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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ve kim Mar 13. 2016

난 '그 매기'가
'그 메기'인 줄 알았다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part 4-의미는 어떻게 만드어지는가

 

 


지난 2주 동안 정신없었다. 일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감기 때문에 짜증이 몸에 배어 미칠 지경이었지만… 꾹 참았다.. 

이번 주제에 대한 콘텐츠를 읽고 다시 고개를 끄덕였지만 스트레스를 몸에 가지고 

살면 본인 스스로의 책임이 크다 어떻게 해서든 풀어야 한다. 

하필 이번 주부터 문화센터의 드로잉 수업(드로잉, 수채, 유화)을 못 듣게 됐다.. 

이유는......-> 바로 주. 말. 출. 근!! 


 예전부터 다시 배우고 싶은 미술을 본격적으로 배우려 했는데 초기 수업부터 빠지다니 

내가 쓴 에세이에 그림을 넣고 싶다고 와이프한테 뻥치고?  그래도 스트레스 받는 남편을

이해한다며 이런 수업이라도 들으라고 배려해주어서 고맙게 생각하며 들으려 한다 ^^

제발 남자 수강생 한 명이라도  있으면 하는 마음에 다음 주부터는 안 빠지려고 한다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는 영적인,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더 크다 

이게 눈에 보이지 않는 병으로 되면 곧 마음을 치료하기가 몸을 치료하는 것보다 

더 큰 것이라고 느껴서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있으면 꼭 말해주고 싶다 

심리치료를 하던지 상담을 받던지 아니면…. 정신과라도 가야 한다 

스트레스는 안 좋다.!!! 감기보다 ^^



 책-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의 주제들은 다 심리학적 팩트에 쓰여있지만 이번 챕터는 현대인이 꼭 

집고 넘어가야 할 문제를 다루기도 한다   이번 챕터의 글은 앞부분의 제목에 대한 설명이 너무 길다?^^

어떻게 짧게 요약이 안될 구체적인 설명이 많다



나는 스무 살이 넘도록 ‘그 매기’가 ‘ 그 메기’인 인 줄 알았다.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 지금 그 노래를 말하는 거다. 어릴 때 난 이 노래가 참 좋았다

네게 금잔디 동산은 유년 시절을 보냈던 대전 공군 기술 교육단 뒷동네에 있던 공동묘지였다.

햇볕이 좋은 날이면 난  이름 없는 무덤 위에 누워 얼마나’그 메기’를 흥얼 걸렸는지 모른다

그렇게 해가 지도록 하늘만 쳐다보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엄마는 매번”아주 가지가지한다!”며  심란해하셨다.


사실 물고기인 메가랑 금잔디 동산에 함께 돈다는 노래 가사가 많이 이상하긴 했다.

그러나 산에도 메기가 뛰노는 개울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메게 가 여자 이름인

‘매게 Maggie’ 일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 그 메게 가 ‘매기’라면 이 노래는 

더 희한한 노래가 된다. 밤낮으로 ‘ 동산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물레방아 소리 들리도록’ 문제의 그 

여자 , 매기하고 놀았다는 이야기이다. 애들이 부를 노래는 아니었던 거다.


좌우간 동양이나  서양이나 물레 방앗간은 참 흐뭇한(?) 곳이었다. 슈베르트도’ 물레방앗간의 아가씨’를 

주제로 연가곡을 만들었다. 그 아가씨가 괜히 물레방앗간에 이었던 게 아니다. 아무튼 그 매기의 실체를 

알게 된 후로 난 더 이상 그 음탕한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는 안 부른다


금잔디 동산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교토 아라시야마는 이번 여름 내내 동네 이름처럼 ‘폭풍의 언덕’이었다

숨이 턱턱 막히다가도 비가 한번 쏟아지면 순식간에 강이 넘치곤 했다. 그러나 여름도 이젠 한풀 꺾여

해 질 무렵에는 제법 신선하다. 산기슭이 컴컴해지면서 스산한 느낌이 들면 나도 모르게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 없어!’ 하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그런데 이 노래를 끝까지 제대로 부른 적이 없다.


마지막 부분에서 매번 울컥하게 되는 까닭이다. ‘내 동무 어디 두고 이 홀로 앉아서 이 일 저 일을 생각하니

눈물만 흐른다’ 부분에서 이르면 아주 격하게 감정이 입이 되면서 꺽꺽거리게 된다. 난 요즘도 이렇게

‘아주 가지가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한번 쓸쓸하고 우울한 생각에 빠지만 좀처럼 헤어나기 어렵다는 거다. 내 나이에 는 확실히 더 그렇다. 더 이상 스스로 통제하기 힘든 건강일, 인간관계와 관련된 서글픈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런 식이라면 우울증에 걸리는 건 한 순간이다. 그럴 때는 걸어야 한다.


산책은 우울함에 대항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걷다 보면 주의가 분산되면서 우울함과 상관없는 전혀 다른 생각이 떠오른다. 걷기에 동반되는 몸의 리듬은 유쾌한  감정을 일으킨다. 즐거우면  몸을 흔들게 되지만 

몸을 흔들면 즐거워지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프랑스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가 돌도 돌다 마지막에 파고든 주제가 이 리듬분석이다. 르페브르에 따르면 리듬은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된다. 걷기는 고도의 문화적 행위라는 것이다

글 출처:  Daily Mail


걷기를 가장 먼저 문화적 행위로 규정한 이는 독일 출신 철학자 발터 벤야민 이었다. 그는 도시의 구석구석 헤매고 다니는 이를 가리켜서 산책자라고 했다 물론 동서양의 고전에서  산책은 항상 철학작 사유와 연관 지어 설명해왔다. 문제는 어디서 산책하는 가다  독일 사람들은 아주 자주 헤맸다 이를 방랑이라고 했다.



유대인이었던 벤야민은 나치 독일을 피해 프랑스 파리로 망명했다 그곳에서 독일식 방랑과는 차원이 전혀 다른 산책이라는 행위를 발견했다. 그냥 걷는 게 아니다 도시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걷다. 근대가 만들어낸 새로운 생활공간인 도시는 온갖 자극으로 가득 차 있다.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시각적 자극과는 전혀 다르다. 벤야민은 이 도시를 몰려다니는 군중의 일원이면서도, 반성적 기르릴 두고 관찰하는 메타적 시선이 가능한 사람을 산책자로 지칭했다


(파리가 나치에 점령당하자 벤야민은 나치를 피해 스페인 국경 피레네 산맥을 넘다가 독야를 먹고 자살했다.)



밤에 돌아다니기 시작한 것도 파리의 산책자들이었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연결한 아케이드에는 밤에도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파리의 쇼윈도는 오늘도 여전히 환하다. 그리고 아주 멋있다. 밤이면 찾아오는 치명적인 우울함을 피해 거리로 나선  산책자를 위한 자본주의적 배려다.


파리가 이렇게  산책자의 도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불 바르라는 널찍한 길 때문이었다. 세상의 

모든 시선의 중심이길 원했던 프랑스 왕들은 눈길이 닿는 모든 곳을 원근법적 구도로 꾸몄다. 길 가장자리에 가로수를 심어 원근법적 깊이가 과장되도록 가로수 바깥으로 보행자를 위한 길을 따로 만들었다.


사진출처-  Condé Nast Traveler


프랑스 절대 왕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이 꾸며놓은 길은 여전히 남아있다

길 가장자리에는 노천카페가 들어섰다. 불바르의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이는 죄다 도로 쪽을 향해 앉아 있다. 불바르를 걷는 이들은 앉아 있는 이들을 구경하고 , 카페 앉아 있는 이들은 걷는 이들을 구경한다..


도시 한가운데를 마음껏 산책하며 구경할 수 있어야 선진국이다. 미국이 유럽에 비해 문화적으로 한 급 낮아 보이는 이유는 죄다 조깅만 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뒷골목이 그토록 깨끗하고 예쁜 이유는  길가 주차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사려면 주차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한다. 일본인들은 그 골목길에 아침저녁으로 물을 뿌려댄다.  참 정갈하다. 그리고 참 부럽다.


서울의 길은 낮이나 밤이나 주차장이다. 주차된 차를 헤집고 다니느니 차라리  우울해지고 만다. 우울해지기 싫은 이들은 분노와 적개심을 선택한다. 하긴 우리는  언젠가부터 ‘파크(공원)’에서 자고 ‘가든(정원)’에서 밥 먹는걸  아주 당연하게 생각한다. 산책로에 주차하는 것 정도야 아주 우스운 거다



리듬 분석 


내가 최근 관심을 가지는 부분이 바로 리듬, 동작과 같은 것들이다. 재즈에 느닷없이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내 생각에 재즈의 핵심은 싱커페이션인 듯하다 당김음으로 엇갈린 리듬감을 주는 연주 기법이다 음악을 듣는 이들은 순간순간 긴장케 한다.

출처:  themaninthegreenshirt.tumblr.com


이은하와 같이 오래된 가수들은 자신들의 히트곡을 원래 박자 그대로 부르지 않는다. 중간중간 한 박자 빨리 나오거나 한 박자 늦게 나온다. 하도 많이 불러서 지겨워서 그렇다. 


(필자가 이은하를 좋아하듯.. 요즘 봄비에 난 빠져있다 에시드 재즈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 

언플러그드 거미의 앨범도 좋아한다 언플러그드 앨범은 최고 )


긴장이 풀린 중년의 삶에 재즈가 필요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시원하게 소변을 본 후로 부르르 하는 것 같은 행복한 긴장과 이완을 재즈의 리듬을 통해 경험한다

늙으면서 자꾸 소변이 새는 이유는 삶에 이런  긴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사회학자 앙리 르페브르도 평생 마르크시즘과 씨름하면서 현실 사회주의 문제를

고민했지만, 노년에 이르러 그 모든 것들이 늙은 여가수의 낡은 히트곡처럼 심드렁해졌던 모양이다

, 아주 뜬금없이 ‘리듬분석 이란 책을 썼다.


 리듬은 삶의 본질적인 부분이다. 우리 삶은 대부분 리듬과 속도로 결정된다. 타인과의 대화에도 

리듬은 아주 결정적인 소통 수단이다. 상대방이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이해하고 있는가를 어떻게

판단하는가? 얼굴 표정과 몸짓이다. 아주 섬세한 영역이다. 그러나 모든 판단은 바로 이 섬세한 영역에서

이뤄진다. 이때 말하는 사람과의 리듬이 맞아야 제대로 소통이 되는 것으로 판단한다. 중년의 아저씨들이

기분 나쁜 이유는 이 대화의 리듬이 잘 안 맞기 때문이다.


르페르브도 상호작용에서 리듬의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사회적 삶이란 ‘나의 리듬과 타인의 리듬 사이에

투장 혹은 조화라고 주장한다. 그는 리듬을 좀 더 폭넓게 설명하기도 한다. 지중해 해안 지대의 도시들은

언덕 높이에 따라 각기 다른 리듬이 작동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높은 지대의 ‘건축물의 시간’과 낮은

지대의 ‘도시적 시간’이 갖고 있는 리듬은 서로 다르며, 이 리듬의 차이는 계단을 통해 해소된다는  것이다.



발터 벤야민


내가 독일 베를린에 유학할 당시, 야간 경비원은 한국 유학생들을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르바이트였다

주말 이트 밤을 꼬박 새우고 오면 일주일은 충분히 먹고살 수 있는 돈이 생겼다. 당시 독일 대학생은 등록금이

없었다. 밤새 경비실에 앉아 책만 보다 오면 생활비가 나왔다.

휴일에는 시간당 임금이 50퍼센트 인상이 되었다. 대학의 연구원으로 취직하기 전까지 나는 5년 넘도록 주말의 이틀 밤을 꼬박 베를린 외곽의 공장 , 가구점 난민 수용소 등의 경비실에서 보냈다. 

사실 난 그리 어려운 집안에서 자라지 않았다. 그러나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는 것이 내 독일 유학의 1차 목적이 있다 어떻게든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싶었다. 아들은 원래 그런 거다.

베를린의 야간 경비원 아르바이트 자리를 처음 뚫은 사람의 이름이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전설처럼 전해졌다.

최성만이란 사람이다 다들 그를 고마워했다. 그가 한국 유학생의 성실한 이미지를 만들었기에 수많은 후배들이

그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독일 통일 후 , 한국 유학생의 아르바이트 자리는 동독 국경수비대에 근무했던 이들에게 넘어갔다

키가 180~190센티가 넘는 훤칠하고 날렵한 동독 군 이들이 먹고살기 위해 서독의 야간 경비원으로 취직한 것이다.


독일 회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낯선 동양의 비쩍 마른 유학생들보다는 훨씬 믿음직스러웠을 것이다

최성만이란 사람은 만난 적은 없었다. 내가 학위를 마치고 귀국해서 보니 그는 이대 독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는 발터 벤야민의 전문가였다. 벤야민의 책은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쳐 한국어로 번역되었다. 꼬박꼬박

시간에 맞춰 순찰도는 베를린 야간 경비원처럼 최성만 교수는 벤야민에 관한 노문, 책들을 꾸준히 내고 있었다


사진출처 - https://www.kantate72.com/posts/160


https://ko.wikipedia.org/wiki/%EB%B0%9C%ED%84%B0_%EB%B2%A4%EC%95%BC%EB%AF%BC


발터 벤야민은 매우 에디 톨로 지적이다. 그는 수많은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 아주 독일적으로 정리했다.

그의 비극적 죽음으로 인해 수많은 자료가 사라졌지만, 남겨진 자료만으로도 오늘날  수많은 벤야민 전문가들이 먹고산다.


발터 벤야민은 어느 한 분야의 지식인으로 설명하기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20세기 학자라기보다는 21세기

선점한 지식인으로 봐야 한다. 그의 자료 분류 방법은 창조적 에디톨로지의 전형이다. 뿐만 아니다.

그의 산문이 가진 정서적 따뜻함은 매번 읽기를 멈추고 먼 곳을 바라보게 한다. 그의 ‘일반통행로’

‘베를린 연대기’등의 산문집에 담기  내용은 정말 압권이다. 벤야민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문화심리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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