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뷰티풀] by. 앤 나폴리타노
우리에게 또 다른 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우리는 주변에 사람이 필요해 (본문 중)
유독 강추위가 휘몰아쳤던 작년 12월의 어느 날, 한파를 뚫고 만난 분에게서 건네받은 소설, <헬로 뷰티풀>. 제목을 지그시 바라보며 혼자서는 발견하지 못한, 내 안의 희미한 아름다움을 알아보고 안부 인사를 해주는 것만 같아 마음이 따듯해졌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 아마존닷컴, 타임 등 수많은 매체에서 ‘2023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앤 나폴리타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비운의 사건으로 가정 안에서 감정적 지지를 전혀 받고 자라지 못한 윌리엄과 ‘파다바노’가의 4 자매 중, 장녀 줄리아가 결혼하면서 그들 사이에 상처와 배신, 고통 등이 따르는 일련의 사건을 겪지만, 결국 용서와 치유, 화해의 길로 나아가게 되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다룬다.
가정의 상처로 마음의 문을 굳게 닫은 윌리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문제 해결사 파다바노가의 장녀 줄리아, 독서를 좋아하는 이상주의자 둘째 실비, 누군가를 돕는 일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따듯한 마음의 소유자 셋째 에멀라인, 자유로운 영혼의 예술가 넷째 세실리아. 이들은 어떤 소용돌이를 거치며 더 단단해진 ‘하나’가 될 수 있었을까? 이들의 삶은 예기치 못한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사랑을 건넨다.
넌 우울한 거지 미친 게 아니야. 이런 세상에 살면서 우울한 게 정신 나갔다는 뜻도 아니고. 행복한 것보다 제정신이겠지.
자신이 이뤄낸 새로운 삶을 꽉 잡지 않으면 날아가버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경계를 낮추자 삶이 더욱 커졌다.
‘너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거 알아.’ 윌리엄이 말했다. ‘하지만 네가 허락해 준다면 내가 돕고 싶어.’
만약 윌리엄이 파다바노가의 자매들을 만나지 못한 채, 그들 사이에서 벌어진 분열의 소용돌이를 거치지 않았다면, 과연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평생 타인과 벽을 쌓은 채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무료함과 회의감에 빠져 지냈을 것이라 예상해 본다.
자신을 지킨다는 명목하에 오히려 자신을 더 고립시켰던 윌리엄을 보며 나 자신을 떠올려본다. 물론 윌리엄과 같이 고립된 삶은 자신을 확실히 지킬 수 있다. 그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적 유기체이기에, 그런 삶은 지속하기 어렵다.
고립된 자신으로 인해 인생이 무료하다면, 밖으로 나가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뾰족한 삽으로 땅을 파내어야 꽃과 나무를 심을 수 있듯, 땅은 자신에게 상처를 냄으로써 알록달록한 색을 입는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마음에 상처가 깊게 파인 만큼, 우리는 더 다채로워질 것이고,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그러니 상처를 너무 두려워하지만 말기를, 조금은 용기를 내어 세상으로 나가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