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같은 책 읽는 집
"문학 소녀였어요?"
독서지도사로, 글쓰기 선생님으로 살며 자주 들었던 질문이다.
아쉽게도 내 답은 "아니다."이다.
학창시절 나의 책 읽기는 느리게, 간간히 읽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대학입시 원서를 쓸 때 나는 왜 불문과를 썼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불문과 나왔어요? 프랑스어 잘 하시겠네요?"
이 질문에도 나는 또 "아니다."를 말할 수밖에 없다.
대학시절 내내 전공필수를 빼고는 불어는 피해왔다. 오로지 불문학만 팠다.
원서로 읽는 문학은 가슴을 뛰게 했고, 마치 프랑스인 작가의 음성을 듣는 듯했다.
"그럼 졸업하고 출판사나 교육 기관에 취직했어요?"
또 "아니다."이다. 유치원 친구들과 놀았다.
"대디 핑거, 대디 핑거 웰 아유? 히얼 아이엠. 히얼 아이엠. 하우 두 유두" 노래를 하며.
인생 정말 알 수 없는 거였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고 경력단절을 겪으며 나는 다시 책을 펴들었다.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보며 할 수 있는 멋진 일이 바로 독서지도사였다.
그렇게 돌아돌아 다시 책으로 돌아온 나는 책의 매력에 푹 빠져 평생을 살아왔다.
그리고 남편의 은퇴와 함께 평생 살던 아파트를 팔고 땅콩주택 건물주가 되었으며 그곳에서 '책 읽는 집'을 시작했다. 불과 6개월전이다.
돌이켜보면 책이 나를 키우고, 나의 가치관을 세우고, 팍팍한 삶에서 견디게 했다.
지금 나의 '책 읽는 집'은 운명 같은 집이다. 이곳에서 생길 일들이 내 마음을 두근두근하게 한다.
이곳에서 만날 사람들을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의 '책 읽는 집'에서 책모임을 하며 깔깔 대고, 때론 감동으로 눈물 흘리고, 신나게 책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곧 이루어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