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by. 신형철
아마도 나는 네가 될 수 없겠지만, 그러나 시도해도 실패할 그 일을 계속 시도하지 않는다면,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나. 이기적이기도 싫고 그렇다고 위선적이기도 싫지만, 자주 둘 다가 되고 마는 심장의 비참. 이 비참에 진저리 치면서 나는 오늘도 당신의 슬픔을 공부한다. 그래서 슬픔에 대한 공부는, 슬픈 공부다.(본문 중)
종종 SNS를 돌아다니며 나에게 웃음과 행복을 줄 것 같은 정보들에는 막역하지만, 슬픔과 아픔을 주는 정보들에는 경계심을 갖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하지만 사람은 기본적으로 행복보단 불행에 훨씬 민감한 편이기에… 우리가 정말 더 가까이하고, 더 알아가야 할 것은 슬픔이 아닐까… 생각해 보며,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이 책은 신형철 평론가님의 글과 인생을 관통한 ‘슬픔’을 다룬 산문집이다. 시, 소설, 영화 등을 함께 소개하며 ‘슬픔’에 대한 작가님만의 애틋하면서도, 냉철하고, 아름다우면서도 비통한 통찰과 철학을 담았다.
점점 타인의 슬픔에 무감각해지는 시대에, 그래도 이 세상이 사람에 대한 온기를 완전히 소실치 않은 것은 슬픔의 소중함을 잃지 않고, 그것을 제대로 알고자 분투하는 이들 덕분임을 시사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슬픔’을 알고 함께 공부하며 나아갈 것을 독려한다.
슬픔을 아는 만큼 행복해질 것.
바쁜 현실에 치여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일 수 있지만,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슬프고 자주 힘들다. 사람은 유전적으로도 생존을 위해 위험과 고난, 불행을 감지하는 레이더가 행복을 감지하는 레이더보다 훨씬 발달했기에, 살아가는 대부분의 시간에서 자신의 어려움과 고뇌에 할애하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불행에 침잠되어 있는 시간이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슬픔에 투자하기보단, 오히려 그것을 잊고 싶은 목적에서인지, 행복이나 즉각적 보상에 더 빨리, 더 크게 반응한다. 하지만 빠르게 획득한 기쁨은 그만큼 빨리 소진되고 더욱 공허해진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불행이 없으면 행복이 있을 수 없고, 슬픔이 없으면 기쁨이 있을 수 없듯, 심지어 불행과 슬픔의 파이가 훨씬 큰 우리 같은 경우라면, 지금부터라도 더 집중하며 알아나가야 할 것은 행복이 아니라 슬픔이 아닐까…
그래서 행복하기 위해, 웃기 위해, 기쁘기 위해 오늘부터라도 조금씩 슬픔을 공부해 나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