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뷰티를 통해 바라본 내 욕실의 뷰티 제품들
내 욕실의 제품은 클린할까?
클린뷰티 이슈가 한창인 요즘, 과연 내 욕실의 제품은 클린할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 욕실의 제품들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제품들로 최소 2회 이상 구매하였으며, 선물로 받은 제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심지어 10년 이상 사용해온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화장품 업계에 오래 근무하면서 많은 브랜드들이 내세우는 유해성분 free를 귀에 박히게 들어오면서 내가 쓰는 제품들에 대해서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이솝(Aesop), 물론 화장품 전문가로서 제품의 퀄리티에 만족한다기보다는 그 브랜드의 철학, 제품 디자인, 컨셉, 향을 전반적으로 좋아한다. 그리고 제품을 구매할 때는 물론 성분을 잘 알아도 성분보다는 브랜드와 제품 그 자체를 보게 된다. 또 다른 선호 브랜드는 아비노(Aveeno), 아비노는 내가 사용한 것만도 20년 가까이는 되었을 것이다. 학창 시절부터 사용했고 20대를 거쳐 30대까지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특히 바디워시는 향과 사용감을 좋아하고, 바디로션의 경우 향이 들어가 있지 않았는데 느껴지는 곡물스러운 베이스 취와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콜로이달 오트밀의 컬러를 좋아한다. 헤어 제품으로는 팬틴(PANTENE)을 좋아한다. 유난히 헤어 제품을 잘못 쓰면 바디 트러블이 많이 났는데 유일하게 트러블을 발생시키지 않았던 제품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세 브랜드를 포함하여 욕실에서 내가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의 전성분을 들여다보았다. 대충 눈으로만 전성분을 훑어봐도 흔히 유해성분으로 구분되는 성분들이 많이 적용되어 있었다. 전성분 앞쪽에 올수록 적용된 양이 많은 것인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①씻어내는 세정제품인 샴푸나 바디워시에는 SLES(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라고 불리는 설페이트계 계면활성제가 메인 성분으로 들어가 있다. 이솝은 여전히 요즘 ②배제 추세인 페녹시에탄올을 방부로 하고 있고, 팬틴 샴푸에는 ③CMIT/MIT 이슈가 있었던 메칠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식약처에서 해당 성분을 씻어내는 제품에 0.01% 이하로 함유하도록 규제를 해 두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일리윤 세라마이드 아토 로션의 경우 ④디메치콘이라고 하는 실리콘과 더불어 최근 유럽에서 규제를 시작한 D5(사이클로펜타실록세인)이 주요 성분으로 들어가 있다. 이 제품은 19개월 딸에게 발라 주었다가 좁쌀 같이 피부 트러블이 올라와 주로 내가 다리에만 바르고 있다. 추가로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국민 여성청결제인 ⑤유리아쥬의 진피 리프레싱 젤 역시 주요 세정성분이 SLES(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이다. 또한 해당 성분에는 각종 합성 계면활성제가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화해에서 제외해야 할 성분으로 나열한 PEG 등의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⑥향이 포함된 모든 제품은 합성향이든 천연향이든 모두 향료 알러젠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화해에서는 향료로 인해 포함되는 물질도 모두 알레르기 유발물질로 EWG RED 등급으로 제외해야 할 성분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 모든 제품을 당장 버려야 할까?
클린뷰티 트렌드를 통해 바라본 내 욕실의 제품들은 유해의심 성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유해의심 성분을 다량 포함하고 있는 제품을 만든 브랜드는 글로벌 대형 화장품 회사이다. --- P&G, 로레알, 이솝, J&J(존슨앤드존슨) 등 --- 최근 클린뷰티라고 주장하는 신규 브랜드들은 소량의 sku를 가지고 있어서 새로운 제품으로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형 화장품 회사의 경우 1) 특정 유해의심 성분의 유해성보다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를 믿기도 하고 2) 운영하고 있는 많은 브랜드와 제품들을 모두 바꾸기 어려우며 3) 브랜드와 제품의 충성고객이 많기 때문에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나 사용감 변화라는 리스크를 안기 어려울 것이다. 즉 그들에게는 클린뷰티化 하는 시도 자체가 어려울 것이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 라메르, 에스티로더 등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의 스킨케어에서는 아직도 유해의심성분(미네랄오일, 실리콘 오일 등)을 주요 성분으로 하고 있다.
사실 유해의심 성분으로 구분된 성분들은 오랫동안 사용된 성분이면서 합성으로 값도 저렴하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어 온 성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유해 여부에 대한 연구가 오랜 기간 많이 이루어져 축적된 데이터도 많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그 성분들을 대체한 다른 성분이 쓰였다 한들, 그 새로운 성분이 오랜 연구가 이루어지고 또 데이터가 축적되면 그 새로운 성분 또한 유해 의심 성분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제품의 유해성이 의심된다면 100% 천연 성분을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창포물로 머리를 감고, 동백기름으로 보습을 하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천연물도 분명 한계가 있다. 작황 조건이나 원료화 과정에서 어떤 이물질이나 독성물질이 혼합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화장품 성분에 대해 넘쳐나는 정보가 만들어낸 공포와 혼돈
결국 화장품 성분에 대해 넘쳐나는 정보로 인해 야기된 공포와 혼돈 속에서 브랜드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다. 하지만 화장품에 적용되는 성분은 보통 원료 단계에서부터 검토가 이뤄지고 특정 배합 비율에 의해 조합되어 만들어진다. 대형 글로벌 브랜드나 대형 제조사의 경우 성분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제품을 개발한다. 또한 이슈가 있는 성분들은 각 국의 식약처가 정해놓은 배합한도에 맞추어 생산되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제품이 내 피부에 얼마나 잘 맞는지를 고려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브랜드: 이솝 (Aesop)
제품명: 에이 로즈 바이 애니 아더 네임 바디 클렌저 (A rose by any other name body cleanser)
구입경로: 선물 받음
전성분: 정제수,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 코코-베타인, 코카마이드미파, 씨솔트, 페녹시에탄올, 다마스크장미꽃오일, 에틸헥실글리세린, 마그네슘나이트레이트, 시트릭애씨드, 소두구씨오일, 후추열매오일,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 마그네슘클로라이드, 메칠이소치아졸리논, 시트로넬올
브랜드: 존슨앤드존슨 아비노 (J&J - Aveeno)
제품명: 아비노 데일리 모이스춰라이징 바디 워시 (Daily moisturizing body wash)
구입경로: 코스트코
전성분: 정제수, 글리세린,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 코카미도프로필베타인, 소듐클로라이드, 귀리커넬가루, 시트릭애씨드, 소듐벤조에이트, 구아 하이드록시프로필트라이모늄클로라이드, 향료, 테트라소듐글루타메이트다이아세테이트, 글라이콜다이스테아레이트, 아크릴레이트 / C10-30알킬아크릴레이트크로스폴리머, 폴리쿼터늄-10, 라우레스-4, 소듐아이드록사이드, 돌콩오일, 해바라기씨오일
브랜드: 피앤지 팬틴 (P&G - PANTENE)
제품명: 팬틴 어드밴스드 케어 컨디셔너 (Advanced care conditioner)
구입경로: 코스트코
전성분: 정제수, 스테아릴알코올, 베헨트리모늄메토설페이트, 비스-아미노프로필디메치콘, 세틸알코올, 향료, 벤질알코올, 디세틸디모늄클로라이드, 디소듐이디티에이, 히스티딘, 판테놀, 판테닐에칠에텔, 시트릭애씨드, 헥실신남알,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 메칠이소치아졸리논
브랜드: 아모레퍼시픽 일리윤
제품명: 세라마이드 아토 로션 (Ceramide ato lotion)
구입경로: 명절 선물세트로 받음
전성분: 정제수, 글리세린, 프로판다이올, 시어버터, 사이클로펜타실록세인, 하이드로제네이티드폴리(C6-14올레핀), 사이클로헥사실록세인, 다이메티콘, 세틸에틸헥사노에이트, 다이아이소스테아릴말레이트, 하이드록시에틸아크릴레이트/소듐아크릴로일다이메틸타우레이트코폴리머, C14-22알코올, 아라키딜알코올, 스테아릭애씨드, 글리세릴스테아레이트, 팔미틱애씨드, 베헤닐알코올, 글리세릴카프릴레이트, 부틸렌글라이콜, C12-20알킬글루코사이드, 인삼수, 아라키딜글루코사이드, 다이소듐이디티에이, 에틸헥실글리세린, 솔비탄아이소스테아레이트, 폴리솔베이트60, 시호뿌리추출물, 왜당귀뿌리추출물, 소엽맥문동뿌리추출물, 미리스틱애씨드, 하이드록시프로필비스팔미타마이드엠이에이(세라마이드 PC-104 32.7ppm), 만니톨, 라우릭애씨드, 아크릴레이트/암모늄메타크릴레이트코폴리머, 들깨추출물, 콜레스테롤, 실리카, 토코페롤
브랜드: 유리아쥬 (URIAGE)
제품명: 진피 리프레싱 젤 (GYN-PHY refreshing gel)
구입경로: 면세점 구매
전성분: 정제수, 유리아쥬온천수,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 소듐클로라이드, 소듐코코암포아세테이트, 소듐라우레스-8설페이트, 피이지-80글리세릴코코에이트, 글리세린, 코코-글루코사이드, 락틱애씨드, 마그네슘라우레스설페이트, 소듐올레스설페이트, 소듐메칠코코일타우레이트, 향료, 마그네슘라우레스-8설페이트, 글라이콜디스테아레이트, 피이지-120메칠글루코오스디올리에이트, 디엠디엠하이단토인, 글리세릴올리에이트, 마그네슘올레스설페이트, 피록톤올아민, 에델바이스꽃/잎추출물, 에탄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