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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비문학

주식은 다른사람이 누구를 뽑을지를 맞추는 미인대회다.

천재 경제학자 존 메이너즈 케인즈의 '고용, 이자, 화폐의 일반이론'

by 어투독

오늘 가져온 책은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일반이론입니다. 이 책을 가져온 이유는 역시 워런 버핏 때문입니다. 버핏은 2011년 한 인터뷰에서 투자자가 꼭 읽어야 하는 것으로 『현명한 투자자』의 8장과 20장, 그리고 케인스의 '일반이론' 12장을 꼽았습니다. 이 세 개만 읽으면 다른 것은 읽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습니다.

먼저 이 '일반이론'이라는 책은 존 메이너드 케인스라는 사람이 쓴 책입니다. 이 책 이후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일명 케인스 학파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이야기해 보면, 케인스의 '일반이론' 이전의 학계는 대부분 애덤 스미스의 효율적 시장 이론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시장은 내버려 두면 알아서 잘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빵집 사장과 양조장 주인은 그들이 착해서가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빵과 술을 만듭니다. 개인의 이윤 동기가 자유롭게 펼쳐지면 시장은 알아서 스스로 가격을 정하고 잘 돌아간다는 이론입니다.

이 효율적 시장 가설을 많이 비판하는 사람이 바로 조지 소로스입니다. 소로스가 왜 효율적 시장 가설이 틀렸다고 주장하는지 궁금하다면, 위 영상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반면에 케인스는 정부의 개입을 강조합니다. 케인스가 보기에 애덤 스미스의 고전 이론은 특수한 상황에서만 적용 가능하고, 반면 자신의 이론은 일반적인 상황에 적용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책 이름이 ‘일반이론’입니다. 버핏은 시장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하였습니다. 그래서 안전마진이 발생한다고도 하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버핏이 왜 이 책을 추천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투자와 투기

'일반이론'의 12장은 투자와 투기에 관한 내용입니다. 먼저 케인스는 투자를 기업, 사업이라고 불렀는데, 그 정의를 보면 이해가 가능합니다. 케인스가 말하는 투자는 장기간에 걸쳐 투자대상물, 즉 기업이 사라질 때까지 만들어 낼 이익을 예측하는 행위라고 하였습니다. 어떤 기업의 사업활동을 예측하는 것이 바로 투자입니다. 그런데 케인스는 이러한 투자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먼저 투자를 잘하기 위해서는 지능과 시간이 필요한데, 지능은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며,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장기적으로는 인간은 다 죽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간의 본성 자체가 결과를 빨리 보기를 원하고, 빨리 벌기를 원하기 때문에 미래에 생길 이익에 대해서는 가치를 높게 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투기는 어떨까요? 케인스는 단기 시장 심리를 예측해서 매매를 하는 것을 투기라고 합니다. 이런 투기는 시장을 유동적으로 만들어 놓은 결과로 발생한 것입니다. 즉 편의를 위해 언제든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부작용으로 투기가 유발되었다는 것이죠. 편의라는 것은 언제든지 주식 포트폴리오를 수정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뜻입니다.이것이 투자자가 보기에는 이상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매일 주식시세판을 보면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마치 어느 농부가 아침식사를 한 뒤에 자신의 계측기를 들여다보고 오후에 농사를 접을지 말지 결정하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투기자들의 기행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케인스는 투기자들이 게임을 하는 것을 ‘폭탄 돌리기’, ‘눈치게임’에 비유했으며, 미인대회에도 비유했습니다. 투기자들이 하는 게임은 100명의 여성 중에 가장 미인인 6명을 뽑는 대회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자신이 가장 이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뽑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자신의 생각대로 투표하지 않습니다. A는 B가 누구를 뽑을지 예상해서 투표하고, B는 C가 누구를 뽑을지 예상해서 투표하며, C는 D를, D는 다시 A가 누구를 뽑을지 예상해서 투표합니다. 한마디로 자기 주관적인 생각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만을 예측하는 것이 바로 투기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게임을 벌이는 투기꾼들이 많은 시장에서, 장기적인 수익을 예측하는 투자자가 살아남기란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다고 투기에 참여해야 한다거나 투자를 포기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면 안 된다고 케인스는 말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투자자의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고 합니다.

케인스가 이렇게 투기와 투자를 설명해 준 이유는, 우리가 투자를 하려는 마음을 먹더라도 인간의 본성에 반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을 것임을 상기시키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투기를 막기 위해서는 금리라는 카드를 이용해 정부가 시장에 어느 정도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그럼 요약을 한 번 해보겠습니다.

“장기간에 걸쳐 투자대상물에서 나올 이익을 예측하는 것이 투자다. 단기 시장 심리를 예측하는 것은 투기다.
장기 주가 예측은 어렵다. 그래서 인간은 비교적 확실한 단기적인 사실(주가)에 의존한다. 투기는 마치 폭탄 돌리기, 미인 선발 대회와 같다. 투기시장이 투자시장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어느 정도 개입을 해서 투기를 막을 수 있다. 투자는 인간의 본성에 반해야 하기에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가 나은 실적을 줄 것이다.”

오늘은 케인스의 일반 이론 12장을 리뷰 해봤습니다. 경제 이론서라 그런지 모르는 말도 많고, 말 자체를 어렵하기도 했지만, 시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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