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반복을 자주 오해한다.

by Peter Kim

우리는 반복을 자주 오해한다. 같은 일을 계속하면 제자리걸음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러닝머신 위에서 아무리 달려도 결국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그래서 반복은 지루하고, 성장은 다른 데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만약 반복이 ‘원’이 아니라 ‘스프링’을 만드는 과정이라면 어떨까. 같은 자리를 도는 게 아니라, 한 바퀴 한 바퀴 감기면서 점점 탄성을 쌓아가는 일이라면 말이다. 눈에는 비슷해 보여도, 그 안에서는 분명히 힘이 저장되고 있다.


매일 쓰는 한 줄의 기록, 반복되는 운동, 익숙한 업무. 겉으로는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그건 사실 스프링의 한 칸을 완성하는 일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삶이 나를 당길 때 그 스프링은 쭉 늘어나며 예상보다 멀리, 빠르게 나아가게 만든다.


성장은 늘 드라마틱하지 않다. 오히려 조용히 감겨 있다가, 필요할 때 튀어나온다. 그래서 반복은 지루한 게 아니라, 준비된 반전이다.


오늘도 같은 하루를 보냈다고 느껴진다면 이렇게 물어보자. 나는 지금 원을 그리고 있는 걸까, 아니면 스프링을 감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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