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잘 떠나보내기
안녕하세요!
상담심리전문가 김세정입니다.
몇 년 전부터 반려동물과 이별 후 상담을 신청하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제가 집사여서 그런지 펫로스증후군 상담을 신청하시는 분들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됩니다.
저는 삼 년째 코리안 숏헤어 다롱이를 키우고 있는데요. 다롱이가 저를 빤히 올려보다 제 턱에 자기 볼을 비비거나 제 이마에 자기 이마를 콩 박으면 더 가깝게 느껴져요. 다롱이와 친밀감을 느낄수록 나중에 떠나보낼 게 두려워지더라고요.
오늘은 펫로스증후군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나눠보려 합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심리상담을 받지 않아도 펫로스증후군을 스스로 극복하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첫 번째, 상실감이 자연스럽다는 걸 받아들이기
반려동물과 이별 후 슬픔을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이고 상실감이 옅어지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주위 시선과 말에 신경 쓰일 수 있어요. “반려동물 때문에 아직도 울어?” “언제까지 그럴 건데?”라는 비난받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자신의 감정과 증상을 정상 vs 비정상, 상식 vs 비상식이라 판단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 내가 그리워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쓰기
자신이 그리워하는 것에 대해 써보거나 떠올립니다.
반려동물이 있던 자리, 함께 갔던 장소, 특별한 행사(생일이나 처음 만난 날)를 그려봅니다. 지금 혹은 미래에 내가 추억할 것과 나는 어떻게 대처할까에 대해 써봅니다.
어느 날 우연히 비슷한 반려동물을 길에서 만나거나 좋아하던 간식을 보거나 반려동물의 물건을 정리하다 갑자기 감정이 자극될 수 있어요.
이럴 때 어떻게 하고 싶을까요? 눈물이 흐르는 걸 허용하거나 가족이나 친구에게 연락할지 정해놓아요. 막상 그런 상황이 닥치면 당황스럽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애도 의식을 만들고 추억 간직하기
애도 의식(ritual)을 만듭니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날, 강아지와 산책했던 길을 가까운 사람과 함께 걸으며 이야기 나누거나 고양이가 자주 앉아 있었던 자리에 좋아하는 물건을 모아두기도 합니다.
반려동물이 좋아하던 물건(이불, 옷, 장난감 등), 재미있는 버릇, 함께했던 최고의 날이나 시간, 나에게 반려동물이 해준 것을 떠올려봅니다.
물론 처음에는 유품 정리하는 게 힘들 수 있어요. 자신에게 시간을 주고 천천히 할 수 있는 것부터 정리합니다.
네 번째,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과 서로를 지지하기
어떤 사람들은 내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말하기를 피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았거나 교감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내가 안심하고 펫로스에 대해 대화할 사람을 찾아봅니다. 온라인이나 대면으로 만나는 펫로스증후군 자조모임도 있습니다.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게 부담스럽다면 관련 책을 읽는 것도 좋아요.
권남희 번역가가 쓴 반려견 나무를 키우고 떠나보낸 수필집 ‘어느 날 마음속에 나무를 심었다’ 추천하고요. 펫로스 관련 영화로는 '베일리, 어게인'과 '안녕, 베일리'가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심리상담 중에 펫로스증후군 증상을 다루는 기법을 나눠보려 합니다.
"기르던 강아지 혹은 고양이가 죽었다고 상담까지 받아야 하나요?"
라고 질문할 수 있어요.
자연스러운 슬픔은 시간이 지나면 차차 괜찮아집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힘겨워하는 분도 있기에, 아래 체크리스트를 보시고 대부분에 해당된다면 심리상담의 도움을 받아보세요.
펫로스증후군 체크리스트에서 5개 이상이면 증상을 겪을 확률이 높다는 뜻입니다. 참고하세요.
극심한 우울감, 죄책감, 불안감을 경험한다.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중간에 깬다.
쉽게 무기력감이나 피로감을 느낀다.
일상생활이나 일을 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식욕이나 체중에 큰 변화가 생겼다.(1개월 동안 5% 이상)
죽음이나 자살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있다.
사별 순간에 대한 기억들이 자주 떠올라 힘들다.
예민하고 긴장된 상태로 있는 경우가 많다.
자신, 타인, 세상에 대한 부정적 신념이 생겼다.
사별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 사람, 대화를 피한다.
출처 - 책 <어서 오세요, 펫로스 상담실입니다>
혼자 하기 어렵다면, 저와 함께 극복해 보아요.
펫로스증후군 심리상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다면,