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을 만든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오늘은 모든 투자자들의 필독서라고 불리는 현명한 투자자입니다. 버핏은 현명한 투자자 그중에서도 8장과 20장은 꼭 읽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8장은 주식을 기업의 일부로 보게 해 주고, 20장은 안전마진을 가르쳐 줍니다. 오늘 영상에선 이 두 챕터와 부록에 실린 내용을 보겠습니다. 부록에는 버핏이 증권분석의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말한 그레이엄 마을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먼저 8장은 한마디로 미스터 마켓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미스터 마켓이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한 인물이 바로 그레이엄이라고 하죠. 이 미스터 마켓이라는 사람은 한마지로 조울증 환자여서, 매일같이 나를 찾아와 얼마에 사라는 둥, 얼마에 팔라는 중 제안을 합니다. 거절해도 개의치 않고 매일 찾아옵니다. 그런데 가끔은 말도 안 되게 비싸게 사겠다고 제안하거나, 터무니없이 싸게 판다고 제안을 하죠. 이 미스터 마켓은 바로 주식시장입니다. 시장은 매 순간 가격을 제시하지만 우리는 모두 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날그날의 가격은 유불리에 따라 이용할 수도 있고 무시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무도 주식을 팔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만약 우리가 직접 창업한 회사의 CEO라면, 이런 시장 가격에 의해서 자신의 회사 가치가 변한다고 생각할까요? 아마 아닐 겁니다. 투자는 사업과 마찬가지라고 그레이엄은 말합니다. 투자에서도 이런 시장의 가격 변동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시장 가격의 등락이 주는 의미는 하나뿐입니다. 가격 폭락했을 때에는 싸게 매수할 기회이고, 가격이 폭등했을 때에는 비싸게 매도할 기회라는 의미지요.'시장은 조울증 환자다' 이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20장은 안전마진에 관한 내용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10달러짜리 물건을 6달러에 살 때 4달러가 바로 안전마진입니다. '10달러짜리 지폐를 6달러에 산다' 이 개념을 이해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버핏은 말합니다. 시장은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격이 가치보다 높아지고 낮아지기도 합니다. 조울증 환자인 미스터 마켓이 매번 효율적인 가격을 제시할 리가 없습니다. 그레이엄은 이 차이를 이용하라고 말합니다. 한 가지 전제되어야 할 사실은 가치를 개략적으로라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건데요. 그러면 가치보다 가격이 낮아질 때까지 기대리다가 충분한 안전 마진이 발생했을 때 매수하기만 하면 됩니다. 핵심은 예측을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는 겁니다. 매출이 100억이라고 예상된다면 50억으로 잡고 매수 주가를 산정하는 거죠. 버스가 10분이 걸린다면 15분이 걸릴 거라고 예상하고 출발하는 식입니다. 이런 보수적인 예측은 완충 역할을 해줍니다. 회사의 실적이 예측보다 훨씬 악화되더라도 이미 싼 가격에 샀기에 손실이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버핏이 말한 '그레이엄 도드 마을 이야기'를 해보죠. 이야기는 이런 내용입니다. 미국인 2억 2500만 명 전체가 20일 동안 매일 아침 동전 던지기를 해서 앞면인지 뒷면인지 맞추는 게임을 한다고 가정해 볼겠습니다. 그럼 20일 연달아 정답을 맞힌 사람이 215명이 나올 겁니다. 이 경우에 이런 215명은 실력으로 동전의 방향을 맞춘 것일까요? 아마 대부분 아니라고 대답할 겁니다. 효율적 시장 가설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그렇게 말합니다. 오랑우탄 2억 2500만 명이 동전을 던져도 똑같이 215마리의 오랑우탄이 나올 거라고 말이죠. 그런데 만약 215마리의 오랑우탄 중 40마리가 오마하에서 나왔다면 어떨까요? 우연이 아닐 겁니다. 투자의 세계에선 그레이엄의 제자들이 한결같이 시장수익률을 상회했습니다. 그들은 투자 스타일이 제각각이었는데요. 누구는 여러 종목을 사고 누구는 집중 투자를 하며, 누구는 기업을 통채로 사고, 또 누구는 일부만 매수합니다. 그런데도 한결같이 시장 수익률을 상회했죠. 그들에게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그레이엄의 제자들은 제각각 스타일은 달랐지만 하나의 개념은 일치했습니다. 바로 내재가치와 시장가격의 차이를 이용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것은 단순히 주식이 아니라 기업의 일부라는 생각 덕분입니다.
많은 대학에서 학자들은 효율적 시장 이론을 가르칩니다. 하지만 버핏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시장은 효율적이지 않다' 따라서 가격과 가치 사이에 갭이 발생하고, 이것은 곧 안전마진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미스터 마켓은 조울증 환자다. 그래서 안전마진이 발생한다. 가격은 내가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는 내가 받는 것이다. 내가 받는 가치보다 적게 가격을 지불해라" 이 문장이 그레이엄과 도드 마을의 주민들이 시장을 이길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그레이엄은 상당히 방어적인 투자 스타일인데요. 버핏의 또 다른 스승이라고 불리는 필립 피셔와는 정반대의 스타일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로웠습니다. 나온 지 오래되었지만 시대를 아우르는 투자에 대한 지혜가 담겨있는 책입니다. 아마 100년이 지나도 계속 읽힐 것 같습니다. 책장에 꽂아 놓고 한 번쯤은 꼭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https://youtu.be/wWBPg7s8pLU?si=jqASi2_EQL8Zui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