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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Kim Apr 21. 2017

세상을 살아가는 마음의 여유 한줌

 일산에서 집으로 오는 길 차들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지루하던 정체를 깨고 검정색 카니발이 두개의 차선을 급 변경하며 끼어들어 오네요! "이런...!" 욕이 나올뻔 했습니다. 얼마 안가 흰색 소나타가 또 급격히 끼어들어옵니다. "아오!!쫌!!" 욕 나올라합니다. 이렇게 차들이 불쑥 불쑥 끼어들기 시작하니 옆차선 차가 깜박이만 켜도 괜스레 성질이 납니다. 그러다 '내가 왜 이리 화난 채로 운전을 하고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렇게 운전하며가다 옆차의 끼어들기로 사고가 났다고 생각해 보자구요. 아마 전 엄청 화가나서 마구 쏟아내겠죠. 상대방은 '이게 이정도로 화를 낼 일인가?'라고 생각하며 이해를 못할거에요. 그 사람은 제가 지금껏 어떤 일들을 겪으면서 오다가 여기에서 사고가 났는지 모르거든요. 사고가 나기 전 제가 얼마나 많은 난폭운전들로 인해 화가나 있는 상태였는지 그 사람은 모릅니다. 그저 그 상황만 놓고 생각하며, '이게 그렇게 화를 낼 일인가?'를 의아해 하겠죠.


 문득 인생도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의 연속되는 선을 살아가며, 다른 사람들과는 선과선이 만나는 교차점으로 관계합니다. 서로의 선으로서의 연속을 우린 알 수 없죠. 회사에서는 집안의 어떤일로 시무룩해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저 어깨좀 펴고 다니라고, 웃으면서 다니라고 충고들을 하겠죠. 집으로 돌아와서는 회사에서 오늘 어떤 일들로 마음이 불편해 있는지 가족들은 모릅니다. 그저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구냐고 쉽게 얘기할 수 있겠죠.


 하나의 예를 더 들어볼게요. 식당에 갔을 때 반찬 좀 더 달라고 했더니 종업원의 얼굴 표정이 찡그려집니다. 모 그런일로 그렇게 인상쓰냐고 말해주고 싶어지겠죠. (물론 서비스업에 종사하며 불편한 감정을 얼굴에 자꾸 드러내는 건 좋은 일은 아니라 생각하지만) 하지만 당신은 그 사람을 모릅니다. 오늘 또는 최근에 어떤 일들을 겪고 있는지 알지 못하죠.             .        . 그래서 남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라는 말도, 말은 쉽지만 역시 어렵죠.



 차라리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누군가와 어떤 상황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이 잘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거나 태도를 보인다면,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해서 조금 더 이해해 주면 어떨까요? 너무 이상적인가요? 세상이 얼마나 서로를 속이고 빼앗으려고 하는지 모르는 순진한 발상이라고요? 네,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런 마음의 여유 한줌 정도는 서로에게 베풀며 사는 삶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파주의 어느 카페에서 여유있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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