는지 등등 모두 다양한 조직 속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점차 알아갈 수 있었다. 그러니 내게 일은 내가 나를 더 잘 알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도구이지 않나 싶다. 일을 통해 내가 나를 더 잘 알아갈수록 내가 더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일을 이용할 테니.


[왜 일하는가]  저자 : 이나모리가즈오
왜 일하는가? 그 일을 통해 당신은 무엇이 되길 꿈꾸는가?

<직업의 종말>에서는 인간의 핵심 동기를 "돈, 자유, 의미" 세 가지로 요약한다. 마지못해 하는 일이 아닌 스스로 추구하는 활동으로서 일을 할 때, 현재는 허비되지 않고 하루는 생산적으로 채워진다. 조금은 역설적인 결론이지만 일에서 자유와 의미를 추구할수록 더 큰 성취와 부를 이룬다. 자유와 의미가 지렛대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같은 시간을 써도 지렛대가 있으면 곱절의 무게를 들 수 있는 원리다. 테일러 피어슨은 말한다.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당신의 경력에서 자유와 의미라는 지렛대를 만들라고.

일은 사람의 일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일에서 충실감을 얻지 못하면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성실하게 일을 몰두해 무언가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다. 오랜 시간 아무런 목표도 없이 일도 하지 않고 나태하게 생활하다 보면 인격적으로 성장하지도 못할 뿐더러 자신이 가지고 있던 능력마저 썩혀버리고 만다. 그러면 가족과 친구를 비롯한 모든 인간관계에도 나쁜 영향이 미칠 것이고, 인생을 살아가는 참된 의미와 보람도 찾기 어려워진다. 일하는 수고로움을 아는 사람만이 안락함의 소중함도 아는 법이다.




2)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너무나 당연한 진리처럼 인생에서 '일'이라는 것을 해야 하는 건 알겠지만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는 늘 풀기 어려운 숙제처럼 남아있다. 일은 너무 많이 해서 나만의 여유를 잃게 되는 것도 문제고 일을 너무 안 혹은 못해서 일터에서 민폐가 되거나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이니 일은 일대로 잘하면서도 내 삶을 지켜나가는 균형을 잡기는 쉽지 않다. 특히나 요새는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것'(효율)이 가장 큰 일의 미덕이라고 여겨지는 만큼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일을 똑똑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다. 그리고 그렇게 일을 똑똑하게 하면서 회사의 일을 통해 내 일의 토대를 만드는 것, 그게 요즘 일의 트렌드이자 일에 임하는 자세일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 속에서 멀리 보며 일하는 삶을 살기

일을 못한다는 자격지심에 밤새 혹은 주말까지 일을 한 적이 있었지만 돌이켜보며 그때의 시간이나 노력이 장하게 느껴지기보단 그때 그 젊음에 왜 퇴근하고 나서도 회사의 노예를 자처했나 후회되곤 했다. 그렇게 내 시간을 스스로 회사에 바치며 내가 얻은 것보단 일에 얽매이며 받은 스트레스가 더 컸다고 생각이 드니깐. 돌아보면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었음에도 나는 너무 눈 앞에 자잘한 회사일에 목메고 있었다. 좁은 시야로 일하며 나는 당장 코앞에 일들을 쳐내기 바빴고 나는 나를 위한 일이 아닌 회사의 작은 일에 끌려다니고 있었다. 아직도 나는 일에 대한 고민을 주말까지 가져오거나 퇴근하고 나서도 숙제를 받은 아이처럼 회사에 묶여있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때 내가 과거와 같은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서 앞으로 할 일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을 끝내는 방법을 터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당장 몰라도 업무에 큰 지장이 없는 부분일지라도 미래의 나를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준비하여 좀더 효율적이고 깊이 있는 업무방식을 익혀나갈 것이다. 더불어 업무 외 시간에는 내 사이드 프로젝트를 키워가며 일 외의 나를 위한 성장과 재미를 찾아볼 거다. 일은 어디까지나 내 삶의 일부분일 뿐 전부는 아니니깐.


그래야 앞으로 일을 하며 살아갈 긴 여정에 지치지 않고 오래도록 만족하며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일 잘하는 사람의 필살기 게으름] 김화초 지음.

더 이상 직장이 나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장을 이용해 나의 가치를 올려 경쟁력을 갖고, 치열함을 벗어나 1960~1970년대의 게으른 엘리트가 그러했듯 일과 휴식의 균형 있는 삶을 통해 행복을 찾고자 한다.

미래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지금은 생각하지 못한 수만 가지의 다양한 노동 방식이 생겨날 것이다. 기존 인간이 하던 반복적인 생산활동 행위는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다. 대신 혁신과 창의적인 일에 대한 수요가 훨씬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단순한 노동 X시간이라는 공식으로 생산성을 산출할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노동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해야 한다. 창의적인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휴식과 새로운 영감을 계속 얻어야 한다. 즉, 일만 하는 사람은 절대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없다. 일 때문에 놀지 못하는 사람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미래에 살아남기 위해서 지금이라도 더 적게 일하고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하여 더 많이 놀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직장에서 복종만 하고 시키는 일만 하면 노예가 된다. 그러나 불복종만 하고 시키는 일을 하지 않으면 부적응자가 된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예가 되어서도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노예와 부적응자의 중간 지점을 잘 찾아야 한다. 복종의 가장 위험한 함정은 복종의 대가로 얻는 소속감이다. 이 소속감은 복종의 대상이 갖고 있는 힘을 실제로는 그 힘이 진짜 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내 것처럼 느끼는 착각을 준다. 복종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노예로서 맡은 일들을 성실하게 처리하고 부적응자로서 직장보다 정신적, 체력적으로 나를 위해 챙길 것은 챙겨야 한다.

게으를 권리를 다른 말로 하면 자유로울 수 있는 힘이다. 게으를 권리를 갖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에게 주어진 일을 누구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정확하게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본인의 일에 관여할 경우 주도권을 스스로가 가질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의 부당한 요구에 당당하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다. 외부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방식대로 일을 처리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일의 주도권을 계속 잡고 있으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힘도 함께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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